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1라운드를 4승으로 마치고 2라운드에 올라온 뉴올리언스 펠리컨스에게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란 벽은 높은가 보다.

뉴올리언스는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각) 2차전에서 골든스테이트에게 116-121로 패했다. 이로써 골든스테이트 홈에서 치러진 첫 두 경기를 모두 패했다.

뉴올리언스 입장에서 다행이라면 1차전 22점차의 대패에서 2차전은 5점차로 근접한 경기 양상으로 변했다는 점이다. 4쿼터에서 따라잡을 수 있는 점수 차를 유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강력한 우승후보 골든스테이트는 큰 응원을 받는 홈에서 이런 뉴올리언스를 계속해 따돌렸다.

이제 2연패에 놓인 뉴올리언스에게는 자신들의 홈에서 펼쳐질 다음 두 경기를 통해 따라잡아야 하는 절대 과제가 내려졌다. 앞선 경기들에서 두 팀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던 것일까. 1라운드에서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에게 무패를 이룩해냈을 때와는 무엇이 달라졌을까.

앤써니 데이비스에게 드레이먼드 그린을 필두로 한 골든스테이트의 페인트 구역 수비는 큰 장벽으로 다가오고 있다. ⓒAFPBBNews = News1
▶한 순간 벌어진 뒤 회복되지 못한 점수 차

앞선 두 경기 모두 뉴올리언스가 시종일관 밀린 것은 아니었다. 1차전에는 일곱 번의 리드 교체가 있은 뒤 2쿼터 초반 뉴올리언스가 39-39 동점을 만들며 골든스테이트의 타임아웃까지 끌어냈다. 하지만 그 시점 이후 급격하게 벌어졌고 하프타임에는 골든스테이트가 76-55로 완벽한 우위를 잡았다.

1차전 12턴오버를 기록한 뉴올리언스는 2쿼터에만 5턴오버를 기록하며 골든스테이트의 역습 기회들을 제공했고 볼 없이 움직이는 상대 공격수들을 놓치며 쉬운 득점 기회들을 허용하기도 했다. 그리고 3쿼터에도 좁히지 못하며 결국 큰 점수 차로 패했다.

2차전은 서로 대등했던 경기가 4쿼터에 갈렸다. 뉴올리언스가 3쿼터에 앞서본 때도 있었고 13회의 리드 교체가 일어났다. 4쿼터 7분48초 남았을 때는 98-99, 1점차까지 쫓아갔었다.

하지만 그 이후 골든스테이트가 11점을 올리는 동안 뉴올리언스는 점수를 올리지 못했다. 역시 턴오버들이 동반됐고 먼 거리에서 던진 슈팅들이 빗나갔다. 마지막 5분가량 동안 10점차를 따라잡기는 역시 힘들었다.

▶너무 급하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것은 아닌가

뉴올리언스는 시즌 동안 48 분 당 102.73 포제션을 가지며 가장 빠른 페이스를 보여준 팀이다. 그리고 현재 플레이오프에서도 48분 당 103.40포제션으로 가장 빠르다.

1라운드에서 포틀랜드와 48분 당 100.50포제션을 공유하며 2번째로 빠른 시리즈를 기록했던 뉴올리언스는 현재 48분 당 109.19포제션을 골든스테이트와 공유하고 있다. 즉 매우 빠른 공수전환을 갖고 있다는 뜻이다.

시즌 당시에도 뉴올리언스가 빠른 팀이긴 했지만 몇 시즌 연속 빠른 농구에서 제대로 승기를 잡을 줄 아는 팀이 골든스테이트다. 첫 한 번의 패턴으로 골든스테이트의 수비를 깨고 성공시킬 수 있는 공격엔 한계가 있다.

2라운드 두 경기 동안 뉴올리언스는 경기 당 31회의 3점슛 시도를 기록 중이다. 그런데 샷 클락 24초에서 15초 남은 시간까지, 즉 일찍 던지는 3점슛 횟수에서 경기 당 12회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골든스테이트의 경기 당 9회보다도 많으며 2라운드 팀들 중 가장 많기도 하다.

뉴올리언스의 3점슛 성공률이 1차전에 32.0%, 2차전에 35.1%로 그렇게까지 나쁘진 않지만 결코 좋은 숫자도 아니다. 어떤 공격 전개 작업 없이 볼 핸들러가 공격 진영에 도착하자마자 던지는 3점슛들이 곧잘 실패하면서 빠르게 공격권이 넘어가고 있는데 이에 대한 복기가 필요해 보인다.

