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은 유난히 막판 결승지점에서 순위가 요동치는 시즌으로 남게 될 것이다.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각) 시즌 마지막 날에 가서야 순위가 정해진 팀들이 동부와 서부 양 컨퍼런스를 가리지 않고 숱하게 쏟아졌다.

특히 단두대 매치라 불렸던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 덴버 너겟츠 사이의 경기는 이기는 팀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 지는 팀은 떨어지는 흥미 만점의 경기였다. 여기에서 6연승을 달리고 있던 덴버도 마지막 한 경기를 106-112로 패하며 포스트시즌 경험을 놓쳐야 했다. 연장까지 갔지만 한 끗 모자라고 말았다.

만약 덴버가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했다면 플레이오프 직전 7연승으로 뜨거웠던 팀이라 주목을 받을 만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덴버가 탈락한 가운데 뚜렷하게 뜨거운 팀은 한 팀으로 압축됐다.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에게 거둔 접전 승리로 최근 필라델피아의 기세는 한껏 더 올라 있다. ⓒAFPBBNews = News1
필라델피아는 구단 역사 최장 기록인 16연승을 달리며 시즌을 마감했다. 더욱이 팀의 중심 선수 조엘 엠비드(24)가 마지막 8경기 연속 결장했음에도 이룬 성과기에 놀라운 성과다. 15일부터 시작하는 플레이오프 첫날 필라델피아를 상대하는 마이애미 히트에게 분명 긴장감을 줄 기세다.

이처럼 강력한 진군을 보여준 필라델피아 외에도 최근에 시즌 전체성과를 뛰어 넘는 위력을 보여준 팀들이 있을까. 덴버가 낙오된 현재에도 몇몇 팀들을 꼽을 수 있다. 지난 3월13일부터 시즌 막판 한 달간 성적을 토대로 플레이오프 동안 상대방에게 긴장감을 줄 만한 팀들을 꼽아 봤다.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3월14일 인디애나 페이서스에게 98-101로 석패한 뒤에 필라델피아는 16연승을 거뒀다. 사실 그 16승 동안 상대한 팀들의 성적이 낮은 경향이 있긴 했다. 첫 5연승 포함 필라델피아가 최근 한 달간 상대한 17팀들 중 12팀이 5할 승률 밑, 플레이오프 순위 경쟁에서 낙오된 팀들이었다.

하지만 이와 반면 미네소타와 덴버 그리고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는 승리에 대한 동기가 컸던 팀들이다. 미네소타와 덴버 상대로는 10점차 넘는 대승을 거두기도 했고 클리블랜드 상대로는 후반전 대 추격을 허용해 2점차로 끝났지만 2쿼터에 30점차까지 앞서기도 했다.

NBA닷컴에 따르면 16연승 동안 필라델피아는 100포제션 당 113.1득점 및 97.8실점을 기록했다. 양 지표 모두 시즌 리그 1위 공격지표와 수비지표를 뛰어넘는 실적들이다. 그 전의 인디애나전까지 포함시킨다면 최근 한 달간 필라델피아는 100포제션 당 112.3득점 및 97.9실점을 남겼다. 양쪽 모두 해당 기간 리그 2위에 오른 지표들이다.

이 동안 뜨거웠던 선수로는 우선 벤 시먼스를 꼽을 수 있다. 최근 한 달 17경기 동안 51.7% 야투율로 평균 14.9득점 10.4어시스트 10리바운드라는 평균 트리플더블을 남기기도 했으며 놀라운 플레이 전개 능력으로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엠비드가 빠진 뒤의 8승 동안 팀을 이끈 모습은 신인상 후보 선두주자로서 굳히기에 들어가는 대목이었다.

시먼스의 패스가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슈터들의 정확도가 수반돼야 한다. 최근 16경기 동안 JJ 레딕(34)이 3점슛을 44.9% 성공률로 경기 당 3개씩 성공시켰다. 또한 늦게 합류한 마르코 벨리넬리(32)는 최근 17경기 동안 3점슛을 40.4% 성공률로 경기 당 2.4개씩 꽂아 넣었다.

그리고 부상 문제로 오랜 공백 후 최근 10경기를 소화한 신인 마켈 펄츠(20)도 컨디션 우려를 뒤로 하고 벤치 멤버로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최근 한 달간 16경기에서 클리블랜드는 두 번의 5연승 포함 12승4패(승률 75.0%)를 거뒀다. 시즌 승률 61.0%를 훨씬 웃돈다. 비록 필라델피아의 파죽지세 연승으로 순위가 뒤집히긴 했지만 간과할 수 없는 시즌 막판 약진이다.

