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NBA 동부 지구 3위에 올라선 인디애나 페이서스의 현재 위치는 놀랍다 할 수 있다. 시즌이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하위권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던 팀이었기 때문이다.

여름에 라스베이거스 도박사들은 인디애나를 두고 40승 가량의 기준을 제시하며 동부 지구 11위 정도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아직 14경기가 남은 13일(이하 현지시각) 현재 인디애나는 이미 40승을 올렸고 40승28패(승률 58.8%)를 통해 지구 3위에 올라있다.

특히 최근 상승세는 유독 돋보인다. 3월 들어 6승1패다. 지난 7일 유타에게 당한 20점차 대패가 있었지만 두 번의 3연승이 나왔다. 13일에는 만약 시즌이 지금 종료된다면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만나게 되는 지구 6위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를 상대해 101-98 접전 승리를 거뒀다.

필라델피아전에서 빅터 올라디포가 야투 17개를 실패하는 등 부진했지만 인디애나는 수비를 통해 승리할 수 있었다. ⓒAFPBBNews = News1
안타깝게도 경기 도중 3쿼터에 주력 벤치 빅맨 도만타스 사보니스가 발목 부상을 당해 라커룸으로 향했지만 인디애나는 필라델피아의 공세를 막아냈다. 3월 들어 인디애나는 7일 유타전의 104실점 제외 모든 경기에서 100실점 미만을 기록했다. 즉 팀 수비가 좋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 덕분에 3월의 인디애나는 높은 득점력이 필요치 않았다. 월별 평균 득점은 3월 98.4득점으로 가장 낮지만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공격력은 가장 낮은 3월

인디애나의 월별 야투율 비교에서 3월의 43.9%는 확연하게 가장 낮다. 13일 현재 리그 5위의 시즌 야투율 47.6%과 비교해도 현격히 낮다. 3월 리그 팀들 중 26위의 야투율이기도 하다.

또한 턴오버도 시즌 평균 13.6턴오버보다 높은 3월 14.7턴오버다. 3월 동안 인디애나가 공격 진영에서 더 잘하고 있는 부문이라면 공격 리바운드 정도다. 시즌 평균 9.4개 대비 3월은 10.7개를 쟁취하고 있다.

선수 개인별로 봤을 때 에이스의 위력이 가장 떨어진 달이기도 하다. 시즌 평균 23.6득점의 빅터 올라디포(26)는 3월 현재 19.4득점을 기록 중이며 내용도 자신의 월별 기록 중 가장 낮다.

이런 에이스의 하락 부분을 메워준 선수들로는 센터 마일스 터너(22)와 가드 코리 조셉(17)이 있다. 터너는 시즌 평균 13.8득점 대비 3월 현재 16.4득점을 기록 중이며, 조셉은 시즌 8.2득점 대비 3월 12.1득점을 기록 중이다. 터너는 13일 위력적인 필라델피아 센터 조엘 엠비드를 상대하면서 팀 최다 25득점을 올렸다.

NBA닷컴에 따르면 인디애나는 100포제션 당 107.3득점으로 리그 10위의 공격지표를 기록 중이다. 반면 3월 안으로 한정할 경우엔 리그 27위(101.3)에 그쳐 있다.

▶공격력 하락을 상쇄하고 남은 수비력 상승

시즌 동안 100포제션 당 105.3실점을 기록 중인 인디애나는 수비지표 리그 11위에 있다. 이에 비해 3월 동안엔 100포제션 당 99.0실점을 기록하며 해당 기간 리그 2위에 올랐다. 3월의 수비지표 1위 유타 재즈(92.0)와 3위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99.9)가 최근 6연승과 10연승의 급상승세를 타는 이유와도 같다.

인디애나가 이렇게 좋은 수비를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사실 놀라운 일이긴 하다. 어떤 위력적인 신체 조건을 가진 선수가 딱히 없는 가운데 뽑아내고 있는 실적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팀원 전체의 부지런한 움직임과 민첩한 반응이었다.

13일 필라델피아는 인디애나의 40.0%보다 좋은 46.7% 야투율을 기록했지만 졌다. 야투 시도 자체에서 75-95, 20회의 차이가 났기 때문에 야투 성공에서는 35-38의 열세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런 이유는 공격 리바운드에서 7-14로 밀렸고, 턴오버에서 21-9로 크게 밀렸기 때문이다. 스틸에서 인디애나가 13-3으로 완벽하게 이겼다.

원래 필라델피아는 리그에서 턴오버를 4번째(15.9)로 많이 범하는 팀인데 인디애나가 그 허점을 잘 공략했다. 엠비드가 50% 야투율로 29득점을 올렸지만 엠비드의 존재로 인디애나의 수비 진영은 흔들리지 않았으며 엠비드로부터 나오는 볼과 엠비드에게 들어가는 볼을 잘 끊어 챙겼다. 엠비드는 이 경기에서 8턴오버를 기록했다.

3년차 센터 마일스 터너는 이제 공격과 수비 양쪽에서 핵심적인 인물이 됐다. ⓒAFPBBNews = News1
3월 들어 인디애나는 수비에 관한 모든 항목에서 시즌 평균보다 상승한 실적을 냈다. 원래 괜찮았던 상대방 야투 단속과 턴오버 유발은 더욱더 상승했고 하위권이던 수비 리바운드 점유율은 3월 동안 리그 상위권에 올라 있다.

▶앞으로의 기복 관리가 관건

최근 좋은 모습의 인디애나지만 불과 얼마 전 2월 마지막 2경기 때만 해도 인디애나는 우려의 시선을 받는 팀이었다. 별다른 인원 공백이 없었음에도 리그 꼴찌를 다투는 댈러스 매버릭스와 애틀란타 호크스에게 패배를 당했었기 때문이다.

그 당시의 경기 모습은 실로 나사가 빠졌다는 표현이 어울렸다. 주의 산만한 모습이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 언제 그랬느냐는 듯 빠릿빠릿한 수비 진영 움직임을 통해 강력한 3월 행진을 잇고 있다.

이런 인디애나에게 이제 고비의 구간이 왔다. 오는 15일 홈에서 지구 1위 토론토 랩터스를 상대한 후 17일에는 원정에서 5위 워싱턴 위저즈를 상대해야 한다.

현재 인디애나가 강점으로 보여주고 있는 수비 위력은 코트 위 선수 전원의 부지런함과 기민함이 전제돼야 한다. 수비 성과가 공격 성과보다 지속력이 강하긴 하지만 인디애나의 수비 성과가 급하게 무너질 수도 있는 이유가 팀 전원의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요한 이때 사보니스의 부상 타격은 꽤 클 수 있다. 그래도 만약 인디애나가 최근의 수비 집중력을 떨어트리지 않으며 공격 진영 성과를 다시 평소대로 끌어올린다면 성적 유지 가능성은 충분하다.

2013~14시즌 지구 1위로 마감했던 이후 인디애나의 최고 지구 순위는 최근의 2시즌 연속 7위였다. 이랬던 인디애나가 오랜 스타를 트레이드로 보낸 뒤 이룩하고 있는 현재의 실적은 누구 한 명의 위력으로 설명하기 부족한 팀 차원의 성과다. 그리고 그 팀 차원의 수비력이 앞으로 인디애나의 경기 승패에 큰 갈림길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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