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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전영민 기자] ‘황제’ 로저 페더러(1위·스위스)와 ‘차세대 황제’를 노리는 정현(26위)이 피할 수 없는 승부를 벌인다.

정현은 16일 오전 11시(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주 인디언 웰스에서 열리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NP 파리바오픈(총상금 797만 2535달러) 단식 준준결승에서 페더러와 맞대결을 펼친다.

페더러는 명실상부한 '테니스의 황제'다. 메이저 대회에서 통산 우승 20회, 일반 투어 대회 우승은 97회에 이른다.

특히 지난 1월 호주오픈에서는 준결승에서 정현을 꺾고, 결승에 올라 끝내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치른 15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을뿐 아니라 총 36세트를 따내는 동안 상대에 내준 세트는 3개에 불과하다.

페더러가 시즌 개막 후 15연승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06년 달성했던 16연승 이후 자신의 시즌 개막 후 최다 연승 기록 2위에 해당한다. 다시 말해 37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성기 시절을 방불케 하는 경기력을 뽐내는 중이다.

이에 맞서는 정현은 지난해 11월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본격적으로 ‘차세대 황제’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호주오픈에서는 세계 랭킹 5위 알렉산더 즈베레프, 전 세계 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까지 제압하며 상승세를 달렸다.

하지만 당시 4강에서 페더러를 만난 정현은 1세트 1-6으로 패, 2세트도 2-5로 뒤진 상황에서 발바닥 물집으로 인해 기권을 선언했다. 세기의 대결로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에 비해 결과는 아쉬웠다.

그러나 두 선수 모두 이번 맞대결에서는 싱겁지 않게, 양보 없는 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페더러는 이날 경기에 세계 랭킹 1위를 유지 여부가 달려 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페더러는 이번에도 우승을 달성해야 지난해 우승하면서 받았던 랭킹 포인트 1천점을 지킬 수 있다.

만약 페더러가 정현에게 패하면 다음 주 세계 랭킹 1위는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이 차지하고, 페더러는 2위로 떨어진다.

정현 역시 페더러와의 대결에 ‘차세대 황제’로서의 입지가 달려있다. 지난 호주오픈에서 페더러와의 첫 대결에서 허무하게 패한 만큼 이번에는 쉽게 물러설 수 없다는 각오다.

특히 정현은 현역 세계 랭킹 1위와의 대결에서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다. 지난 2016년 호주오픈에서 노박 조코비치, 지난해 10월 파리 마스터스에서 나달과 만났으나 두 경기 모두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다.

물론 정현은 지난해 11월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을 기점으로 호주오픈까지 맹렬한 기세를 이어왔다. 때문에 페더러와의 일전에서 단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리라 예상하기는 무리다. 페더러와의 맞대결에서 경쟁력을 보여준다면 전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부각시킬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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