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파이널의 잠재력을 가진 경기가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각) 펼쳐졌다.

동부지구 1위 토론토 랩터스의 홈에 서부지구 1위 휴스턴 로켓츠가 방문한 경기였다. 미리 보는 파이널이라는 간판이 무색하지 않게 흥미 있는 전개가 나왔고 108-105로 토론토에게 접전 승리가 돌아갔다.

이 경기에 돌입하기 전까지 휴스턴은 이번 시즌 리그에서 가장 긴 17연승을 쌓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휴스턴을 토론토가 막아서며 자신들의 7연승을 챙겼다.

휴스턴과의 첫 대결에서 슈팅 부진을 겪었던 카일 라우리였지만 2번째 대결에서는 막기 힘든 슈팅 감각을 뽐냈다. ⓒAFPBBNews = News1
휴스턴에게는 토론토에게 당한 시즌 2패째가 됐다. 반대 지구 팀끼리는 시즌 당 2경기만 치르기 때문에 토론토는 휴스턴에게 시즌 시리즈 스윕을 거둔 셈이다. 차이가 있다면 휴스턴이 11월에 당했던 113-129 대패 때는 스타 가드 크리스 폴이 없었다. 반면 이번 10일 경기는 폴이 출전한 가운데 3점차 석패를 당했다.

어쨌든 만약 이 두 팀이 6월 NBA 파이널에서 부딪히게 된다면 시즌 전적은 분명 참고 사항이 될 수밖에 없다. 휴스턴의 최근 17연승을 멈춘 팀, 11월 휴스턴의 6연승을 멈췄던 팀도 토론토였다. 그렇다면 정말 토론토에는 휴스턴의 훼방꾼이 될 힘이 있는 것일까.

▶벤치 힘을 보여준 토론토

올시즌 토론토는 리그 최고라 할 수 있는 벤치의 힘을 과시해 왔으며 휴스턴을 상대로도 효과가 있음을 증명했다.

우선 11월 맞대결에서는 벤치 득점 50-23으로 압도적인 토론토의 우세가 나왔다. 한편 3월 맞대결에서는 28-22로 근소하긴 하지만 역시 토론토가 앞섰다.

휴스턴은 평상시 벤치 인원들을 주로 주전 가드 폴이 이끄는 전략을 택한다. 때문에 폴이 없던 11월 맞대결에서 크게 밀린 이유를 추론할 수 있다. 반면 이번 3월 맞대결에서는 폴이 벤치 인원들을 이끌었지만 썩 효과를 보지 못했다. 토론토 벤치 인원들의 압박이 강했기 때문이다.

특히 토론토 벤치 가드 프레드 밴블릿의 활약이 돋보였다. 폴에 대한 적극적인 수비로 폴에게서 실수를 이끌어 내거나 폴의 의도를 접게 만드는 모습들이 나왔다. 이 탓에 평소 코트 위에 있을 때 8.6점차의 마진을 내던 폴은 이 경기에서 -6점차의 적자를 냈다.

사실 10일 경기에서 토론토 벤치 인원들의 득점 효율성은 썩 좋지 못했다. 42.9%의 야투율에 3점슛도 12회 시도 중 4개만 넣었다. 하지만 토론토 벤치의 힘은 공격보다 수비에서 돋보이며 휴스턴에게도 통하는 모습이 나왔다. 서로 벤치 인원이 많이 섞인 시간에는 토론토의 우세 분위기가 강했다.

▶제임스 하든에 뚫리고도 거둔 승리

이번 시즌 MVP 경쟁 선두주자 제임스 하든은 10일 경기에서 본인의 할 바를 거의 다했다. 마지막 공격 기회에서 던진 3점슛이 안 들어갔을 뿐 4쿼터 9점차까지 뒤졌던 경기를 접전으로 만든 데에는 하든의 공이 컸다. 68.2%의 야투율로 올린 40득점이 어느 정도 이를 뒷받침해 준다.

반면 11월 맞대결에서의 하든은 38득점을 올렸었지만 32.0%의 야투율에 그쳤다. 또한 9턴오버도 범했다. 즉 11월의 설욕을 풀고자 분전했던 하든의 공세를 토론토가 버틴 셈이 됐다.