클리블랜드의 상승세에는 손 부상에서 돌아온 케빈 러브(30)의 복귀가 큰 지렛대 역할을 했다. 러브가 복귀한 이후 참여한 11경기에서 9승2패다. 복귀 후 러브의 개인성과는 시즌 성과보다 좋을 것이 없지만 러브의 존재는 팀의 공격을 더욱 잘 풀리게 만드는 무형의 성질이 있다.

최근 좋은 전적이 좋은 인디애나와 클리블랜드가 부딪혔을 때 어느 쪽이 부서질까. ⓒAFPBBNews = News1
또한 제프 그린(32)이 트리스탄 탐슨(27)의 약세를 메워주며 큰 활약을 보여줬다. 이외에도 클리블랜드는 전보다 출전시간을 많이 받은 선수들로부터 흡족한 기여도를 얻어냈다. 여전한 페이스인 르브론 제임스(34)의 활약은 기본 토대였다.

최근 한 달 동안 클리블랜드는 리그 최고의 100포제션 당 113.4득점을 올렸다. 수비지표는 해당 기간 21위의 108.7실점이지만 훨씬 웃도는 공격력으로 메울 수 있었다.

▶유타 재즈

유타도 6연승을 달리다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1패를 당하는 바람에 결정적 순위 하락을 봤다. 그것도 동률 성적이었던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와의 경기였기에 이 두 팀은 그 한 경기로 플레이오프 3번 시드와 5번 시드라는 큰 차이를 봤다.

그래도 6연승을 포함해 유타는 최근 한 달간 11승4패(승률 73.3%)의 좋은 성적을 일궜다. 시즌 전체 승률 58.5%를 크게 웃돈다. 2월 올스타 휴식기 때 서부 컨퍼런스 10위였던 팀이 5위까지 오르게 된 이유가 이 시즌 후반기 약진이다. 올스타 휴식기 뒤 유타는 18승6패(승률 75.0%)를 거뒀다.

클리블랜드와 달리 유타는 최근 한 달간 리그 최고의 수비 성과로 약진을 이뤘다. 최근 15경기 동안 100포제션 당 97.4실점만 허용했다. 그렇다고 득점이 시원치 못한 것도 아니었다. 동일 기간 리그 8위의 100포제션 당 110.1득점은 자신들의 리그 15위 시즌 공격지표(106.2)보다 한껏 오른 성과다.

기세가 오른 리키 루비오가 자신의 첫 NBA 플레이오프 도전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AFPBBNews = News1
일단 수비는 올해의 수비수 유력 후보인 루디 고베어(26)와 함께 데릭 페이버스(27)의 존재가 큰 힘을 줬다. 두 선수 모두 자신들이 림 근처에 있을 때 상대의 골밑 슈팅 성공률을 현격히 낮추는 선수들이다.

그리고 신인으로서 놀라운 활약을 펼친 도노반 미첼(22)이 완연한 에이스로 나서고 있는 가운데 리키 루비오(28)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타의 성적 상승세와 거의 동일하게 루비오의 개인 기록도 상승했다. 루비오가 시즌 전체 동안 41.8% 야투율로 평균 13.1득점이라면 최근 14경기에서는 46.8% 야투율로 15.9득점이다. 특히 3점슛 성공률이 45.2%로 경기 당 2개꼴로 성공시켰다.

▶이외 눈여겨 볼 팀들

최근 한 달간의 기준을 떼고 최근의 연승 기세 또는 최근 10경기 기준으로 본다면 눈에 띄는 다른 팀들도 있다.

우선 필라델피아 다음으로 가장 긴 5연승으로 시즌을 마감한 뉴올리언스 펠리컨스가 있다. 최근 5경기 모두 110득점을 넘겼으며 특히 최근 상대한 3팀 모두 5할 승률 이상 성적이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반대로 6번 시드 뉴올리언스가 상대할 3번 시드 포틀랜드는 마지막에 유타를 따돌리긴 했지만 그 전까지 4연패를 당하고 있었다.

13시즌 연속의 긴 플레이오프 가뭄을 끝내고 치열하게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룬 미네소타 앞에는 너무나 큰 상대방이 버티고 있다. 리그 1위 휴스턴 로켓츠가 전혀 페이스를 떨어트리지 않고 있다. 최근 7승3패 중 마지막 1패는 평소 주력 인원들을 대거 뺀 경기에서 나왔다. 최근 한 달 기간으로 보면 13승3패(승률 81.3%)이며 11연승을 달렸던 팀이다. 즉 높은 시즌 전력만큼이나 좋은 최근 전적의 휴스턴이다.

한편 최근 10경기 전적 7승3패의 인디애나는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비상등이 켜졌다. 에이스 빅터 올라디포(26)가 발 통증을 호소하며 1차전 출전 또는 출전하더라도 컨디션이 불투명해졌다. 앞서 언급한 클리블랜드와의 대결에 있어 좋지 못한 징후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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