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플레이오프가 지난 15일(이하 한국시각) 시작한 뒤로 1주일이 흘렀다. 이 7일의 시간 동안 플레이오프 진출 16개 팀들은 총 22경기를 치렀고 2차전 또는 3차전까지 소화했다.

이런 가운데 서부 컨퍼런스의 4번 시드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와 5번 시드 유타 재즈의 1승1패 타이를 제외하면 모두 전적의 우위가 갈린 상태다. 물론 아직 1라운드 시리즈 승부는 단언하기에 매우 이른 단계다. 하지만 이렇게 시리즈 우위를 가진 팀들 안에서 돋보인 선수들이 있는 것은 맞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평소 시즌 성과에 비교해 유난히 눈에 띈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 있다. 시즌 전체성과에 비교해 큰 활약을 펼치며 상대 팀을 당황하게 만든 주인공들이다. 물론 이들이 앞으로 또 대단한 일을 만들어낼지는 불확실하다.

그래도 어쨌든 1승이 중요한 단기전 플레이오프에서 팀의 승리에 큰 기여를 했기에 활약을 되짚어볼 가치가 있다. 그리고 또 어쩌면 이들의 활약이 앞으로 또 꾸준하게 나올지도 모른다.

▶보얀 보그다노비치

원정에서 1승1패를 챙기고 홈으로 돌아온 5번 시드 인디애나 페이스서스가 21일 3차전에서 4번 시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92-90으로 따돌렸다. 이로써 2승1패로 앞서게 됐다.

그리고 이 경기에서 가장 돋보였던 선수가 보얀 보그다노비치(29)다. 보그다노비치는 36분 동안 7개의 3점슛 포함 30득점을 올렸다. 팀의 에이스 빅터 올라디포도 33.3% 야투율로 18득점을 올리는 등 공격 진영에선 발동이 걸리지 않은 가운데 보그다노비치의 73.3% 고감도 야투율은 단연 돋보였다.

3차전 보그다노비치의 슈팅은 클리블랜드 입장에서 불비와 같은 재앙이었다. ⓒAFPBBNews = News1
4년차 보그다노비치는 올시즌 인디애나 선수로서 첫 시즌을 보냈다. 시즌 80경기에 출전해 47.4% 야투율로 평균 14.3득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인디애나 유니폼을 입고서 올린 가장 높은 득점이 이번 1라운드 3차전의 30득점이다. 시즌 동안엔 29득점이 가장 높았다.

보그다노비치의 커리어에서 가장 높았던 득점은 2015~16시즌 브루클린 넷츠 소속으로 정규 시즌에 올렸던 44득점이다. 그 외 30득점 이상의 경기는 없었다. 종전 보그다노비치의 플레이오프 커리어 최고 득점은 이전 두 시즌에 걸쳐 두 번 올렸던 19득점이었다.

이번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도 2차전까지 보그다노비치는 각각 8득점과 15득점으로 조용하게 보냈다. 3점슛이 주 임무인 선수로서 2차전에서는 3점슛 6회 시도 중 1개만 성공시켰다. 이랬던 선수가 결국 홈에서 큰일을 해냈다.

그래서 이번 보그다노비치의 30득점 활약을 반짝 활약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시즌 성과에서 있어 올시즌은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커리어 최고의 년도를 보냈다. 팀 내 시즌 평균 득점 순위에서도 올라디포(23.1득점)에 이어 2위다. 그렇기에 보그다노비치가 클리블랜드를 또 괴롭힐 가능성은 충분하다.

▶니콜라 미로티치

6번 시드 뉴올리언스 펠리컨스가 3번 시드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를 3승0패로 앞서고 있는 상황이 아마도 현재까지 플레이오프 동안 가장 놀라운 숫자일 듯하다. 시즌 순위에 있어서도 놀랍고 포틀랜드가 시즌 후반기 때 보여줬던 약진을 생각해도 놀랍다.

뉴올리언스는 1차전 2점차부터 시작해 9점차, 17점차로 경기 양상도 더욱 확실하게 장악하고 있다. 때문에 포틀랜드는 물론이고 다른 서부 상위 라운드 진출 예상 팀들에게도 두려운 기세를 뿜어내고 있다.

이런 뉴올리언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로는 시즌 때에도 주포로 활약했던 앤써니 데이비스와 즈루 할러데이를 먼저 꼽아야 한다. 각자 3경기 평균 28.3득점과 23.3득점을 올리고 있으며 시즌 평균보다도 높다. 그리고 플레이오프에서 강해지는 포인트 가드 라존 론도도 꼽아야 한다. 시즌 때 평균 8.3득점 8.2어시스트를 기록했던 론도는 현재 플레이오프 동안 12.7득점 12.3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이와 별도로 현재까지의 성과와 비교했을 때 가장 놀랄 만한 선수가 니콜라 미로티치(27)다. 보그다노비치보다도 먼저 20일 3차전에서 30득점으로 NBA 팬들을 놀래게 만들었던 주인공이다. 28득점을 올린 데이비스보다도 높은 경기 최다 득점자였다.

