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2018 메이저리그(MLB)가 오는 30일(이하 한국시각) 시카고 컵스와 마이애미 말린스의 공식 개막전을 시작으로 6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과연 올해 메이저리그를 지켜볼만한 관전포인트는 무엇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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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의 ‘레그킥’ 도전, FA앞둔 류현진의 투심+커브 변신

최근 많은 한국 선수들이 새롭게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다시 돌아갔지만 추신수와 류현진만큼은 늘 한결 같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 시즌 역시 추신수는 주전 타자, 류현진은 선발 투수로서 자리를 확정한 상황에서 스프링캠프를 준비해왔고 부상만 아니라면 꾸준히 볼 수 있다.

‘맏형’ 추신수는 팀내 리더로서 확고한 입지에도 큰 변신을 택했다. 바로 ‘레그킥(한발을 들었다 타격타이밍에 맞춰 내리며 치는 타격)’을 시도한 것. 메이저리그 경력 10년이 넘은 선수가 변화를 택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추신수는 ‘파워가 실린 뜬공을 더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는 시대적 압박을 변화로 대답하려한다.

지난해 메이저리그는 1871년부터 146년 동안 처음으로 6000홈런을 넘은 ‘홈런의 시대’였다(6105홈런). ‘약물의 시대’였던 2000년의 5693홈런보다 400개 이상 많을 정도. 추신수가 때린 22홈런은 117명이나 때린 20홈런 중 하나일 뿐이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평균 타자들이 만들어낸 뜬공 평균에 11%넘게 부족한 추신수는(평균 37.7%, 추신수 26.2%) 레그킥으로 변신하며 20일까지 시범경기 14경기에서 장타율 6할로 성공적 변신을 진행 중이다.

류현진 역시 변화를 택했다. 좌투수임에도 좌타자에게 약했던 지난시즌(피안타율 0.326, 좌우합계 0.263)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좌타자 안쪽으로 파고드는 투심패스트볼을 연마하고 있는 것.

투심 패스트볼이 약점을 보완하기 위함이라면 커브의 회전수를 높이는 작업은 잘하는 것을 더 잘하기 위한 변신이다.

실제로 류현진의 커브는 메이저리그 진출 후 던진 모든 구종 중 가장 피안타율(0.210)이 낮은 구종이고 지난시즌에도 1할5푼8리의 피안타율로 가장 낮은 피안타율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커브볼의 회전수를 높이면서 더 강한 커브로 FA 직전 시즌에서 대박에 도전한다.

시범경기 종료 직전에야 비자문제를 해결한 오승환, 시범경기에서 아무리 맹타를 때려도 워낙 쟁쟁한 경쟁자가 많은 밀워키 브루어스를 선택해 메이저리그행이 쉽지 않은 최지만에 비하면 추신수와 류현진은 부족했던 점을 메우는 변화로 2018시즌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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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브 루스도 실패한 투타 겸업, ‘24세’ 오타니가 될까

많은 이들이 간과하는 사실이지만 ‘야구의 신’ 베이브 루스는 통산 94승을 거둔 뛰어난 좌완투수이기도 했다.

하지만 제 아무리 루스라도 메이저리그 수준에서 타자와 투수를 겸업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루스는 1919년까지는 투수로 더 많이 활동하며 타석에 섰다. 하지만 1919년 29홈런 113타점의 타자로서 기록이 9승5패 평균자책점 2.97의 투수 기록보다 낫다고 판단해 1920년부터는 타자로만 전념했다.

현대 야구는 루스가 뛰던 80~90년 전보다 더 많은 이동거리, 많은 경기 수, 향상된 수준에서 경기를 치른다. 그렇기에 하나만 잘하기도 힘든 투수 혹은 타자를 겸업하는 것은 불가능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일본에서 건너온 오타니 쇼헤이가 금기시되던 투타겸업에 도전한다.

2016시즌 일본에서 투수로 15승 평균자책점 2.24, 타자로 3할2푼2리의 타율과 22홈런을 기록했던 오타니는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LA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었다. 에인절스 구단은 30개구단과의 경쟁 끝에 오타니를 잡았으니 반대급부로 2선발급 대우와 지명타자와 외야수 출전을 보장한 상황.

물론 시범경기에서는 1할을 넘지 못하는 타율과 20점대를 넘는 평균자책점으로 좀처럼 메이저리그 수준에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우려를 낳고 있는 오타니가 과연 성공적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할지, 그리고 베이브 루스도 못한 투타 겸업을 메이저리그 레벨에서 해낼 수 있을지 2018시즌의 최대 관전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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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킹 혹은 리빌딩? 시작부터 우승아닌 꼴찌가 목표인 팀들

지난 메이저리그 겨울 시장은 역대급으로 추웠다. 팀들이 돈을 쓰지 않으면서 FA준척들마저 모두 미아 혹은 울며겨자먹기식 계약을 맺은 것.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대놓고 탱킹((Tanking, 드래프트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하기 위해 일부러 지는 전략)을 하거나 리빌딩이라는 이름 아래 우승을 포기한 팀들이 노골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당장 시즌이 시작하기도 전인데 탱킹이 명확한 팀은 마이애미 말린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캔자스시티 로열스, 시카고 화이트삭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있으며 리빌딩이라고 하지만 우승의지는 전혀 없어보이는 팀은 탬파베이 레이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신시내티 레즈, 필라델리파 필리스, 볼티모어 오리올스, 토론토 블루제이스까지 모두 합해 12개구단쯤이 된다.

30개팀 중 거의 절반에 가까운 팀이 시즌 시작도 전에 꼴찌전략부터 택했으니 투자를 할리 만무하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노골적 탱킹 전략에 들어간 것일까. 이는 지난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우승전략과 높아지는 신인가치에 있다.

휴스턴은 강팀이 되기 위해 지난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무려 324패를 당하고(연평균 108패), 시청률은 0%를 기록하기도 했다. 극단적 탱킹을 통해 끌어 모은 신인과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준 결과 결국 우승팀으로 거듭난 것. 휴스턴의 성공 모델이 도리어 대놓고 꼴찌를 하려는 팀들을 양산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메이저리그는 우승을 하려는 팀간의 경쟁과 꼴찌를 하려는 팀간의 양극화로 인해 일찌감치 플레이오프 경쟁이 결정되고 강팀이 약팀을 압도하는 다소 뻔 한 경쟁구도로 흘러갈까 걱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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