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애나 페이서스가 또 다시 등장한 괴물에게 당하고 말았다. 이로 인해 2승2패의 타이에서 2승3패로 밀리는 안 좋은 상황에 몰렸다.

5번 시드 인디애나는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각) 플레이오프 1라운드 5차전에서 4번 시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게 95-98로 패했다. 여기에는 58.3% 야투율로 44득점을 올린 르브론 제임스(34)의 위력이 크게 작용했다. 게다가 경기 종료 3초도 안 남은 동점 상황에서 제임스가 던진 3점슛은 종료 버저와 함께 꽂혀 들어가며 3점차 승리로 이어졌다.

제임스는 2차전 46득점에 이어 벌써 두 번의 40득점 이상 경기들을 인디애나 상대로 가졌다. 그럴 때마다 클리블랜드는 승리했고 1차전 18점차 대승을 거두며 기세등등했던 인디애나는 어느덧 불리한 구석으로 몰리게 됐다.

특히 인디애나에게 안 좋은 상황이라면 에이스 빅터 올라디포(26)가 점점 작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간단히 득점으로 보자면 1차전의 32득점 뒤로 각각 22득점, 18득점, 17득점, 12득점 순으로 득점 기여도가 낮아지고 있다.

성과로써 동료들을 이끄는 올라디포의 모습이 나와야만 하는 시점이 됐다. ⓒAFPBBNews = News1
이렇게 되면 매체와 팬들을 놀래게 했던 시즌의 성과의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더욱이 플레이오프에서의 활약은 그 선수에 대한 인상을 크게 각인시키는 작용을 한다. 때문에 현재의 부진을 털어낼 필요가 있다.

▶갈수록 낮아지는 성과

올라디포의 숫자는 액면 득점뿐만 아니라 득점 효율성에서도 작아지고 있다. 통상적인 야투율에서도, 종합 득점 효율성에서도 시간이 흐를수록 작아지기만 하고 있다.

일반 야투율 계산 공식에서 3점 야투 성공을 1.5로 가중치를 주고 자유투에 0.44를 곱해 한 번의 득점 가담으로 계산한 트루 슈팅 퍼센티지(이하 TS%)를 득점 효율성으로 사용했을 때 경기별 결과는 다음과 같다.

플레이오프 5경기 동안 올라디포는 36.8% 야투율로 평균 20.2득점을 기록 중이다. 시즌 75경기 동안 47.7% 야투율로 23.1득점을 올리던 때와는 확연히 다른 숫자다. TS%에서 정규 시즌 57.7% 대비 플레이오프 50.0%의 차이다.

만약 이대로 진행돼 흐지부지한 끝을 맞이하게 된다면 정규 시즌 동안 가장 발전된 선수, MIP 유력 후보로서 올라온 성과가 빛을 바랠 수밖에 없다. 전 시즌 플레이오프에서 특히 부진했던 올라디포이기에 부정적 인상이 중첩될 가능성도 있다.

▶확 달라진 막판 승부처 기여

올시즌 올라디포가 스타로서 확 떠오른 이유들 중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막판 승부처에서 대단한 활약들을 펼쳤기 때문이다. 올시즌 올라디포가 남긴 클러치 하이라이트들은 한둘이 아니다.

하지만 아직 플레이오프에서는 없다. 1차전은 아예 승부가 일찍 났기 때문에 없었다. 3차전 승리 때는 84-80 4점차로 접어든 종료 4분29초 전부터 올라디포의 득점이 없었다. 당시 올라디포가 남긴 기록은 3점슛 실패 하나와 턴오버 하나가 전부였다.

물론 이번 5차전 올라디포가 마지막에 시도했던 레이업 시도 때는 제임스의 블록으로 기록됐지만 골텐딩 지적을 받아야 하는 장면이었다. 볼이 백보드에 맞은 뒤 제임스의 손이 닿았다. 때문에 억울한 면이 있긴 하다. 올라디포 개인의 기록뿐만 아니라 팀의 승패에도 큰 영향을 미친 판정이었다.

그럼에도 이번 플레이오프 동안 올라디포의 전체적인 클러치 활약은 계속해서 미미하다.

18점차로 끝난 1차전 제외 나머지 네 경기 모두 4점차 이내로 끝난 접전 경기들이다. 이 네 경기 동안 종료 5분 이내 5점차 이내로 접어들었던 총 13분 동안 뛰며 올라디포가 올린 점수는 단 4득점이다. 야투 6회 시도에 1개(16.7%)만 성공시켰다. 자유투도 4회 시도 중 2개만 성공시켰다.

올라디포에겐 억울한 순간이 있었지만 결국 마지막 3점슛으로 팀을 승리로 이끈 선수는 제임스였다. ⓒAFPBBNews = News1
▶불리한 상황, 올라디포의 반등이 필요하다

지난 시즌까지 NBA 플레이오프 역사에서 7전4선승제 시리즈를 치르는 동안 3승2패 전적으로 앞선 296개 팀들 중 251개 팀들이 시리즈를 승리했다. 84.8%의 압도적 비중이다. 1차전과 3차전 승리 때만 해도 인디애나는 8시즌 만에 처음으로 제임스를 꺾는 동부 컨퍼런스 팀이 될 기세를 풍겼지만 매우 불리한 입장에 처했다.

물론 현재 인디애나가 그 상황을 역전시킨 15% 안에 들 수도 있다. 다만 앞으로 패배 없이 2연승을 거둬야 하는 과제를 위해서는 에이스의 활약이란 밑받침이 보장돼야 한다.

다른 동료들의 깜짝 활약을 기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제한이 있다. 3차전 30득점으로 깜짝 활약을 펼쳤던 보얀 보그다노비치(29)는 그 뒤의 경기들에서 10득점과 11득점에 그쳤다.

한편 도만타스 사보니스가 경기를 거듭하며 기록을 증가시키고 있긴 하다. 1차전 4득점에서 5차전 22득점까지 계속해서 숫자가 상승했다. 22득점은 5차전 팀 내 최고 득점이었다. 하지만 여기에 큰 기대를 거는 것보다 올라디포의 반등이 먼저다.

플레이오프는 잔인한 무대다. 여기에서 무릎을 꿇으면 오래 지속되는 각인이 새겨진다. 올라디포가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에 따라 인디애나의 현재 플레이오프와 함께 미래 팀 설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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