스테픈 커리의 활약은 즈루 할러데이를 더 조급하게 만들 수 있다. ⓒAFPBBNews = News1
▶말을 듣지 않고 있는 미드레인지 점프슛

1라운드 때 뉴올리언스의 미드레인지 40.3% 성공률은 16개 팀들 중 4위에 올랐던 괜찮은 기록이다. 반면 2라운드에서는 29.7%를 기록하고 있다. 물론 뉴올리언스보다 미드레인지에서 효과를 못 보고 있는 보스턴 셀틱스(23.5%)와 휴스턴 로켓츠(20.0%)가 무패를 기록 중이긴 하다. 하지만 저 두 팀은 3점슛에서 훨씬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미드레인지와 3점 구역, 즉 외곽에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뉴올리언스는 페인트 구역 득점에서 1차전 50-48, 2차전 66-38의 우위를 가졌음에도 패했다.

반대로 골든스테이트는 1라운드의 53.8%에 이어 2라운드에서도 47.6%로 상당한 미드레인지 정확도를 뽐내고 있다. 케빈 듀란트를 비롯해 골든스테이트 선수들의 슈팅 감각이 죽지 않고 있다. 수비 입장에서 최선이 상대방을 미드레인지에서 슛하도록 유도하는 일이지만 현재 골든스테이트 상대로는 답이 아닌 정도로 보인다.

▶막히고 있는 뉴올리언스 스타들

앞서 언급한 성급한 3점슛과 미드레인지 고전은 뉴올리언스 스타들의 부진과 큰 연관이 있다. 2차전에서는 제법 회복을 했지만 1차전에 보여줬던 부진들은 크게 다가왔었다.

1차전에서 45.0% 야투율의 앤써니 데이비스, 28.6% 야투율의 즈루 할러데이, 33.3% 야투율의 니콜라 미로티치의 득점 성과는 1라운드 때에 비해 크게 부족했다. 할러데이는 성급한 공격 선택이 문제였다면 데이비스와 미로티치는 본인들 담당 수비수들에 대해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문제다.

외곽에서의 슈팅이 말을 듣지 않는 한편으로 골밑으로 치고 들어올 때도 골든스테이트의 드레이먼드 그린이나 케빈 듀란트가 곧잘 따라 붙어 훼방을 놓고 있다. 포틀랜드와 골든스테이트 사이에 큰 골밑 수비력 차이가 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드레이먼드 그린의 대활약

데이비스가 쉽게 득점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동시에 그린은 공격 진영에서도 대단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1차전 11어시스트, 2차전 12어시스트를 기록함과 동시에 본인도 60.0% 야투율을 통해 평균 18득점을 올리고 있다. 35.7% 야투율로 평균 11.4득점을 올렸던 1라운드와는 확연한 변화다.

3점슛도 2경기 동안 총 7회 시도 중 3개(42.9%) 성공시키며 전보다 좋아진 동시에 뉴올리언스의 수비가 쏠린 틈을 타 골밑에서 큰 재미를 보고 있다. 그린의 어시스트 또한 뉴올리언스 수비의 빈틈을 찌른 패스들이다. 즉 골든스테이트의 신바람 농구에 그린의 활약은 결정적이다.

▶홈에서 반등을 위해 필요한 것들

골든스테이트는 부상으로 빠져 있던 스테픈 커리가 2차전 벤치에서 출전해 53.3% 야투율을 통해 28득점을 올리는 큰 활약을 펼쳤다. 27분 출전시간 동안 이룬 성과다. 클레이 탐슨이 11회 3점슛 시도 중 9개를 실패하는 부진을 보였어도 골든스테이트가 승리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약 10미터 거리, 3점 라인으로부터 두세 발짝 뒤에서 수비수를 앞에 두고 던져도 성공시킨 커리의 하이라이트는 분명 스타의 힘이다. 그리고 뉴올리언스는 이런 커리가 더해진 골든스테이트로 인해 어려움이 더해진 것이 맞다.

그럼에도 이따금씩 골든스테이트의 선수가 아무 저항 없이 골밑에서 덩크 기회를 가지는 장면들은 줄여야 한다. 컷인으로 인한 허무한 실점이 많은 편이다. 두 경기 연속 120실점을 넘기는 일은 분명 뉴올리언스의 수비 실책들의 영향이 있다.

그리고 공격 진영에서 스타들의 실적 상승과 함께 경기 초반에 신중한 공격으로 승기를 잡을 필요가 있다. 골든스테이트는 시즌 동안 전반전보다 후반전이 확실히 더 강한 팀이었다. 때문에 최대한 전반전에 확실한 리드를 잡는 노력이 필요하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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