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연속을 넘어 8년 연속이 될까. 올시즌 르브론 제임스(34·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를 보면 불가능할 것도 없어 보인다.

2010~11시즌 마이애미 히트 소속으로 생애 2번째 파이널 진출을 이룩한 이후 제임스는 7시즌 연속으로 NBA 파이널에 진출했다. 이제는 과거의 전설 빌 러셀이 1956~57시즌부터 1965~66시즌까지 이뤄냈던 10시즌 연속 파이널 진출 기록 턱밑까지 올라올 기세다.

그리고 순위에 상관없이 모든 플레이오프 진출 팀이 3개 라운드를 거쳐야 파이널에 진출하기 시작한 1983~84시즌부터 보자면 가장 긴 연속 진출 기록이다. 이 시기를 기준으로 두자면 제임스 다음이 1980년대의 LA 레이커스와 보스턴 셀틱스의 인원들 그리고 2010년대의 마이애미 인원들의 4회 연속 진출이었다.

즉 이미 5시즌 연속 파이널 진출을 이뤘던 2014~15시즌부터 제임스는 현대 농구 파이널 연속 진출 역사의 신기원을 쓰고 있는 셈이다. 사실 지난 시즌 클리블랜드는 시즌 후반기 극심한 수비 약세를 보이며 위기를 보여줬음에도 결국 12승1패 전적으로 동부 컨퍼런스 제패를 이뤘다.

2010~11시즌 이후 가장 안 좋은 숫자를 남긴 소속팀을 이끌고 제임스는 또 시즌 마지막 무대에 오를 수 있을까. ⓒAFPBBNews = News1
이번 시즌도 클리블랜드는 수비 약체라 불러도 될 만큼의 성과를 내고 말았다. 올시즌은 아예 시즌 초부터 수비 약점을 드러내 성적도 썩 높은 편이 아니다. 그렇지만 아직 늙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낸 제임스가 있기에 가능성이 없다 보기 망설여진다.

▶플레이오프 4번 시드의 성과 역사

2010~11시즌 이후 4번 시드는 제임스의 팀이 가졌던 플레이오프 시드 중 가장 낮다. 1번 아니면 2번 시드를 달고 플레이오프에 돌입했었다.

사실 1983~84시즌부터 시작된 8개 팀 플레이오프 진출 체제에서 4번 시드는 1라운드 하위 시드의 업셋 대상으로 가장 만만하게 꼽히는 경향이 있다. 5번 시드와의 성적 차도 크지 않아 홈코트 우위가 크게 작용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년도에서도 50승 클리블랜드와 5번 시드 48승 인디애나 페이서스 사이에는 불과 2승 차이뿐이다.

그래도 4번 시드가 상위 라운드로 올라간 역사는 제법 된다. 4번 시드 팀이 컨퍼런스 파이널에 올라간 적이 총 10회다. 다만 현재와 차이가 있다면 3개 디비전 각 1위 달성 팀들이 상위 3번 시드까지 차지했었던 시절이 있다. 2005~06시즌 댈러스 매버릭스는 컨퍼런스 2위 성적이었음에도 4번 시드를 받아 시작해 파이널까지 도달했다.

이렇게 파이널까지 도달한 4번 시드는 NBA 역사에서 총 4팀이다. 가까운 시간 순서대로 2009~10시즌 보스턴 셀틱스, 2005~06시즌 댈러스, 1977~78시즌 시애틀 슈퍼소닉스, 1968~69시즌 보스턴이다. 1968~69시즌 보스턴은 우승까지 차지했다.

즉 개체 수는 매우 적지만 전례가 없던 것은 아니다. 1라운드 제외 2라운드부터 홈코트 우위가 없는 불리함을 극복할 힘이 있다면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면 현재 클리블랜드는 어떤가.

▶롤러코스터 탄 2017~18시즌 클리블랜드

올시즌 클리블랜드는 같은 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성적의 등락이 컸다. 물론 2월에 크나큰 인원 변경이 있기도 했지만 비슷한 인원 환경 속에서도 성적의 기복이 있었다.

우선 첫 12경기까지 클리블랜드는 5승7패의 우울한 성적에 있었다. 하지만 그 다음 19경기에서는 13연승 포함 18승1패의 대단한 페이스를 보여줬다. 그러나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위기는 찾아왔고 그 다음 21경기에서 7승14패를 남겼다. 그리고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대규모 인원 변경을 거친 무렵 이후 성적이 20승10패다.

이렇게 분위기가 다른 기간별 성적을 거친 클리블랜드에게 다행이라면 막판 성적이 좋다는 점이다. 특히 부상으로 2월부터 3월 중순까지 빠졌다가 돌아온 케빈 러브는 자신의 복귀 후 4연승 두 번이 포함된 9승2패의 호성적을 봤다.

러브 복귀 이후 클리블랜드는 해당 기간 리그 최고의 공격력을 뽐냈다. NBA닷컴에 따르면 3월20일(이하 한국시각) 밀워키 벅스전 이후 13경기 동안 100포제션 당 113.7득점이란 화력을 뿜어냈다. 물론 실점 양상은 25위에 그칠 정도로 역시 좋지 못했지만 클리블랜드의 호성적은 강력한 득점력을 통해 나온다.

