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투율 80%를 통한 27득점, 그리고 5어시스트와 3스틸, 지난 9일(이하 한국시각) 빅터 올라디포(26·인디애나 페이서스)의 경기 기록이다. 그리고 이 매우 뛰어난 성과의 경기 기록지는 비단 한 경기에 그친 성과가 아니다.

이번 시즌 현재까지 75경기에 출전한 올라디포는 평균 34분 동안 47.7%의 야투율로 23.1득점 5.2리바운드 4.3어시스트 2.4스틸 0.8블록을 기록했다. 한 팀의 에이스 윙 플레이어로서 부족함이 없는 성과다. 그런데 올라디포의 이런 숫자를 시즌 전에 예측한 이는 아마도 매우 적었을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난 시즌까지의 올라디포는 현재와 같은 모습이 될 신호를 매우 적게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나마 있었다면 2013년 NBA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뽑혔던 당시의 기대치였다.

올시즌 올라디포는 자신의 스타 지위에 이의를 제기하기 힘들 정도로 큰 성장을 거뒀다. ⓒAFPBBNews = News1
때문에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에서 인디애나로 트레이드되면서 다시 에이스가 된 올라디포에게 큰 기대는 걸기 힘들었다. 하지만 이런 예상을 깨고 올라디포는 자신의 위치에 대한 증명을 해냈다.

올라디포가 이번 시즌 득점 측면에서 큰 성과를 낸 이유는 단지 기회의 증가 때문만은 아니다. 질적으로 확연한 성장을 거뒀기 때문이다. 2점 및 3점 야투율 양쪽에서 꾸준한 성장을 거쳐 온 올라디포는 이번 시즌 그 정점을 찍었다. 그리고 확연히 증가한 자유투 숫자가 화룡점정을 이뤘다.

이번 시즌 올라디포에게 반가운 점은 볼 핸들러로서 가능성을 증명해냈다는 점이다. 물론 팀의 포인트 가드로서 대런 칼리슨이나 코리 조셉도 있지만 필요할 때마다 볼을 몰고 진두지휘한 선수가 올라디포였다. 이때 드리블 치면서 3점슛, 돌파 후 상대 수비수 근처에서 레이업 마무리 등 실제 눈에 보이는 경기력의 움직임 측면에서 올라디포는 확연한 발전을 이뤘다.

이렇기 때문에 이번 시즌 기량발전상, MIP 투표에서 올라디포가 가장 많은 표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외 올라디포에게 갈 표를 빼앗을 선수들로는 누가 있을까.

▶제일런 브라운

혹시 원래 이럴 수 있는 선수였는데 묻혀 있던 것은 아닐까. 이번 시즌의 제일런 브라운(22·보스턴 셀틱스)를 보면 이런 생각이 들만도 하다. 평균 출전시간 기준으로 지난 시즌 출전 로테이션 서열 8번째(17.2분)에서 이번 시즌 3번째(30.8분)로 올라온 상황을 놓고 보면 기회의 차이로 볼 수 있다.

54승26패(승률 67.5%)를 거둔 보스턴은 브라운이 출전한 경기들에서 47승22패(승률 68.1%)를 거뒀다. ⓒAFPBBNews = News1
그래도 확실히 2년차 브라운은 성장을 거쳤다. 신인 브라운이 가능성을 보여줬던 선수였다면 2년차 브라운은 팀의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선수가 됐다. 특히 브라운은 기록지를 넘어선 기여를 하는 선수다.

36분 당 기준에서 브라운은 전 시즌 13.8득점에서 16.8득점으로 상승을 이뤘다. 즉 득점 기량에서 발전을 이뤘다 볼 수 있다. 3점 성공률이 34.1%에서 38.9%로 상승했고 3점 성공 개수가 경기 당 0.6개에서 1.7개로 3배 가까이 늘었다. 3점 라인 거리가 더 짧은 대학에서 29.4%를 남겼던 선수로서 놀라운 성장세다.

그런데 브라운의 숫자에서 더욱 괄목할 성장은 코트 위 존재감이다. 지난 시즌 보스턴은 브라운이 코트 위에 있던 시간 동안 경기 당 -1.6점차로 밀렸다. 반면 이번 시즌은 5.0점차로 앞섰다. 이는 올시즌 보스턴의 전체 선수들 중 가장 큰 개인 마진이다. 확실한 중심 선수로서 자리매김했다는 증거다.

2배 이상 기록지의 숫자 성장이 나왔다곤 하지만 액면 숫자 자체는 스타의 것이 아니다. 대신 브라운은 공격 및 수비 양 진영에서 부지런하고 빠릿빠릿한 움직임으로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스티븐 아담스

올시즌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안에서 승리에 대한 기여도로 따지면 스티븐 아담스(25)의 순위는 확실히 위쪽에 둘 수 있다. 어쩌면 이번 시즌 합류한 스타들인 폴 조지나 카멜로 앤써니보다 높이 둘 수도 있다.

개별 경기에서 아담스가 결정적인 팀 내 최고의 공헌을 남긴 경우들이 이번 시즌 상당히 많았다. ⓒAFPBBNews = News1
아담스는 강력한 센터가 농구에서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질 수 있는 경기에서 리바운드 싸움으로 전세를 엎을 수 있는 활약을 펼쳤다. 사실 아담스는 초창기부터 공격 리바운드 기여가 높았지만 이번 시즌 유독 높은 위력이다.

이번 시즌 경기 당 공격 리바운드에서 리그 1위가 아담스다. 또한 아담스는 오클라호마시티의 슈팅이 실패했을 때 그 중 16.5%를 다시 리바운드로 회수했다. 이는 정규 출전 시간 요건을 갖춘 리그 전체 선수들 중 전 동료 에네스 칸터(26·뉴욕 닉스)와 함께 가장 높은 공격 리바운드 점유율이다. 전 시즌 아담스는 12.8%의 공격 리바운드 점유율을 기록했다.

팀으로서 오클라호마시티는 리그에서 단연 가장 높은 공격 리바운드 점유율(27.9%)을 기록했다. 다른 동료들의 힘도 컸지만 아담스의 기여도가 빛나는 부문이다.

▶이 외의 선수들

전 시즌 MIP 야니스 아데토쿤보(24·밀워키 벅스)는 평균 득점에서 또 발전을 이뤘다. 지난 시즌 22.9득점에서 27.1득점으로 뛰었다. 더욱 늘어난 득점 기회를 효율성 저하 없이 소화시킨 덕분이다.

리그 1위 팀 휴스턴 로켓츠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여를 보여준 클린트 카펠라(24)도 제법 되는 표를 받을 수 있다. 사실 숫자 측면에서 카펠라는 지난 시즌과 크게 다르진 않다. 하지만 팀의 전술 움직임에서 카펠라의 존재는 확실히 지분이 커졌다.

스펜서 딘위디(25·브루클린 넷츠)는 리그에서 밀려나갈 수 있는 위치에 있다가 이번 시즌의 활약으로 생존 가능성을 높였다. 사실 평균 득점은 전 시즌 7.3득점에서 12.5득점으로 증가했지만 효율성은 후퇴했다. 그래서 아직 전면에 나설 때의 위력은 증명 못했지만 벤치 가드로서 충분히 나설 수 있음을 증명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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