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평창올림픽 아이스하키 단일팀에 이어 이번에는 탁구 단일팀이 결성됐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안재형 한국 여자대표팀 감독과 북한의 김진명 감독이 이끄는 코리아 팀은 지난 4일(한국시간) 스웨덴 할름스타드 아레나에서 열린 일본과의 2018 탁구 세계선수권 여자단체전 준결승에서 단일팀을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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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세트 스코어 0-3(0-3, 2-3, 1-3)으로 패하며 결승 진출이 무산됐지만 여러모로 의미가 큰 상징적 장면이 펼쳐졌다. 1991년 일본 지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현정화, 북한의 이분희, 유순복이 여자단체전 9연패를 노렸던 세계 최강 중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이후 무려 27년 만에 남북 탁구계가 하나로 뭉쳤기 때문.

물론 긴급하게 단일팀이 추진돼 27년 전처럼 오랜 기간 합동 훈련이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또한 복식 경기가 없었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로 한 테이블 위에서 남북 선수들이 호흡을 맞춘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경기에 출전한 전지희, 양하은, 북한의 김송이 뿐 아니라 총 9명의 선수와 두 감독이 모두 벤치에 앉아 한 마음으로 박수를 보내고 응원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김송이가 세계랭킹 3위 이시카와 카스미가 5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을 때에는 선수단을 넘어 관중석 열기까지 후끈 달아올랐다.

비록 지바의 기적을 재현하지는 못했지만 이번 단일팀 결성으로 탁구계를 넘어 남북 스포츠 교류는 향후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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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달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단일팀 구체화에 대한 대책 마련에 돌입했기 때문에 오는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남북이 함께 호흡하는 모습을 추가적으로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단일팀 구성 의향을 묻는 1차 조사를 실시한 결과 탁구 뿐 아니라 농구, 카누, 유도, 체조 등 7개 종목에서 긍정적인 답변이 돌아오기도 했다. 대한카누연맹의 경우 구체적인 로드맵까지 내놓은 상태다.

물론 단일팀이 여러 종목에서 추진된다 하더라도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많다.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결성 당시에도 각종 논란이 일어났으며, 이번 탁구 세계선수권 대회에서도 지속적인 교류와 합동 훈련의 필요성을 느낀 만큼 신속하면서도 철저한 준비가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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