이제 자신에게 지금껏 가장 큰 짐이 맡겨진 러브의 분전이 클리블랜드의 진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AFPBBNews = News1
▶철인 르브론

30세를 훌쩍 넘긴 15년차 제임스는 이번 시즌 커리어 최초로 82경기 모두 출전했다. 그것도 리그에서 가장 많은 평균 36.9분 출전시간을 기록하면서 이뤄낸 개근이다.

물론 과거에는 제임스보다 많은 나이에서도 평균 40분 넘게 82경기를 채운 선수들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 기준에서 보면 제임스는 자기관리의 철저함을 보여주는 표상이 됐다. 그리고 이런 많은 시간을 뛰면서도 전성기 나이에 못지않은 성과를 냈다.

올시즌 제임스의 기록은 54.2%의 야투율로 평균 27.5득점 9.1어시스트 8.6리바운드 1.4스틸 0.9블록이다. 리그 선수들 중 득점 3위, 어시스트 3위, 리바운드 20위, 스틸 36위, 블록 56위에 올랐다.

가장 화려한 개인성과 숫자를 냈던 마이애미 시절에 비해 득점 가담 비중도 득점 효율성도 밀리지 않았다. 여기에다 평균 9.1어시스트는 커리어 최고 기록이다. 제임스가 코트 위에 있는 동안 동료들의 야투 성공에 어시스트해준 비중 43.2%는 커리어 최초로 40% 고지를 넘어선 숫자다.

여전히 돌파와 컷인을 통한 골밑 득점 비중이 많은 가운데 올시즌 제임스는 점프슛 성과에서 커리어 중 높은 축에 드는 37.9% 성공률을 남겼다. 3점슛 성공률 36.7%는 클리블랜드 소속 시즌들 중 가장 높다.

그리고 올시즌 경기 막판 승부처들에서 가장 빛났던 선수가 제임스다. 종료 5분 이내 5점차 이내의 클러치 상황에서 제임스는 45경기 평균 3.4분 동안 55.8%의 야투율로 4.4득점 0.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는 10경기 이상 참여 선수들 중 가장 높은 클러치 평균 득점이다. 총 시간으로 따지면 151분 동안 197득점 32어시스트다.

플레이오프에 오른 동부 팀들 중 개인 선수로서 제임스가 특별히 고전한 팀은 7번 시드이자 예전 소속팀 마이애미를 제외하고 딱히 없다. 마이애미 상대로 3경기 동안 야투율 45.5%에 특히 3점슛 성공률이 15.4%에 그쳤다. 그리고 이다음 낮은 성과가 3번 시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상대로 50.5% 야투율을 기록했다.

▶클리블랜드가 만나게 될 상대들

우선 클리블랜드는 16일부터 인디애나와 1라운드 시리즈를 치른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인디애나 상대로 클리블랜드는 1승3패의 열세를 봤다. 다행이라면 그 1승이 마지막 경기에서 나왔다는 점 정도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마지막 경기가 1월말에 있었을 정도로 그 4경기 모두 트레이드 인원 변경 전에 치러졌다.

만약 클리블랜드가 인디애나를 뿌리치고 2라운드에 올라간다면 1번 시드 토론토 랩터스를 만날 가능성이 높다. 토론토에게는 상대 전적이 2승1패로 좋다. 게다가 그 2승 모두 트레이드 데드라인 뒤의 일정에서 나왔다. 특히 클리블랜드는 지난 두 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서 토론토를 막아선 팀이었다.

그리고 2번 시드 보스턴 상대로는 2승2패이며 트레이드 데드라인 뒤에는 121-99 압승 한 번이 있었다. 3번 시드 필라델피아 상대로는 2승2패인데 그 2패가 모두 트레이드 데드라인 뒤에 나왔다. 때문에 상대 전적 측면에서 실질적으로 가장 큰 고비는 필라델피아를 만났을 때 올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필라델피아는 제임스의 공격 진영 활약을 저지할 수비수들이 있는 편이다.

이미 제임스는 통산 플레이오프 출전시간 순위에서 1위 팀 던컨의 9370분 다음의 9127분을 경력에 쌓아 놨다. 243분 차이로 1위 등극까지 36분 출전시간 기준 7경기가 필요하다. 즉 1라운드에서 7차전까지 간다면, 또는 2라운드에 진출한다면 가능하다.

과연 클리블랜드는 이번 시즌에도 가장 높은 무대까지 오를 수 있을까. 클리블랜드가 남긴 숫자는 그렇게 낙관적이진 않다. 하지만 플레이오프에 들어서면 괴물이 되는 제임스의 팀이기 때문에 마냥 회의적일 수도 없다.

2010~11시즌 이후 7시즌 플레이오프 동안 서부 컨퍼런스의 팀들은 제임스의 팀을 네 번 막아 봤다. 반면 동부 팀들은 한 번도 없다. 만약 올시즌에도 그렇게 된다면 정말 이번의 클리블랜드는 시즌 성과를 제대로 뛰어넘은 팀으로 역사에 남게 될 것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