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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잠실=박대웅 기자] SK 김선형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챔피언결정전 MVP를 들어올렸다.

SK는 1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DB와의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80-77로 승리했다.

이로써 SK는 7전 4선승제로 진행된 이번 시리즈를 4승2패로 매듭짓는데 성공했다. 역대 챔피언결정전 1, 2차전을 모두 패하고도 우승을 거머쥔 사례가 역대 단 한 번, 확률로는 10%에 그쳤지만 이후 믿기 힘든 4연승을 질주하며 기적을 이뤄냈다.

특히 SK는 1999~2000시즌 이후 무려 18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의 한을 풀었다.

MVP는 챔피언결정전 6경기 평균 24.2점 5.2리바운드 7.2어시스트 3점슛 2.5개(성공률 51.9%)를 폭발시킨 테리코 화이트의 몫이었다. 하지만 김선형 역시 시리즈 흐름을 가져오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2패로 위기에 몰려있던 3차전 연장에서 서커스샷을 통해 결승 득점을 만들어내며 팀의 첫 승을 이끈 것.

이번 시리즈 6경기에서도 평균 8.8점 3.3리바운드 3.2어시스트로 화려한 기록을 남긴 것은 아니지만 정규시즌 막판 부상을 딛고 돌아온 이후 팀 전력에 큰 힘을 보태며 결국 감격의 우승을 경험했다.

경기 후 김선형은 “디온테 버튼이 마지막 슛을 쏘고 부저가 울렸는데 경기를 아직 하는 것 같았다. 동료들이 막 뛰어나왔을 때 정말 우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다쳐서 재활을 하고 힘들게 걸을 때부터 모든 것이 필름처럼 지나가며 눈물도 났다”고 우승이 확정된 순간을 돌이켰다.

김선형은 이어 “쓰러져서 우는데 동료들이 밟아서 상처가 났다. 영광의 상처다”고 밝혀 웃음을 안긴 뒤 “18년 만에 우승을 했는데 5년 전 챔피언결정전 탈락의 아픔을 되풀이 하고 싶지 않았다. 선수들이 똘똘 뭉쳐 만들어낸 우승이다. (국가대표 아시안게임) 금메달보다 내 생각에는 더 기뻤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김선형은 2패로 위기에 몰렸던 상황에 대해서도 떠올렸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2패를 했을 때 마음이 착잡했다”고 털어놓은 뒤 “무조건 첫 경기를 잡을 수 있었는데 패하면서 두 번째 경기에도 여파가 있더라. 하지만 빨리 정신을 차렸다. 홈에서 승리하면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이번 시리즈에 임했던 마음가짐을 언급했다. 이날 경기 역시 3쿼터에 DB 쪽으로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지만 4쿼터에 반드시 그 흐름을 가져올 것이라는 믿음으로 임했다는 게 김선형의 이어진 설명.

김선형은 5년 전 실패를 딛고 함께 우승을 이뤄낸 문경은 감독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김선형은 “내가 감히 평가할 수 없는 분이지만 감독님께서도 나와 생각이 비슷한 것 같다. 5년 전에 실패를 경험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상대보다 더 우승이 간절하지 않았나 싶다”며 “감독님께서 조금이라도 틈을 안 주려고 3승을 한 뒤 선수들을 잘 잡아주셨다. 그 모습이 대장으로서 너무 든든했다”고 문경은 감독의 지도에도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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