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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길준영 기자] 대한탁구협회(회장 조양호)가 오는 8월 열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남북 단일팀 구성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탁구협회는 집행부와 대표팀의 대부분이 세계선수권 단체전이 열리는 스웨덴 할름스타드로 이동한 가운데 현지에서 경기력향상위원회 회의를 열어 아시안게임 남북 단일팀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경기력향상위원회 회의에서는 남북 단일팀 구성 때 선수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아시안게임 출전 엔트리 확대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아시안게임에는 남녀 단식과 남녀 단체전, 혼합복식 등 5개 종목에 메달이 걸려있다. 단식은 국가별로 남녀 각 2명이 출전하고 혼합복식은 2개조가 참가할 수 있다. 단체전 출전 엔트리는 5명이다.

탁구협회는 단일팀이 되더라도 출전 엔트리가 늘어나면 선수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경기력까지 향상되는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탁구는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대회 때 처음으로 남북 단일팀을 구성했던 ‘원조’ 단일팀 종목이다. 당시에는 국제탁구연맹(ITTF)이 단체전만 4명으로 고정했을 뿐 단식과 복식의 단일팀 엔트리를 2배로 확대해줬다.

1991년 남북 단일팀은 여자 단체전에서 세계 최강팀인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수확한 것을 비롯해 은메달 1개와 동메달 2개를 따냈다.

탁구협회는 그동안 토마스 바이케르트 ITTF 회장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고 박도천 협회 국제위원장이 아시아탁구연맹(ATTF) 경기위원장을 맡고 있다. 때문에 엔트리 확대에 있어서 다른 종목보다 유리할 전망이다.

또 세계선수권에 북한 선수단을 이끌고 참석한 주정철 북한탁구협회 서기장도 대회 기간 중 만나 남북 단일팀 구성 의견을 전할 계획이다.

탁구협회는 아시안게임 단일팀 외에도 오는 6월 북한 평양에서 열리는 평양 오픈과 7월 대전에서 열리는 코리아오픈 때 남북 선수들이 서로 남북을 오가며 교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현재 협회와 대표팀 코치진에는 남북 단일팀 경험이 있는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남북 단일팀 추진을 논의할 경기력향상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이유성 부회장은 1991년 지바 세계선수권 남북 단일팀 때 여자대표팀 코치로 단일팀을 지휘했다.

경기력 향상 위원인 유남규 삼성생명 감독과 현정화 랫츠런파크 감독, 현재 남자대표팀 감독인 김택수 미래에셋대우 감독은 남북 단일팀 멤버였다. 특히 현정화 감독은 북한의 리분희와 함께 여자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차지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정화 감독은 인터뷰에서 “사실 탁구는 진작 남북 단일팀을 구성했어야 맞다. 27년 만의 단일팀 구성 논의가 뒤늦은 감이 있지만 단일팀뿐만 아니라 합동 훈련, 남북 교류전 등을 통해 남북 탁구가 협력하면 경기력을 높이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며 단일팀 구성에 적극적으로 찬성했다.

협회는 경기력향상위원회에서 남북 단일팀 구성 방안이 마련되면 상급 단체인 대한체육회,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를 통해 탁구가 단일팀에 나설 뜻이 있음을 명확히 전달할 예정이다.

문체부가 최근 각 경기단체에 남북 단일팀 구성 의향을 조사한 결과 탁구, 농구, 유도, 카누, 체조, 정구, 조정 등 7개 종목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탁구협회 관계자는 “탁구는 지바 세계선수권에서 남북 단일팀이 46일간의 합숙훈련을 통해 성과를 거둔 경험이 있다”면서 “아시안게임 개막까지 4개월이 남아 시간이 많지는 않지만 엔트리 확대 등을 통해 선수 피해를 최소화한다면 전력을 향상하면서 남북 화해와 단일팀 구성 취지를 잘 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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