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승차가 0인 팀끼리의 플레이오프 대결에서 1승1패 타이는 그렇게 눈여겨볼 일은 아니다. 다만 첫 두 경기에서 각각 너무나 다른 모습을 보여준 상위 시드 팀에게는 우려의 시선을 보낼 만하지 않을까 싶다.

서부 지구 4번 시드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는 5번 시드 유타 재즈에게 1차전 116-108로 승리한 후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각) 2차전에서 95-102로 패했다. 이로써 홈코트 우위는 제거된 상태에서 유타로 건너가게 됐다.

1차전 경기를 휘어잡았던 폴 조지는 2차전에서 큰 부진에 빠졌다. ⓒAFPBBNews = News1
점수에서 볼 수 있듯이 두 경기에서 오클라호마시티의 득점은 큰 차이가 났다. 유타의 득점 양상은 큰 차이도 없고 오히려 2차전에서 더 떨어졌지만 오클라호마시티가 틀어 막혔다는 표현이 어울린다.

즉 두 경기 사이 이틀의 휴식을 두고 오클라호마시티의 선수들은 꽤 다른 선수들이 돼버렸다. 그리고 이런 모습은 정규 시즌에서도 종종 목격됐던 일이다.

▶더할 나위 없던 1차전

1차전에서 116득점을 올렸던 오클라호마시티는 여름에 영입했던 스타들의 덕을 톡톡히 봤다. 폴 조지(28)는 65.0% 야투율을 통해 36득점을 올렸고 카멜로 앤써니(34)는 15득점을 보탰다. 여기에 29득점 8어시스트 13리바운드를 올린 터주 대감 러셀 웨스트브룩(30)까지 스타 트리오는 할 바를 다했다.

이런 스타들의 견인 속에 오클라호마시티는 팀으로서 48.2% 야투율과 48.3%의 3점슛 성공률을 남겼다. 턴오버에서 17-14로 밀린 것을 제외하면 모든 경기 양상에서 앞섰다. 공격 리바운드에서 서로 동일하게 9회를 기록했지만 세컨드 챈스 득점에서 19-10의 우위를 보기도 했다.

조지는 시즌 79경기 동안 36득점 이상 경기를 7회 가져봤다.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높았던 43득점 경기에서는 패했지만 나머지에선 모두 승리했다. 그리고 1차전 야투율 65.0%는 시즌 중 4번째에 달하는 고감도 야투율이다.

▶2차전 4쿼터에 보이지 않았던 스타들

2차전 79-74로 앞선 채 4쿼터를 시작한 오클라호마시티는 마지막 쿼터 동안 16-28로 뒤지며 경기를 내줬다. 유타의 신인 가드 도노반 미첼이 4쿼터 동안 13득점을 올린 반면 오클라호마시티의 스타 3인방이 올린 점수는 웨스트브룩의 2득점이 전부였다.

그 2득점도 자유투를 통해 얻어낸 점수였다. 웨스트브룩-조지-앤써니가 4쿼터에 던진 야투 15회는 모두 빗나갔다. 4쿼터 안에 오클라호마시티 소속으로 가장 많은 6득점을 올린 선수는 6반칙 퇴장을 당한 스티븐 아담스(25)였다.

경기 전체로 봐도 2차전 스타 3인방의 득점 성과는 만족스러울 만하지 않았다. 2경기에 걸쳐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골밑 공략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의 기복 문제

현재 나타나고 있는 오클라호마시티의 슈팅 성과 기복은 외곽 슈팅의 기복과 큰 연관이 있다. 그리고 외곽 슈팅의 성과가 중요한 것이 루디 고베어와 데릭 페이버스가 버티고 있는 유타 골밑 공략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물론 페인트 구역 득점이 많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현재 플레이오프 참가팀들 중 가장 많은 페인트 득점(59득점)을 기록 중인 밀워키 벅스는 0승2패에 빠져 있다. 2승0패를 달리고 있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경우 가장 적은 페인트 구역 득점(29득점)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워낙 외곽에서 성과가 좋다.

다만 두 경기 연속으로 50득점을 페인트 구역에서 챙기고 있는 유타 상대로 오클라호마시티는 외곽 슈팅 기복에 성패가 크게 갈릴 수 있다. 페인트 구역 밖에서 1차전 때 오클라호마시티는 48.1%의 드높은 성공률을 기록했다면 2차전 때는 29.6%에 그치고 말았다.

승부처에서 OKC의 베테랑들이 신인 가드 미첼에게 속절없이 돌파를 허용하는 장면들이 경기를 기울게 했다. ⓒAFPBBNews = News1
▶리바운드 싸움에서의 역전

앞서 언급한 오클라호마시티의 1차전 세컨드 챈스 득점 19-10 우위는 2차전에서 완전히 역전됐다. 2차전은 9-20으로 오클라호마시티의 열세였다.

공격 리바운드에서 10-15로 밀린 탓이 컸다. 정규 시즌 동안 공격 리바운드 점유율에서 1위(27.7%)를 기록했고 세컨드 챈스 득점에서도 1위(14.9득점)였던 팀으로서 우울한 실적이다.

여기에는 공격 리바운드에서 가장 큰 기여를 했던 아담스의 파울 트러블이 큰 작용을 했다. 1차전 36분35초 동안 뛰었던 아담스는 2차전에서 22분만 코트 위에 있었다. 오클라호마시티 입장에서 이런 상황이 한 경기에 그친다면 괜찮겠지만 유타의 골밑 공략이 계속 거세게 나온다면 아담스의 파울 관리 문제는 또 불거질 수도 있다.

▶시즌 때의 기복이 또 반복되면 곤란

정규 시즌 동안 오클라호마시티는 여러 구간에 걸쳐 꽤 정체성이 갈리는 모습이었다. 득점력과 실점 양상의 기복이 커서 바로 앞의 경기를 예측하기 힘든 팀들 중 하나였다. 골든스테이트와 앞서 가졌던 시즌 맞대결 두 경기 모두를 완벽하게 승리했던 오클라호마시티는 그 바로 다음 경기들에서 거짓말처럼 졸전을 치렀다.

유타의 신인 미첼은 플레이오프 첫 두 경기에 걸쳐 27득점 및 28득점을 올리며 총 55득점을 누적시켰다. 이는 NBA 역사에서 신인 가드가 첫 플레이오프 두 경기에서 올린 가장 큰 득점 합산이다. 종전 최고 합산 득점을 남겼던 신인 가드는 1984~85시즌 플레이오프 때 23득점 및 30득점으로 53득점을 쌓은 마이클 조던이었다.

이렇게 미첼이 신인으로서 당찬 결과를 내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신인은 신인이다. 상대방 에이스가 27득점 가량을 이어 올리는 상황은 충분히 감내할 만한 상황이다. 결코 현재 두 경기에 걸친 유타의 공격 실적이 높은 것이 아니다.

이런 때 오클라호마시티의 공격이 그날에 따라 불안정하게 오락가락한다면 시리즈 승리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반대로 유타는 줄곧 보여주고 있는 골밑 수비의 튼튼함을 지킨다면 충분히 하위 시드로서 시리즈 승리를 따낼 가능성이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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