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디온테 버튼과 두경민이 하위권 전력으로 꼽힌 DB를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DB는 11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69-79로 패했다.

그러나 같은날 2위 KCC가 삼성에게 나란히 덜미를 잡히면서 DB는 매직넘버 1을 삭제, 시즌 37승16패로 남은 최종전 결과에 관계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6시즌 만에 이룬 쾌거이며, 팀 통산 5번째 정규리그 우승이다.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DB는 하위권 전력이라는 냉정한 평가를 받았다. 지난 시즌 5위에 오르기는 했지만 26승28패로 5할 승률에 미치지 못했고,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선수들이 체력적 한계를 노출해 하락세가 뚜렷했다. 또한 시즌이 끝난 뒤 허웅이 상무에 입대한 가운데 은퇴 시즌을 선언한 김주성 역시 전성기의 기량을 기대하기 힘든 상태였다.

KBL 제공
그러나 새로운 구심점이 등장했다. 바로 버튼과 두경민이 다이내믹 DB의 돌풍 중심에 섰다.

두경민은 프로 5년 차를 맞아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경희대 빅3로 꼽히며 프로에 화려하게 데뷔하기는 했지만 두경민은 김종규, 김민구에 가려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했다. 뛰어난 공격력을 갖춘 반면 슛 셀렉션이 좋지 못했고, 동료들을 살피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시즌에도 평균 9.8점 2.5어시스트 1.9리바운드로 허웅과의 시너지를 확실하게 내지 못했다.

그러나 두경민은 올시즌 평균 16.4점 3.9어시스트 2.9리바운드를 기록하는 전천후 활약으로 그동안 부딪혔던 한계를 뛰어넘는데 성공했다. 이상범 감독의 믿음 속에서 에이스의 역할을 부여받았으며, 과감하고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통해 본인의 강점을 더욱 확실히 살리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두경민에게도 위기의 순간이 있었다. 순위 싸움이 치열한 시즌 막판 태업 논란의 중심에 섰고, 결국 이상범 감독의 결정으로 4경기 연속 코트를 밟아보지도 못했다. 농구 팬들의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를 통해 두경민 역시 많은 것을 반성하고 깨달았다. 동료들 및 농구 팬들 앞에서 진심을 담은 사과와 함께 누구보다 코트에서 열심히 뛰겠다는 다짐을 남겼다. 플레이오프에서 이같은 약속을 지켜낼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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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경민이 놀라운 기량 향상을 통해 국내선수MVP에 바짝 다가섰다면 외국선수MVP는 버튼이 사실상 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독보적인 모습을 보였다.

버튼은 올시즌 53경기에서 23.6득점 8.5리바운드 3.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최고의 해결사 역할을 수행해냈다. 특히 경기 막판 더욱 폭발적인 득점력을 뽐내며 클러치 능력에서는 역대에 손꼽힐 만한 능력을 발휘했다.

당초 이상범 감독은 버튼을 언더사이즈 빅맨으로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NBA라는 큰 무대에 도전하기 위해 버튼이 가드 포지션을 맡겨달라는 부탁을 남겼다. 이 감독도 고심 끝에 이를 수락했는데 결과적으로 포지션 전향은 신의 한 수가 됐다. 지도자의 신뢰 뿐 아니라 그 믿음에 부응한 선수 역시 박수받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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