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장 6개월을 달려온 NBA 30개 팀 모두가 이제 시즌 결승 지점을 통과했다. 이미 82경기를 마친 6개 팀들에 더해 지난 12일(이하 한국시각) 12경기를 통해 24개 팀들도 모두 82경기를 채웠다.

이로써 정규 시즌에 각자 할 일을 다 했다. 성적이 나빴던 팀들은 나쁜 대로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하고 성적이 좋은 팀들은 바로 앞에 다가온 플레이오프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그 성적 좋은 팀들 중에서도 최고의 성적을 거둔 휴스턴 로켓츠에겐 색다른 감회가 들 것이다.

이미 휴스턴은 일찍이 리그 1위 성적을 확정 지은 가운데 12일 경기 스타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며 새크라멘토 킹스에게 83-96으로 패했다. 이로써 휴스턴은 65승17패(승률 79.3%) 성적으로 마감하게 됐다.

크리스 폴-제임스 하든-클린트 카펠라 3인조가 동시에 뛴 경기들에서 휴스턴은 42승3패의 압도적 전적을 거뒀다. ⓒAFPBBNews = News1
이번 65승은 1993~95시즌의 58승을 넘어선 구단 역사 최다 승이다. 또한 구단 역사상 첫 리그 1위 순위뿐만 아니라 처음으로 받게 되는 컨퍼런스 1번 시드다. 2년 연속 우승을 달성했던 1993~94시즌 및 1994~95시즌에도 오르지 못했던 서부 컨퍼런스 1위를 달성한 올시즌이다.

그런데 이런 정규 시즌의 위업을 결국 빛내기 위해 필요한 것이 NBA 파이널 우승이다. 정규 시즌의 성적에 대해 큰 평가가 내려지지 않는 NBA 리그이기 때문이다. 이보다는 포스트시즌 성과가 팀에 대한 평가를 좌우하는 경향이 크다.

그렇다면 휴스턴에게 이번 시즌 파이널 우승은 얼마만큼의 현실성이 있을까. 지난 역사와 올시즌 휴스턴의 성과를 토대로 전망해 보고자 한다.

▶우승 후보에 꼽힐 수 있는 공수 균형

리그 규모가 현재와 거의 비슷한 29개 팀으로 확장된 1995~96시즌 이후 우승팀들에겐 꽤 일관성 있는 공통점이 있다. 두 우승팀들을 제외하고 모두 100포제션 당 득점 및 실점을 의미하는 공수 지표에서 동시 리그 10위 안에 들었다는 사실이다. 즉 공수 양면에서 리그 상위 3분의1 안에 들었다는 뜻이다.

그 예외로는 NBA닷컴에 따르면 2000~01시즌 수비지표 19위였던 LA 레이커스, 2003~04시즌 공격지표 18위였던 디트로이트 피스톤스가 있었다. 그런데 이들도 시즌 안에 일어났던 인원변경을 돌아봤을 때 충분히 감안할 만한 사정이 있었다.

즉 득점과 실점 양 부문에서 높은 성과를 내는 팀이어야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럼 올시즌 휴스턴은 어떨까. 올시즌 휴스턴은 리그 공격지표 2위(112.2), 수비지표 6위(103.8)로 마감했다. 이 덕분에 리그 1위의 경기 당 점수 차(8.5)를 기록하게 됐다.

이번 시즌 공수 지표 양쪽에서 동시에 10위 안에 든 팀들은 휴스턴 외에 토론토 랩터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오클라호마시티가 있다.

▶슈퍼스타의 존재

플레이오프에서 집중도가 올라가는 상대 수비를 뚫고, 또는 코앞의 수비 너머로 득점하기 위해서는 스타 선수의 힘이 중요하다. 시즌 성과가 좋았음에도 플레이오프에서 막히는 팀들의 경우 이런 점에서 난관에 봉착하곤 했다.

이런 점에서 올시즌 휴스턴은 확실한 긍정을 끌어낼 수 있다. 제임스 하든(29)과 크리스 폴(33)의 존재 때문이다. 하든은 올시즌 MVP 후보 경쟁에서 다른 이들과 제법 간격을 두고 앞서 있는 선두주자일 정도로 대단한 위력을 보여 왔다. 그리고 폴은 이런 하든과 함께 함에도 전혀 마찰 없이 자신만의 장점을 살린 경기력을 펼쳤다.

시즌 전 이 두 선수가 합류하게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양쪽 모두 볼을 오래 가지며 플레이하는 성향으로 인해 일말의 우려가 나왔다. 경기 당 볼을 가진 시간에서 전 시즌 하든은 리그 2번째(9.3분), 폴은 7번째(7.6분)였다. 때문에 서로 볼 소유 욕구에서 마찰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시즌이 마감된 현재 돌아보면 이는 기우였다. 양 선수가 볼을 오래 가지며 플레이하는 성향은 꼭 마이너스가 되진 않는다는 것을 증명했다. 올시즌도 경기 당 볼 소유 시간에서 하든은 리그 2번째(8.8분), 폴은 리그 9번째(6.8분)였지만 리그 2위의 공격지표를 기록한 팀의 공격을 이끌었다.

