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홈경기 전패의 위기에서 탈출했다. 하지만 그 과정을 보면 그렇게 낙관적인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각) 클리블랜드는 플레이오프 1라운드 2차전에서 100-97로 승리했다. 이로써 1차전에서 인디애나 페이서스에게 당한 80-98 대패 후 1승1패 타이를 이뤘다. 이제 다음 원정 두 경기에서 적어도 1승1패는 거둬야 불리한 입장에 처하지 않을 수 있다.

클리블랜드에게 이 2차전 승리의 비결은 뭐니 뭐니 해도 46득점 12리바운드 5어시스트 2스틸을 남긴 르브론 제임스(34)의 맹활약을 가장 먼저 말할 수밖에 없다. 1쿼터에만 팀의 33득점 중 20득점을 제임스 혼자 벌어냈다.

이를 통해 1쿼터의 33-18 리드 마감은 충분히 클리블랜드의 경기 승리를 예감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뒤의 세 쿼터들에서는 매번 인디애나가 앞서며 결국 막판 예측이 불가능한 접전을 이루기까지 했다. 즉 2차전은 관중과 시청자들에게 제임스의 대단한 경기력과 인디애나의 저력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기회였다.

제임스는 막을 수 없는 선수 그 자체였지만 클리블랜드에게 다른 한 구석으로 걱정거리를 남긴 경기였다. ⓒAFPBBNews = News1
▶르브론 PO 커리어에서 46득점 경기

이번 2차전까지 포함해 제임스는 3년차 2005~06시즌부터 13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참여하며 역대 7위에 해당하는 총 219경기를 치렀다. 이제 곧 6위 코비 브라이언트의 220경기를 넘어설 수 있고 추후 결과에 따라 5위 토니 파커의 223경기도 따라잡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제임스의 플레이오프 커리어 경기들 중 46득점은 어느 위치에 오를까. 다섯 번째로 높은 플레이오프 경기 득점이다. 가장 높기로는 2008~09시즌의 49득점이 있었다. 그리고 지난 시즌 파이널에서 올렸던 41득점 이후 첫 40득점 이상 경기다.

30세를 넘긴, 그리고 클리블랜드 소속으로 옮긴 2014~15시즌 플레이오프 이후로 제임스는 8경기에 걸쳐 40득점 이상을 올려봤다. 그 중 6경기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의 파이널 경기들이었다. 나머지 두 번은 공교롭게도 모두 인디애나와의 경기들이다. 인원의 차이는 제법 있지만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제임스가 41득점을 올렸던 적이 있다.

지난 시즌 1라운드에서 7번 시드 인디애나는 스윕을 당했지만 4경기 모두 6점차 이내로 끝난 접전을 이뤘다. 제임스가 41득점을 올렸던 3차전은 5점차로 끝났다. 종료 5분여 남기고 클리블랜드가 1점차 뒤지기까지 했던 위기도 있었다.

그리고 선수단 인원 상당수가 바뀌고 나타난 5번 시드 인디애나는 1차전 압도적 우위를 보이며 클리블랜드를 주눅 들게 만들었다.

▶여전히 열려 있는 클리블랜드의 골밑

이번 2차전 1쿼터에 제임스가 던지면 다 들어가는 식의 득점 활약을 펼치는 동시에 인디애나에게는 또 하나의 안 좋은 국면이 있었다. 에이스 빅터 올라디포가 공수 두 포제션 연속 파울을 범하며 1분2초만 뛰고 벤치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전략 줄기가 꼬인 인디애나는 1쿼터 18득점에 그쳤다.

하지만 그 후 인디애나의 득점은 회복세를 찾았다. 특히 클리블랜드의 골밑을 노리며 들어간 드리블 돌파들이 통하며 많은 레이업 성공을 맛봤다. 어느 시점에서는 꼬박꼬박의 표현이 과장이 아닐 정도로 연달아 성공시키기도 했다.

2차전 경기 전체 동안 인디애나는 제한 구역에서 34회 슈팅 시도를 통해 29개(85.3%)를 성공시켰다. 82경기 시즌에서 가장 높은 제한 구역 야투율이 클리블랜드의 68.5%였으니 인디애나가 얼마나 수월하게 레이업을 올렸는지 숫자만으로 느낄 수 있다.

반면 인디애나는 점프슛에서 고장이 났다. 제한 구역 이외의 나머지 모든 코트 구역에서 44회 시도 중 12개(27.7%)만 성공시켰다. 3점 구역에서는 22회 시도 중 6개(27.3%)만 성공시켰다.

1차전 때도 제한 구역에서 72.7%의 성공률을 누렸던 인디애나에게서 또 점프슛 고장을 기대하기는 무리다.

휑하니 열린 골밑은 클리블랜드에게 현실적으로 풀기 어려운 숙제일 수 있다. ⓒAFPBBNews = News1
▶위기일까 아닐까

지난 1차전 패배는 제임스의 커리어 중 처음으로 당하는 플레이오프 개막전 패배, 즉 1라운드 1차전 패배였다. 게다가 2011~12시즌 1라운드 4차전 이후 처음으로 당하는 1라운드 경기 패배였다. 그만큼 시사하는 바가 컸기에 제임스에게는 질문세례가 쏟아졌다.

이에 대해 제임스는 우승했던 2015~16시즌 파이널에서 1승3패로 몰려본 적도 있었다며 크게 개의치 않음을 표현했다. 사실 우승을 거뒀던 팀들 중 해당 시즌 1라운드 1차전을 패배했던 사례는 이따금씩 있었다.

다만 현재 클리블랜드가 보여주고 있는 경기력 내용을 봤을 때는 우려를 가지기에 무리가 아니다. 1차전에 제임스가 24득점 12어시스트 10리바운드 트리플더블을 기록했음에도 팀은 80득점에 그쳤던 일도 상기해볼 만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계속해서 뚫리는 골밑 돌파 경로가 시급히 개선해야할 부분이다.

자신을 막아섰던 동부 컨퍼런스 팀이 7시즌 연속으로 없던 제임스에게 벌써 제동일 걸릴 것인가. 또 다시 본인의 괴물 같은 활약들이 나올 것인지, 아니면 자신 포함 팀이 수비를 가다듬고 나올 것인지에 따라 갈릴 수 있는 국면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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