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박병호.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봄이 찾아왔다. 시간이 됐다. 길었던 겨울이 지나고 새로운 시즌이 눈 앞에 있다.

공을 던지는 투수에서 공을 때리는 타자나, 절치부심 각오를 다진 감독뿐 아니라 이번에는 꼭 우승을 하겠다는 팬들까지, 모두 학수고대 목이 빠지게 2018년 KBO리그를 기다렸다. 그렇다면 올해 프로야구를 좀 더 재밌게 볼 수 있도록 알아두면 쓸데있는 야구 잡지식 '알쓸야잡' 관전포인트 5가지를 꼽아보았다.

알쓸야잡 첫 번째-고향에 돌아온 메이저리거들이 궁금해

올해는 '미국물'을 먹고 돌아온 타자들이 많다. 모두 리그를 호령했던 선수들이었다. 미국에서는 기회조차 부여받기 어려웠지만, 한국에 와서는 여전히 리그 최고 수준 선수다.

넥센으로 돌아온 박병호(31)는 지난 2012시즌부터 2015시즌까지 4년이나 홈런왕 타이틀을 따냈고 2014년(52개)과 2015년(54개)에는 2년 연속 50홈런을 기록했다.

2016년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로 이적했지만 빠른 공에 대한 적응에 실패, 타율이 급격하게 떨어졌고 두 번째 시즌은 마이너리그에서만 보냈다.

계약기간 2년을 남기고 박병호는 KBO리그 유턴을 선언,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시범경기서 17타수 5안타, 타율 2할9푼4리 2홈런을 기록하며 위용을 과시했다.

볼티모어와 필라델피아에서 뛰었지만 기회를 받지 못했던 김현수(30)는 4년 115억이라는 거액을 받고 친정 두산 대신 LG 유니폼을 입었다. 미국에서는 쓴맛을 다셨지만, 이번 시범경기에서 21타수 9안타, 타율 4할2푼9리를 기록하며 신임 류중일 감독을 기분 좋게 만들었다.

꿈을 안고 떠난 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1년 뛰고 돌아온 황재균은 롯데 대신 kt로 이적하며 시범경기 16타수 4안타, 타율 2할5푼 1홈런 4타점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황재균의 경우, 박병호나 김현수처럼 홈런왕, 타격왕 같은 타이틀을 손에 거머쥔 적이 없다. 미국에서 경험도 하고 왔으니 올해 반드시 수위타자가 되겠다는 각오를 내뿜고 있다.

kt 강백호. 스포츠코리아 제공
알쓸야잡 두 번째-제2의 이정후 나올까

지난해 막 고등학교를 졸업했던 신인 선수가 바람처럼 등장했고 144경기 전 경기를 출전하면서 179안타를 쳐내며 신인왕을 따냈다. 타이거즈 레전드 이종범의 아들인 넥센 이정후(20). 올해는 이정후의 아성을 넘고자 덤벼드는 신인들이 즐비하다.

올해 전체 1순위로 kt에 입단한 강백호는 강력한 신인왕 후보 1순위다. 시범경기 6경기에서 타율 3할3푼3리를 기록, 차분하게 적응하고 있다. 서울고 시절 투수와 타자, 모두 재능을 보였지만 일단 올해는 외야수 겸 타자에만 집중한다.

올해 전체 2순위 지명을 받은 삼성 양창섭은 이번 시범경기에서 주목을 받은 신인이다. 두 경기에서 7이닝 평균자책점 1.29를 찍었다. 허용한 점수가 단 1점이었다. 향후 삼성이 키우기에 부족함 없는 선발 자원이다.

여기에 롯데의 3루 자리를 노리는 한동희(19)는 5번의 시범경기에서 타율 3할7푼5리를 기록, 장타까지 선보이며 사직을 뜨겁게 만들었다. 투타에서 각자 재능을 보인 갓 스무살 신인 선수들의 활약에 올해 KBO리그는 더욱 생동감이 넘칠 것으로 보인다.

알쓸야잡 세 번째-유니폼 바꾼 외인, 그리고 새 얼굴

KBO리그에서 외인 선수의 비중은 상당하다. 그리고 올해 다른 팀의 유니폼을 입게 된 선수들이 있다. 지난 2011년부터 작년까지 두산에서 7년이나 뛰었던 니퍼트는 잠실을 떠나 수원으로 내려왔다. 두 자릿수 승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니퍼트와 작년 평균자책점 1위 피어밴드를 데리고 있는 kt는 다크호스다.

