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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잘한다. 그것도 무척이나. 이렇게만 활약해준다면 류현진(31·LA다저스)은 세계 야구사를 통틀어도 어깨 수술을 받은 투수의 신기원이 될지도 모른다.

너무 잘해서 불안하다. 계속 이렇게 잘 할 수 있을까. 오는 5월 3일(이하 한국시각)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원정에 나서는 류현진이 과연 놀랍도록 잘하는 모습이 진짜 자신의 모습임을 증명할 수 있을까.

  • ⓒAFPBBNews = News1
류현진의 4월은 대단했다. 5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22, FIP(수비무관평균자책점) 3.22 WAR(대체선수이상의 승수) 0.5의 성적은 매우 놀랍다. 지난해를 모두 뛰어 WAR 0.8을 기록했는데 올 시즌은 4월 한 달을 뛰고 0.5를 기록했다. 얼마나 류현진의 4월이 대단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기록이다.

그러나 이런 류현진의 엄청난 활약 속에 불안함을 숨길 수 없다. 몇 가지 기록들이 지나치게 좋기 때문이다.

먼저 패스트볼 피안타율이다. 브룩스 베이스볼에 따르면 올시즌 류현진의 패스트볼 피안타율은 3푼6리다. 28타수에서 고작 1안타만 허용한 것. 그러나 메이저리그 6년차인 류현진의 패스트볼 피안타율은 통산 2할9푼6리였다. 즉 2할6푼이나 올시즌 패스트볼 피안타율이 낮은 것이다. 그런데 패스트볼의 구속은 거의 다르지 않다(통산 91.1마일, 올시즌 91.4마일).

스탯캐스트 기준으로 봐도 10타수 이상을 패스트볼로 결정구로 던진 291명 중 류현진은 40타수 4안타, 타율 1할로 피안타율이 19번째로 낮았다. 올시즌 메이저리그 패스트볼 평균구속이 92.4마일인데 반해 1마일이나 낮은 투수가 기록한 특이한 성적이다.

또한 라인드라이브 된 타구들의 비율도 비정상적으로 뛰어나다. 라인드라이브가 된 타구들이 많으면 아무래도 안타가 될 확률이 높다. 그러나 류현진의 올시즌 라인드라이브 타구 비율은 10.9%다. 통산 20.7%인 것에 비해 10%가량이나 낮다. 이 10%많은 비율은 땅볼로 옮겨졌다(땅볼 통산 48.4%, 올시즌 56.3%). 땅볼은 아무래도 안타가 될 확률이 적고, 안타가 되도 장타가 되지 않는다. 올 시즌 규정이닝을 넘긴 96명의 선수들 중 류현진보다 라인드라이브 비율이 낮은 선수는 현재 4월 이달의 투수상이 유력한 맥스 셔저(워싱턴 내셔널스, 8.6%) 뿐이다.

라인드라이브 타구 비율과 연장선상에서 BABIP(인플레이된 공이 안타로 되는 비율) 역시 류현진은 1할9푼4리로 매우 낮다. 통산 BABIP가 3할1리인 류현진의 올시즌 BABIP는 1할 이상 낮은 셈. 인플레이가 된 공이 안타가 되는 확률이 지난해까지보다 1할이나 낮다보니 자연스럽게 피안타율 역시 1할5푼2리로 통산 2할4푼9리에 반해 1할 가까이 낮았다.

  • ⓒAFPBBNews = News1
즉 류현진은 패스트볼이 비정상적일정도로 타자에게 맞지 않고 있으며, 직선타가 되는 공 비율 역시 메이저리그 두 번째로 낮을 정도로 정타가 나오고 있지 않다. 자연스럽게 인플레이된 공이 안타로 되는 비율도 매우 낮다보니 피안타율 역시 1할 가까이 하락했다.

이렇게 다소 비정상적인 기록을 보이고 있는 경우는 두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 먼저 류현진이 예전과는 다른 투수가 된 경우다. 류현진은 올 시즌을 끝으로 FA가 되기에 실제 약물보다 무섭다는 ‘FA로이드’ 속에 놓여있다. 게다가 지난 시즌 어깨부상 회복 첫 풀타임 시즌을 무난하게 보냈고 올 시즌 어깨 부상에 대한 걱정을 완전히 놓았다. 마치 한화 이글스 시절 전성기때와 다름없는 투구를 할 수 있는 환경에 실제로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칼날 같은 제구와 팔색조 구종, KBO시절을 떠올리는 탈삼진 능력 등은 결코 낯설지 않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운’이 가미된 성적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류현진의 모든 호투를 운으로 치부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인플레이 된 공이 피안타율이 되는 확률이 예전에 비해 많이 낮아졌고 냉정하게 100마일에 엄청난 구위를 가지지도 않은 패스트볼이 3푼6리를 기록하는 것은 고개를 갸웃할만하다.

물론 매우 잘 던졌지만 불운한 것보다는 낫다. 류현진은 당장의 결과로 말해야하고 클레이튼 커쇼가 생각만큼 잘해주지 못하고 타선도 부진한 LA다저스 입장에서도 확실한 결과가 필요하다. 너무 잘하기 때문에, 괜히 불안한 류현진이 오는 5월 3일 다시 애리조나를 만난다. 애리조나는 류현진이 던진 5경기 중 유일하게 부진했던 경기(3.2이닝 3실점)를 안긴 팀. 괜한 불안을 털고 복수까지 가능한 류현진의 6번째 등판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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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의 스탯볼 : 스탯볼은 기록(Statistic)의 준말인 스탯(Stat)과 볼(Ball)의 합성어로 '이재호의 스탯볼'은 경기를 통해 드러난 각종 기록을 분석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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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8/04/30 15:5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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