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 히트의 올시즌은 플레이오프 1라운드 1승4패의 결과를 받아들며 끝났다.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각) 5차전에서 3번 시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에게 91-104로 패한 6번 시드 마이애미는 플레이오프에서 두 번째로 빨리 퇴장한 팀이 됐다. 시즌 전 나름 플레이오프를 겨냥하며 준비를 해온 팀치고 아쉬운 결과를 맞이했다.

이에 마이애미의 이번 플레이오프를 돌아보는 한편 앞을 내다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팬들에게는 팀의 아이콘 드웨인 웨이드가 돌아와 여전히 활약해줬다는 의미를 둘 수 있는 시즌이었다. ⓒAFPBBNews = News1
▶인사이드 약점이 그대로 노출됐던 시리즈

홈코트 우위 없이 상위 시드를 상대하는 일이 어느 경우에든 쉽지 않지만 마이애미의 입장에서 이번의 상대방 필라델피아는 특히 어려운 상대였을 것이다. 현재 마이애미의 약점에 제대로 상처를 낼 수 있는 팀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필라델피아는 16연승을 달리며 시즌을 마감하는 등 기세 자체가 대단했던 터였다.

그래도 한 번의 기회는 있었다. 필라델피아의 3점슛이 차갑게 식은 동시에 15년차 베테랑 드웨인 웨이드(36)의 28득점 대활약이 나오면서 상대방 홈에서 2차전을 승리했다. 하지만 워낙 극단적인 숫자들이 나왔다는 듯이 그 뒤로 다시 마이애미는 계속된 열세를 보였다.

우선 마이애미는 상대방의 인사이드를 잘 공략하지 못했다. 마이애미를 두고 3점슛 의존도가 너무 크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는 3점슛을 정말 많이 던져서가 아니다. 마이애미의 경기 당 3점슛 시도는 시즌 동안에도 리그 9번째(30.6회)로 유난히 많은 정도가 아니었으며 플레이오프 동안에는 16개 팀들 중 11번째(27.6회)다.

대신 마이애미는 3점슛으로 상대방 수비를 넓히는 진정한 혜택을 누리지 못했다. 골밑 공략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튼튼한 2점 야투가 받쳐주지 못하는 3점 야투는 한계가 있다. 25일 현재 플레이오프 참가팀들 중 제한 구역 야투율이 가장 낮은 팀이 마이애미(53.6%)다.

여기에 더해 마이애미는 리바운드에서 크게 밀렸다. 상대방 필라델피아가 플레이오프 팀들 중 가장 높은 공격 리바운드 점유율(29.6%)을 기록하는 동안 마이애미는 7위(20.7%)를 기록했다. 시즌 때도 필라델피아는 리그 3위(25.3%), 마이애미는 19위(21.5%)였을 정도로 공격 리바운드 점유율 차이가 있었다.

이로 인해 서로 같은 경기들을 치렀음에도 마이애미와 필라델피아 사이에는 야투 및 자유투에서 모두 시도 횟수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 났다. 필라델피아가 경기 당 87.4회 야투 시도와 31.8회 자유투 시도라면 마이애미는 82.8회 야투 시도와 28.6회 자유투 시도였다. 서로의 경기 당 턴오버는 동일하게 16회이기 때문에 결국 오로지 리바운드에서 공격 기회의 차이가 났다.

마이애미에게는 조엘 엠비드를 비롯해 필라델피아의 역동적인 장신 선수들에 맞설 카드가 부족했다. ⓒAFPBBNews = News1
▶최고액수 샐러리 수령자의 존재감 미미

올시즌 2378만 달러(약 257억원), 마이애미 선수들 중 가장 많은 샐러리를 받는 센터 하산 화이트사이드(29)가 코트 위에서 뛴 시간은 불과 평균 15.4분이었다. 한 쿼터 조금 넘는 시간이다.

화이트 사이드의 5경기 총 77분은 안면 부상으로 늦게야 합류해 3경기만 뛴 맞상대 조엘 엠비드의 91분보다도 적다. 파울 트러블의 문제도 작용했지만 결국 화이트사이드가 코트 위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탓이 컸다. 어딘가 에너지 떨어지고 활기차지 못한 모습으로 인해 상대의 역동적인 공세에 대응하지 못했다.

화이트사이드가 빠진 시간 동안 자리를 채운 신인 센터 뱀 아데바요(21)로는 역시 역부족이고 켈리 올리닉(27)도 빅맨으로서 신체 능력이 좋은 선수는 아니다. 때문에 앞서 언급한 문제들은 화이트사이드의 부진과 큰 연관이 있다.

올시즌 화이트사이드는 무릎 부상으로 인해 두 번의 장기 공백을 거쳤다. 무릎 문제와 결부돼 이번의 플레이오프 부진이 계속될 모습이라면 마이애미에게는 큰 고민거리가 생기게 된다.

▶큰 변화는 나오지 않을 여름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 싸움에서 아깝게 낙오됐던 마이애미는 상승의 길을 택했다. 그 방편으로 올리닉과 4년 5000만 달러(약 540억원)라는 나름의 대형 계약을 맺기도 했다. 올리닉 영입의 효과가 나빴던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마이애미는 현재 샐러리 측면에서 운신의 폭이 좁다.

이미 사치세 문턱을 넘어서 있는 가운데 다음 시즌에도 현재의 전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사치세를 부담해야 한다. 주요 인원들 중 팀에서 가장 많은 3점슛을 던지는 웨인 엘링턴(31)과 웨이드가 자유 계약 신분이 되기 때문에 재계약 또는 다른 인원과의 계약을 맺어야 한다. 즉 트레이드가 일어나지 않는 이상 특별한 재능의 영입은 없을 전망이다.

더욱이 마이애미에게는 드래프트에서 충원할 기회도 없다. 1라운드와 2라운드 픽 모두 다른 팀들의 수중에 있다. 팀을 이끌어온 선수들 중 30세 이상 선수들이 많은 편이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큰 전력의 상승은 기대하기 힘들 수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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