롯데에서 뛰었던 린드블럼도 올해 팀을 바꿨다. 니퍼트 대신, 두산 유니폼을 입으며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15시즌 한화 시절에 완봉 세 번에 완투 네 번을 기록한 로저스는 넥센으로 건너와 팀 1선발을 맡게 됐다.

NC는 신선한 행보를 보였다. KBO리그 역대 최초 대만 출신이자 시속 150km의 강속구를 뿌리는 왕웨이중을 전격 영입했다. LG와의 개막전 선발로 나올 만큼 김경문 감독의 기대가 크다.

롯데의 새 외인 투수 듀브론트는 빅리그 통산 31승에 빛나는 투수다. 이번 시범경기 2경기에 나서 9이닝 1실점 호투를 펼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 외에도 SK는 켈리와 호흡을 맞출 앙헬 산체스를 데려왔고, 한화는 두 명의 선발을 모두 교체하며 키버스 샘슨, 제이슨 휠러를 영입했다. 두 선수는 시범경기에서 각각 5이닝, 7.2이닝을 소화하며 1실점만 내주는 호투를 보여주었다.

특히 개막전에서 KBO 10개 구단 중 삼성을 제외한 9개 팀이 모두 외국인 선발로 내보냈다. KBO에서는 외인의 비중이 여전히 무겁다는 반증이다.

두산 린드블럼. 스포츠코리아 제공
알쓸야잡 네 번째-KIA의 2연패? 아니면 전국시대 도래?

작년 우승팀은 KIA였다. 팀 타율 3할2리에 두 명의 선발이 각각 20승을 따내며 압도적 야구를 보여줬다. 올해도 많은 전문가들은 KIA를 강력한 우승후보로 여기고 있다.

팀 전력에서 마이너스 요소가 없으며 FA 선수를 비롯, 외국인 3인방도 모두 잡았다. 또한 군에서 전역한 젊은 선수들이 대거 합류하며 팀 전력은 더욱 강해졌다.

그나마 KIA를 위협할 수 있는 팀으로 손꼽히는 것은 두산, 넥센, 롯데, SK 정도다. 두산은 2015시즌과 2016시즌 2년 연속 챔피언이다.

작년에는 KIA에 져서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전력은 여전리 리그 최상위권이다. 넥센은 4번 박병호가 합류, 팀 타순의 짜임새가 상당히 좋아졌다. 서건창-이정후-초이스-박병호-김하성으로 이어지는 타선은 국가대표 수준이다.

작년 3위를 기록, 이대호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롯데도 강세다. 후반 들어 강력한 구위를 뽐내던 불펜진의 위상은 여전하며 타 팀에서도 군침을 흘리던 외인 듀브론트를 향한 기대감이 상당하다.

또한 홈런 하나로 리그를 휩쓸었던 SK는 타선 뿐 아니라 팀 에이스인 김광현이 수술 후, 성공적으로 복귀하면서 선발진에 큰 힘이 되어줄 것으로 보인다.

KIA 김기태 감독. 스포츠코리아 제공
알쓸야잡 다섯 번째-변화된 KBO리그, 심판이 설명도 해준다

다양한 변화와 새로운 시도로 시즌을 맞이하는 KBO리그다. KBO는 해마다 경기 시간을 줄이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는 자동 고의4구가 실시된다. 자동 고의4구는 볼넷으로 타자를 내보내기 위해 던지는 4개의 투구 시간까지 아끼기 위해 만든 규정이다. 벤치에서 지시가 나오면 타자는 자동으로 출루한다.

비디오판독도 제한시간이 생겼다. 예전에는 판독센터에서 결과를 말해주기 전까지, 계속 기다렸지만 이제는 5분 이내로 시간이 줄었다. 그 이상 걸리면 원심을 유지한다. 더불어 이제는 관중도 전광판을 통해 비디오 판독 장면을 볼 수 있다.

포수가 투수를 방문하는 횟수 역시 기존 3회 방문에서 2회로 줄었고, 연장으로 경기가 이어지면 추가로 1회 방문이 가능하다.

투수 역시 주자가 없을 경우, 12초 이내로 반드시 공을 던져야 한다. 첫 번째는 경고에서 그치지만, 두 번째 경우는 볼 판정과 더불어 벌금 20만원을 내야 한다.

또한 경기 중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심판 팀장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방송을 통해 팬들에게 설명하는 시간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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