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라호마시티 썬더의 시즌은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보다 1승 더해지며 끝났다. 이 결과는 이들이 오프시즌 동안 야심차게 준비했던 과정을 생각하면 부족한 성과일 수 있다.

4번 시드 오클라호마시티는 지난 28일(이하 한국시각) 1라운드 6차전에서 5번 시드 유타 재즈에게 91-96으로 패하며 2승4패로 물러나야 했다. 지난 시즌에 6번 시드로서 1승4패로 물러났던 때에 비해 1승만 추가됐다.

유타의 도노반 미첼이라는 괴물 신인 등장에 오클라호마시티의 스타들은 배경인물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AFPBBNews = News1
러셀 웨스트브룩(30) 홀로 고군분투했던 그때나 폴 조지(28) 및 카멜로 앤써니(34)라는 스타들이 합류한 지금이나 큰 성과 차이가 없다는 뜻이다. 그것도 지난 시즌과 달리 홈코트 우위를 갖고 시작한 이번 시즌이기에 실망은 더욱 크다.

그렇다면 어떤 일들이 있었기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일까. 정말 함께 한 스타들이 플러스가 되진 못했던 것일까. 앞으로 그들과 계속 함께 할 수는 있을까.

▶조지가 남긴 두 번의 큰 부진

12.5% 야투율, 14개의 야투 실패, 6차전 조지가 5득점을 올리며 남겼던 내용들이다. 3점슛 6개 모두 실패했고 돌파 후 덩크 한 번과 자유투 라인 근처 점프슛 한 번을 제외한 모든 야투에서 실패를 봤다.

조지는 점프슛의 비중이 매우 큰 선수다. 이번 플레이오프 동안 조지의 전체 야투 시도 120회 중 레이업과 덩크는 다 해서 28회, 23.3% 비중이었다. 그나마 레이업 시도 24회 중에서도 10개(41.7%)만 성공시키는 부진을 보였다.

이렇게 점프슛 비중이 큰 선수에게는 기복이 큰 관건이다. 그리고 결국 안 될 때의 간극이 너무 커버리고 말았다. 6차전 12.5% 야투율과 함께 2차전 28.6% 야투율 부진이 크게 아쉬운 것이 두 경기 모두 따라 잡을 기회가 있던 경기들이기 때문이다.

1차전에서 8개의 3점슛 성공 포함 65.0% 야투율로 36득점을 올렸던 때를 생각하면 더욱 아쉬운 결말이다. 외곽에서 드리블 후 슛하는 과정이 많은 선수로서 안 좋은 인상으로 마무리하게 됐다.

하필 6차전의 조지는 판정의 억울함도 당한 면이 있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종료 1분8초 남은 때부터 15초 남은 때까지 53초 동안이나 공격권을 유지했다. 이 과정에서 썬더는 앞선 5회 연속 야투 실패를 봤지만 개인 및 팀 공격 리바운드로 공격권을 유지했다. 그리고 결국 그 공격권의 여섯 번째 슈팅이 조지의 손에서 떠나는 순간 상대방 선수와의 충돌이 있었다.

하지만 파울 휘슬은 불리지 않았고 조지의 3점슛은 림도 건드리지 못하며 상대 팀의 리바운드로 넘어갔다. 3점차에서 따라 잡을 가능성이 없어지게 됐다. 이 장면은 분명 논란의 여지가 있었지만 조지는 부진을 만회할 기회를 잃었다.

조지는 이번에 남긴 여한을 다음 시즌 오클라호마시티 유니폼을 입고 풀 수 있을까. ⓒAFPBBNews = News1
▶팀의 점수에 큰 적자를 남긴 앤써니

오클라호마시티는 시즌 동안 벤치의 지원을 받지 못한 경향이 컸다. 시즌 동안 점수 마진에서 리그 7위의 경기 당 3.4점차를 남긴 오클라호마시티는 선발들이 코트 위에 있는 동안 리그 6위의 3.5점차를 남겼다. 반면 벤치 선수들의 시간 동안에는 0.0점차인데, 82경기 동안 총 -3점차의 작긴 하지만 적자를 남겼다. 이는 리그 13위의 벤치 마진이었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서는 완전히 뒤집힌 양상이다. 6경기 동안 평균 -4.3점차를 남긴 오클라호마시티는 주전들의 시간 동안 -5.8점차로 밀렸다. 반면 벤치 시간에는 1.5점차로 앞섰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주전 시간 동안 0.8점차, 벤치 시간 동안 -9.4점차였던 상황과도 완전한 반전이다.

여기에는 앤써니의 존재가 큰 작용을 했다. 6경기 평균 32.3분을 뛴 앤써니가 코트 위에 있던 동안 오클라호마시티는 -9.7점차로 밀렸다. 이는 팀 내 최악의 코트 위 마진이다.

