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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2위·한국체대)이 알렉산더 즈베레프(3위·독일)를 상대로 경기 초반 확실한 우위를 점했지만 결국 그 분위기를 마지막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정현은 5일(한국시간) 오후 독일 뮌헨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MW오픈 4강전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를 상대로 세트 스코어 0-2(5-7, 2-6)으로 패했다.

지난 4일 마르틴 클리잔을 세트 스코어 2-0으로 꺾고 준결승 무대를 밟은 정현은 ‘사실상의 결승전’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즈베레프와의 승부에서 그 기세를 연결시키지 못했다.

특히 정현은 지난 1월 호주 오픈 당시 즈베레프에 짜릿한 역전승을 따낸 자신감을 살려 1세트 게임 스코어 3-0까지 앞섰지만 이후 한순간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면서 고개를 숙였다.

무엇보다 서브에서 두 선수 간 큰 차이가 있었다. 이날 정현은 서브 에이스를 단 한 번도 기록하지 못한 반면 더블 폴드를 4차례나 범했다. 즈베레프 역시 더블 폴트 숫자는 같았지만 서브 에이스를 8차례나 기록했다는 점에서 명암이 갈렸다.

최근 52주 동안 정현은 경기 당 서브 에이스 3.7개로 79위에 그쳤다. 즈베레프가 8.5개로 16위에 오른 것에 비해 부족함이 있었는데 이번 승부에서는 그 격차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첫 서브 득점률 51% 역시 최근 52주의 기록(72.2%)와 비교하면 크게 모자란 수치였다.

정현이 세계적인 선수들과 자웅을 겨룰 만큼 성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을 자주 넘어서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결국 끈질긴 수비 뿐 아니라 서브 기량을 좀 더 끌어올려야 한다.

물론 과거에 비해 서브에서도 눈부신 발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말 그대로 세계 최정상급 위치까지 오르기 위해서는 여전히 가다듬어야 할 부분이 있다는 의미다. 서브 뿐 아니라 이날 경기에서 자주 나왔던 포핸드 실수를 줄이고, 멘탈적으로도 좀 더 단단해질 필요가 있다. 이미 리턴 게임 승률, 첫 서브 리턴 득점률 등에서 정상급 기량을 뽐내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요소와 시너지를 낸다면 더 높은 곳으로 올라설 여지가 충분하다

오는 6일부터 개막하는 ATP 투어 무투아 마드리드 오픈에서 또 한 번 성장한 모습이 곧바로 눈에 띄게 드러나기는 사실 쉽지 않다. 하지만 지난해 정현은 ATP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 우승을 차지한 뒤 귀국 인터뷰에서 2017년 본인의 성과에 80점을 부여하며 “서브의 예리함을 더욱 키울 필요가 있고, 정신력과 체력, 유연성 등을 더욱 길러야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현재에 절대 안주하지 않는 자세로 2018년 1월부터 곧장 돌풍을 일으켰던 정현이기에 이날 패배 역시 그에게는 더 큰 성장을 이끌 귀중한 자양분으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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