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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모굴의 간판이었던 최재우가 평생 지우기 힘든 오점을 남겼다.

대한스키협회는 14일 “스포츠공정위원회를 통해 최재우의 영구제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최재우는 이달 초 일본 아키타현 다자와코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 프리스타일 월드컵 모굴 경기에 출전했다. 그러나 대회 기간 술을 마친 뒤 숙소에 들어와 함께 출전한 여자 선수들에게 폭행 물의를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징계 결정 후 1주일 안에 대한체육회에 이의제기를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최재우가 영구제명을 피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의 소속사 측은 진상을 파악 중인 단계라고 밝혔지만 최재우가 현재 본인의 행동에 대해 뉘우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조심스럽게 전했다. 혐의에 대해 부정하는 입장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과거에도 최재우는 한 차례 큰 논란에 휘말린 적이 있다. 지난 2014년 1월 소치올림픽 선수단 결단식 당시 김연아와 함께 찍은 사진을 SNS에 올리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손연재와 주고받은 댓글 내용이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김연아를 조롱한 것이라는 오해를 불러왔다.

최재우가 소치 올림픽 직후 청와대 만찬에서 자칫 불편함을 느꼈을 김연아에게 찾아가 직접 사과의 뜻을 밝히며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 했다.

그러나 2016년 최순실 게이트 여파가 스포츠계로 확산된 가운데 늘품체조 시연회 참석 여부가 손연재의 대한체육회 수상에 영향을 미쳤다는 보도가 흘러나왔고, 엉뚱하게도 최재우의 과거 발언이 또 다시 조명됐다.

당시 중국에서 전지훈련을 소화 중이었던 최재우는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고심 끝에 스포츠한국 측에 “정말 오해다. 그런 뜻이 아니었고, 진심으로 김연아 선배님을 존경한다. 대한민국에 스포츠선수로서 본받고 싶고 누구나 다 김연아 선배님처럼 되고 싶어 한다. 나 또한 그렇다. 어떻게 그런 마음을 가지고 (조롱의 글을) 쓰겠는가”라며 괴로운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나 최재우는 “앞으로 오해를 사는 말이나 행동을 하지 않도록 주의하겠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앞으로 사소한 부분 하나까지도 신중한 자세를 취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당시의 일은 말 그대로 잘못이라기보다는 실수에 가까웠다. 의도와 달리 오해를 불러온 부분이 있었고, 지나치게 과한 악플에 시달렸던 최재우 역시 어떤 측면에서는 피해자 중 하나였다. 때문에 2018 평창 올림픽에 출전한 그를 놓고 과거 행적을 다시 비난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응원과 격려를 보낸 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이번 음주 추행 혐의 논란은 `실수'라는 입장으로 넘길 수 없는 너무나도 심각한 잘못이다. 최재우는 김연아 악플 논란을 겪은 뒤 성실하게 훈련에 임해 올림픽에서 좋은 결실을 이뤄내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실제 술과 친구를 멀리하면서까지 훈련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보도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올림픽이 끝났다고는 하지만 본인의 과거 다짐을 한순간 무너뜨리는 행동이 곧바로 나왔다는 점에 모두가 큰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최재우는 지난달 9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스키 남자 모굴 1차 예선에서 저조한 성적을 남긴 뒤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김연아 악플 논란 및 올림픽에서 아쉬운 성적을 남겼을 때보다 훨씬 더 죄송한 마음을 가져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다.

최재우는 “이번 올림픽에서의 실수는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겠다”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까지 도전을 이어가겠다는 언급을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경기에서 넘어지는 실수를 했을 때와 달리 이번 논란은 재도전의 길이 없다. 최재우 스스로 그 꿈을 내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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