야투율 37.5%로 11.8득점을 남긴 앤써니는 공격 진영 활약도 미지근했지만 수비 진영에서 큰 구멍으로 작용했다. NBA닷컴에 따르면 오클라호마시티는 앤써니가 있는 동안 100포제션 당 110.0실점을 기록했고 앤써니가 없는 동안에는 98.2실점만 기록했다.

5차전 오클라호마시티는 3쿼터 한때 최대 25점차로 뒤졌던 경기를 107-99로 뒤집는 기적 같은 역전승을 일궈냈었다. 당시 오클라호마시티는 앤써니를 벤치에 앉힌 시간 동안 매서운 추격을 만들어냈다. 상대방 센터 루디 고베어의 파울 트러블도 큰 원동력이었지만 수비에서 유타를 꽁꽁 틀어막았던 것도 큰 힘이었다.

현대 농구는 1대1 상황은 물론이고 픽앤롤을 통해 스위치까지 끌어내며 상대의 수비 약점을 집요하게 공략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상황에서 앤써니는 공격 진영 기여도가 높지 못할 경우 팀에 큰 적자를 남길 수밖에 없다.

앤써니가 다음 시즌도 남게 된다면 웨스트브룩에게 지원군으로서 보탬이 될 수 있을까. ⓒAFPBBNews = News1
▶힘은 냈지만 전보다는 약해진 웨스트브룩

5차전 45득점, 6차전 46득점, 이렇게 2경기 연속 대단한 활약을 펼쳤지만 웨스트브룩의 시즌은 다시 또 일찍 끝나고 말았다.

웨스트브룩의 경기는 보는 각도에 따라 색깔이 판이하게 달라지는 편광판과도 같다. 정말 무리하게 하는 것처럼 보일 때도 있고 정말 고군분투하며 팀을 이끄는 영웅처럼 보일 때도 있다.

5차전 기적 같은 역전승에는 분명 웨스트브룩의 공적을 가장 먼저 꼽아야 한다. 반면 4차전 패배 동안의 고전에는 5파울을 남긴 웨스트브룩의 파울 트러블이 큰 작용을 했다. 그리고 6차전 46득점 맹활약 속에는 7개의 3점슛 성공도 있었지만 12개의 3점슛 실패도 있었다.

이런 극과 극으로 갈린 모습들이 합쳐지면서 웨스트브룩은 결국 1승3패의 위기에 몰렸던 팀을 끝내 건져내지 못했다. 종합 득점 효율성의 척도인 트루 슈팅 퍼센티지(이하 TS%)에서 플레이오프 커리어 중 최저(49.3%), 경기 당 스틸 최저(1.5), 블록 최저(0)와 같은 성과들도 나왔다.

▶남을 것인가 말 것인가

오클라호마시티와 웨스트브룩은 2017년 9월에 다음 시즌부터 발효되는 5년 2억500만 달러(약 2200억원) 계약 연장을 이뤘다. 웨스트브룩이 10시즌 동안 계속해서 팀과 함께 해오면서 남겼던 공적에 대한 보상 차원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봤을 때 시즌마다 약 4000만 달러(약 429억원)가 샐러리 장부에 고정돼 있는 일은 부담스러운 것이 맞다. 더욱이 30세를 넘긴 선수다.

이런 상황에서 조지와 앤써니의 오프시즌 행보에 시선이 집중될 전망이다. 두 선수 모두 이번 시즌 회계연도가 끝나면 플레이어 옵션을 두고 행사할지 말지 결정할 수 있다. 행사한다면 한 시즌 더 계약을 잇게 된다. 행사하지 않으면 완전한 프리 에이전트가 된다.

조지는 행사하는 쪽이라 보는 것이 맞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실망을 남기긴 했지만 아직 전성기의 나이라 다음 시즌 예정액인 2050만 달러(약 220억원)보다 훨씬 많은 액수를 제시할 팀들이 계약 시장에 있을 것이다.

반면 앤써니는 회의적이다. 34세 선수 입장에서 올시즌 전체 동안 보여준 모습으로는 다음 시즌 예정액 2793만 달러(약 300억원)보다 좋은 제시를 계약 시장에서 기대하기 힘들다.

때문에 오클라호마시티는 웨스트브룩과 앤써니가 다음 시즌 더 좋은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더라도 꺾이지 않는 기량을 보여주길 바라야 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벤치 인원들 상당수의 계약이 만료된다. 즉 오클라호마시티는 조지의 이탈 가능성과 함께 벤치 인원을 채워야 하는 고민으로 여름을 보낼 공산이 크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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