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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잠실=박대웅 기자] SK가 올시즌 최강의 팀으로 우뚝 섰다.

SK는 1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DB와의 챔피언결정전 6차전에서 80-77로 승리했다.

이로써 SK는 7전 4선승제로 진행된 이번 시리즈를 4승2패로 매듭짓는데 성공했다. 역대 챔피언결정전 1, 2차전을 모두 패하고도 우승을 거머쥔 사례가 역대 단 한 번, 확률로는 10%에 그쳤지만 이후 믿기 힘든 4연승을 질주하며 기적을 이뤄냈다.

특히 SK는 1999~2000시즌 이후 무려 18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의 한을 풀었다.

시리즈를 안방에서 매듭짓겠다는 SK의 의지가 드러난 승부였다. 이날 SK는 테리코 화이트가 22점 5리바운드 6어시스트 3스틸을 기록하는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화이트는 기자단 투표 95표 가운데 64표를 획득해 챔피언결정전 MVP로 수상하는 기쁨을 누렸다.

또한 최준용이 14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한 가운데 안영준도 10점 3리바운드로 제 몫을 다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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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감독 출사표 : “가장 어려울 때가 기회” vs “7차전이라 생각”

DB 이상범 감독 : 오늘은 버튼을 선발로 기용한다. 기선제압의 의미가 있다. 체력이 없고 힘들 때 처지는 것보다는 앞에서 승부수를 던지려고 한다. 가장 어려울 때가 기회일 수 있다. 지난 일들을 떠올릴 필요는 없다. 재미있게 후회없이 하겠다.

SK 문경은 감독 : 버튼의 선발 기용에 대해서는 5차전부터 대비를 한 부분이다. 오늘 경기를 7차전이라 생각하겠다. 선수들에게도 들뜨지 말고 설레발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이제는 체력적으로 다들 지쳐있기 때문에 실책을 누가 적게 하느냐의 싸움이다. 3연승을 하는 동안 3점슛이 잘 들어갔는데 공격은 늘 기복이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집중력과 수비에는 기복이 없다. 선수들에게 그런 점을 강조했다.

▶전반전(1·2쿼터) : 큰 효과 못 본 버튼 조기 투입, 점점 뜨거워진 SK 외곽

DB가 버튼의 1쿼터 투입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또한 이상범 감독이 언급한 대로 초반부터 세트 오펜스보다 빠른 트랜지션을 통해 SK의 스피드에 맞불을 놓는 모습을 보였다.

SK도 크게 흔들리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최준용과 안영준의 외곽슛을 비롯해 화이트, 김선형, 메이스 등도 득점에 가담하며 시종일관 접전을 주고받았다. 양 팀 모두 야투 성공률이 썩 좋지는 않았으나 쿼터 막판 좀 더 집중력을 발휘한 DB가 22-17로 기선제압을 이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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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쿼터 들어 SK의 대반격이 펼쳐졌다. 3연승 동안 DB의 수비에 균열을 일으킨 메이스의 3점슛이 다시 불을 뿜기 시작하면서 2쿼터 시작 1분40초 만에 SK가 리드를 가져오는데 성공했다. 이후 SK는 화이트까지 내외곽 득점을 쏟아내며 DB와의 격차를 더욱 벌려나갔다.

벼랑 끝에 몰린 DB도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벤슨이 골밑에서 버텨준 가운데 두경민이 5차전 막판 슛감을 되살리면서 반격의 발판을 마련해나갔다. 그러나 집중력에서 차이가 있었다. 특히 DB의 잦은 실책이 SK의 속공 혹은 외곽슛으로 연결되면서 좁혀지는 듯 했던 격차가 다시 벌어졌다. 전반 종료 직전에는 화이트가 개인 3번째 3점슛을 꽂아 넣어 SK가 51-41, 10점 차로 앞섰다.

▶후반전(3·4쿼터) : 막판까지 대접전, 마지막에 웃은 SK

후반 출발은 DB가 좋았다. 벤슨과 이우정의 내외곽 득점으로 반격을 시작한 DB는 벤슨의 골밑 득점에 이어 윤호영의 3점슛까지 림을 가르며 3쿼터 3분 여를 남기고 5점 차까지 SK를 압박해나갔다.

SK의 야투가 주춤하는 동안 DB의 기세는 더욱 맹렬해졌다. 이우정과 윤호영이 계속해서 외곽슛을 꽂아 넣으며 DB 원정 팬들을 열광시키더니 3쿼터 마지막 공격에서는 버튼의 손을 떠난 공까지 림을 통과하면서 양 팀의 승부가 64-64 원점으로 돌아갔다.

DB가 3쿼터에만 총 5개의 3점슛을 기록한 반면 SK는 8번의 3점슛이 모두 실패로 돌아가며 2쿼터 뜨거웠던 기세가 단숨에 식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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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놓인 SK가 4쿼터 시작과 함께 집중력을 되살렸다. 화이트의 3점슛으로 포문을 연 SK는 김선형이 속공 과정에서 얻어낸 자유투를 성공시키며 다시 5점 차로 우위를 점했다. 이후 DB도 이우정, 윤호영이 계속해서 득점을 만들어내며 물러서지 않았지만 김민수가 코너에서 두 차례나 3점슛을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확실하게 가져왔다. 경기 종료 5분을 남기고는 김선형이 돌파를 성공시키면서 양 팀의 격차가 7점까지 벌어졌다.

DB는 다급했다. 확실한 기회를 만들기보다 외곽 일변도의 공격을 통해 단숨에 추격하는 방식을 택했다. SK 역시 야투 감각이 다소 떨어진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선수들에게서 여유가 느껴졌다. 충분히 시간을 활용했고, 빈 공간을 찾아냈다.

시간이 점점 줄어들면서 SK의 우승이 눈 앞으로 다가왔지만 DB의 마지막 뒷심도 매서웠다. 72-79 열세에서 김주성이 골밑 득점을 기록하며 포기하지 않았고, 경기 종료 44초를 남기고는 두경민의 3점슛이 꽂혔다. 이어 SK의 공격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DB에게 동점 내지는 역전의 마지막 기회가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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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DB가 허무하게 그 기회를 잃었다. 아웃 오브 바운드에서 윤호영이 집중 마크를 당하던 버튼에게 공을 전했지만 버튼이 이를 받아내지 못하면서 공격권이 SK에게로 넘어간 것. 결국 김선형이 DB의 파울 작전을 통해 얻은 자유투 중 1구를 놓쳤지만 2구째를 성공시켰고, DB의 마지막 3점슛이 빗나가면서 그대로 SK의 최종 우승이 결정됐다.

▶경기 결과

(4승2패 우승) SK 80(17-22, 34-19, 13-23, 16-13) 77 DB(2승4패)

-스한 리뷰 : 스포츠한국 기자들이 현장에서 전하는 종합기사. 여러 기사 볼 필요 없이 이 기사 하나면 날카로운 경기분석부터 현장의 코멘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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