공격 진영에서 이 두 선수가 동시에 있을 때 연계 플레이는 그렇게 많지 않다. 대신 철저히 파트너의 공격 전개에 전권을 맡기며 교차적으로 상대의 수비를 풀어헤친다. 이런 상황이 서로가 벤치에 교대로 쉴 때에도 이어지며 휴스턴은 꾸준한 득점력을 경기 내내 유지할 수 있다. 하든과 폴이 동시에 나선 49경기에서 휴스턴은 44승5패(승률 89.8%) 압도적 성적을 거뒀다.

올시즌 하든은 예전부터 가진 주특기 돌파와 함께 급격히 발전시킨 스텝 백 3점슛으로 상대 수비에게 큰 곤욕을 주고 있다. 하든의 드리블 후 3점슛 성공률 38.8%는 커리어 중 단연 가장 높다. 빅맨의 스위치 수비를 끌어낸 다음 점프슛으로 공략하길 즐겨하는 폴은 여전히 43.9%라는 대단한 점프슛 성공률을 자랑하고 있다.

12시즌을 마감하면서 컨퍼런스 파이널 이상의 경험이 없는 폴이 그 이상의 무대로 팀을 이끌 수 있을까. ⓒAFPBBNews = News1
▶믿음직한 수비수들

결정적 상황에서 득점도 중요하지만 상대의 득점을 막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할 수 있다. 이런 때에 필요한 자원이 듬직한 수비력을 지닌 선수들이다. 휴스턴이 이번 시즌 큰 성장을 거둔 쪽이 이 부문으로 보인다.

이번 시즌에 새로 합세한 PJ 터커(33)와 룩 음바아무테(32)는 제법 연령이 있음에도 휴스턴의 수비에서 큰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이 두 명이 동시에 코트에 섰던 903분 동안엔 100포제션 당 98.3실점만 내주는 대단한 성과도 보였다.

그리고 인사이드 수비에서 센터 클린트 카펠라(24)는 확실한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또한 백업 센터 네네도 나이를 뛰어넘는 수비 성과를 보여줬다.

이외 베테랑 폴과 트레버 아리자(33)도 커리어 전체 동안 훌륭한 수비수로서의 평판을 가졌고 결정적 수비 장면들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3점슛 팀으로 치부할 수 없는 전력

2시즌 연속으로 휴스턴은 경기 당 3점슛 시도에서 리그 2번째 팀과 7회 가량 차이를 둘 정도로 유난히 높은 3점슛 선호도를 보였다. 올시즌 휴스턴이 경기 당 42.3회고 2번째 팀 브루클린 넷츠가 35.7회다. 그리고 올시즌 리그 평균 3점슛 시도 횟수는 29회다.

때문에 휴스턴이 3점슛으로 흥할 수도 있고 망할 수도 있다 판단할 만하다. 하지만 올시즌의 경우는 그렇게까지 3점슛으로 인해 망하진 않았다.

우선 3점슛을 많이 던진다고 좋은 공격력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시도 횟수 리그 2번째 브루클린이나 4번째 댈러스 매버릭스(32.8회)나 6번째 시카고 불스(31.1회)나 7번째 애틀란타 호크스(31.0회)나 다들 공격지표 리그 하위권이다.

3점슛 정확도와 함께 든든한 2점슛 성과가 나와야 강한 공격력이 나온다. 이 점에서 휴스턴은 확연한 성과를 거뒀다. 우선 휴스턴의 2점 야투율 55.8%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56.0%에 이어 리그 2위다. 여기에 리그 2위의 경기 당 자유투 성공 개수(19.6개)의 힘을 받아 3점슛이 좋지 않더라도 승리를 제법 챙겼다.

전 시즌 휴스턴은 3점슛 성공률이 가장 안 좋았던 10경에서 1승9패를 남겼다. 이에 비해 올시즌은 6승4패다. 즉 3점슛 성과가 좋지 않더라도 이기는 법을 터득했다 볼 수 있다.

▶앞으로의 과정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만나게 되는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에게 휴스턴은 시즌 맞대결 4전 전승의 압도적 우위를 갖고 있다. 이외에 서부 컨퍼런스 플레이오프 참가팀들 중 휴스턴에게 시즌 맞대결 우위를 가진 팀은 2승1패의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뿐이다. 큰 고비가 될 수 있는 골든스테이트에겐 휴스턴이 2승1패로 앞섰다.

파이널을 생각한다면 동부 컨퍼런스 팀들 중 토론토 랩터스에게 2전 전패를 당했다. 만약 이 두 팀이 만난다면 휴스턴이 맞대결에서 받은 숙제를 풀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부상자 측면에서 현재 휴스턴에는 음바아무테와 라이언 앤더슨(30)의 공백이 있을 수 있다. 특히 음바아무테는 어깨 탈구로 인해 복귀 일자가 늦춰질지도 모른다.

이 부상 변수를 제외하고 휴스턴에게 부상이 닥치지 않는다면 충분히 우승을 탐낼 수 있는 시즌이다. 만약 우승이란 목표가 이뤄진다면 드래프트로 뽑아 키워낸 스타가 아닌 외부에서 건너온 스타들로 우승을 이룬 독특한 사례에 포함될 것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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