보그다노비치와 다른 점이라면 미로티치는 이번 1라운드 시리즈 동안 계속 뜨거운 상태라는 점이다. 1차전 야투율 40.0%에서 시작해 54.5%를 거쳐 80.0%까지 솟아올랐다. 3점슛도 최소 40% 이상의 높은 정확도를 유지하며 47.8%를 기록 중이다.

4년차 미로티치는 커리어 3번째 플레이오프를 경험 중이다. 2014~15시즌에는 평균 5.7득점, 2016~17시즌에는 8.7득점을 기록했던 선수로서 현재 아직 3경기지만 21득점이라는 대단한 도약을 이뤘다. 미로티치도 플레이오프에서 20득점을 넘겨 본 적이 없었다.

정규 시즌 동안 이미 전 시즌들과 차원이 다른 모습을 보여줬기에 개연성이 없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다방면의 득점 활약은 신선한 충격이다. 3점슛 외에도 자신과 붙어 있는 수비수의 유형에 따라 다양한 공격 레퍼토리를 꺼내고 있다. 특히 외곽으로 상대 센터를 끌어내 공략하는 모습은 포틀랜드에게 큰 고통을 줬다.

이번 시즌 뉴올리언스 소속으로 평균 14.6득점을 올렸던 미로티치에게 계속해 고득점을 허용하는 양상이 나온다면 포틀랜드의 시즌은 정말 예상보다 훨씬 빨리 끝날지 모른다.

시즌 동안 강력했던 포틀랜드의 수비도 미로티치에게 별 저항을 하지 못하고 있다. ⓒAFPBBNews = News1
▶테리 로지어

21일 3차전에서 7번 시드 밀워키 벅스에게 24점차 대패를 당한 2번 시드 보스턴 셀틱스지만 홈에서 2승을 챙긴 뒤의 패배라 아직 여유는 있다. 그리고 그 앞선 2승에서 보스턴은 큰 우려를 받았던 구멍을 제법 메워낸 모습이었다.

보스턴은 시즌 말에 에이스 가드 카이리 어빙이 아예 이번 시즌 안에 돌아오지 못할 무릎 수술을 받아 플레이오프 전망이 크게 어두워졌다. 게다가 백업 가드 마커스 스마트마저 엄지손가락 수술을 받아 적어도 1라운드 안에는 돌아오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결국 테리 로지어(24)에게 큰 짐이 맡겨지게 됐다. 하지만 우려와는 달리 2차전까지 로지어는 어빙의 공백을 크게 못 느낄 만큼 활약을 해냈다. 3차전에서는 28.6% 야투율로 9득점에 묶였지만 앞선 두 경기에서는 각각 23득점씩 올리며 시즌 동안 어빙의 평균 24.4득점에 밀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물론 리그 최고의 드리블 기술을 지닌 선수라 해도 과언이 아닌 어빙의 플레이를 로지어가 메울 수는 없다. 때문에 본인이든 동료들에게든 로지어가 창출할 수 있는 득점 기회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시즌 말에 선수들의 많은 부상 공백으로 어려움에 처할 때 보스턴의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이 했던 말이 있다. 그 빠진 선수가 하던 것을 애써 하려하지 말고 자신의 것을 하라는 말이다.

로지어는 이 말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능력 안에서 공격을 풀어내고 있다. 그리고 마침 로지어는 시즌이 흐를수록 기록이 향상되는 좋은 흐름을 타고 있었다. 만약 어빙의 공백을 극복하며 보스턴이 밀워키를 따돌리고 2라운드에 진출한다면 로지어는 충분한 인정을 받게 될 것이다.

▶다리오 샤리치

2차전에서 일격을 당했지만 3번 시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가 6번 시드 마이애미 히트의 홈에서 3차전 20점차 대승을 통해 다시금 우위를 보여줬다. 그리고 여기에서 모든 조명은 부상에서 돌아온 조엘 엠비드에게 향했다.

앞선 경기들에서도 초점은 괴물 신인 벤 시먼스와 슈터들에게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팀이 이기든 지든 계속해 꾸준히 활약 중인 선수가 다리오 샤리치(24)다. 3경기 평균 21.3득점을 기록 중인 샤리치는 경기별 득점도 최소 20득점에서 최다 23득점이다.

야투율도 최소 40.0%로 3경기 평균 44.2%를 기록 중인 샤리치는 유럽 시절부터 큰 기대를 받았던 대로 영리한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3점슛과 함께 상대 수비의 시선을 피해 잘라 들어가 단독 덩크 기회 등을 얻어내며 마이애미 수비를 괴롭혔다.

정규 시즌 평균 14.6득점으로 팀 내 4위에 있던 샤리치는 현재 한 경기 뛴 엠비드의 23득점에 이어 2번째로 높은 평균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2년차 시즌, 그리고 첫 플레이오프 참가로써 좋은 출발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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