한편 10일 경기 전반전은 토론토가 하든에 대해 제법 준비를 해왔다는 평가가 나왔다. 야투율 60%로 14득점을 내주긴 했지만 평소 10회 가량의 자유투를 던지는 하든에게 단 3구의 자유투 기회만 내줬다.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토론토는 전반전을 58-43으로 넉넉하게 마칠 수 있었다.

그리고 하든을 포함, 휴스턴의 절대 강력한 3인 조합 전적에 토론토가 흠집을 더했다. 하든과 폴에 센터 클린트 카펠라가 더해진 이 3인 조합은 10일 경기 전까지 34승1패라는 엄청난 전적을 쌓고 있었다. 그 1패도 이번과 마찬가지로 접전 패배로 1월27일에 치른 뉴올리언스전이었다.

만약 휴스턴이 토론토를 다시 만난다면 폴의 활약상이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AFPBBNews = News1
▶상성이라 할 만한 뚜렷한 징후

단 두 경기의 표본이지만 이 두 팀 사이에 확연하게 기운 숫자는 없다. 슈팅 정확도에서 토론토가 줄곧 우위를 가지긴 했지만 나머지 턴오버와 리바운드 등의 공격 기회 쟁탈전에서는 서로 번갈아 우열이 나왔다.

일단 슈팅을 보자면 3점슛에서 휴스턴이 계속 열세를 가졌다. 11월에는 39회 시도 중 12개(30.8%) 성공, 3월에는 27회 시도 중 9개 성공(33.3%)을 기록했다. 자신들의 시즌 성과인 42.1회 시도 및 36.6% 성공률에 모두 못 미치는 결과다.

반면 토론토는 두 경기 연속 자신들의 시즌 3점슛 성과보다 좋은 결과를 봤다. 11월 경기에서는 30회 시도 중 14개(46.7%)를 성공, 3월 경기에서는 38회 시도 중 15개(39.5%)를 성공시켰다. 현재까지 토론토의 3점슛 시즌 성과는 32.9회 시도에 35.4% 성공률이다.

10일 현재 리그에서 3점슛을 가장 많이 던지는 팀이 휴스턴이고 3번째가 토론토다. 그리고 성공률에서는 휴스턴이 12위이며 토론토가 21위다. 즉 시즌 성과 비교에선 휴스턴이 앞서지만 경기 맞대결 실적은 토론토가 앞선다. 특히 2번째 맞대결에서는 페인트 구역 득점에서 휴스턴이 62-42의 우위를 가졌지만 외곽 슈팅에서 차이가 컸다.

▶토론토와 휴스턴이 여름 파이널에서 만날 가능성

이 두 팀이 앞으로 맞붙게 된다면 6월 파이널에서만 만날 수 있다. 때문에 이 두 팀 사이의 상성 관계를 따지기 전에 두 팀의 파이널에서 만날 현실성을 따져볼 필요도 있다.

각각 10일 현재 지구 1위에 올라 있기 때문에 플레이오프에서 파이널까지 올라갈 가장 유리한 고지에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지구 결승 시리즈까지 홈코트 우위가 보장된 지구 1위가 파이널에 도달하는 전례는 생각보다 적다.

당장 2010년대를 봤을 때 2009~10시즌부터 2016~17시즌까지 플레이오프에서 각 지구의 시즌 1위 16개 팀 중 파이널까지 올라간 경우는 반도 안 되는 7개 팀이다. 즉 지난 3시즌 연속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서부 지구 1위로서 파이널에 올라갔던 일이 대단한 것이지 지구 1위의 파이널 행은 따 놓은 당상의 차원이 아니다.

그럼에도 현재 토론토와 휴스턴은 팀 전력을 보여주는 숫자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우선 우승 후보로 꼽을 때 사용하는 공수지표 균형에 있어 만족시키고 있다. NBA닷컴에 따르면 100포제션 당 득실점의 리그 순위에 있어 토론토는 공격지표 5위(110.9) 및 수비지표 3위(102.6)에 올라 있다. 휴스턴은 공격지표 2위(113.4)와 수비지표 10위(104.6)다.

현재 이 공격 및 수비 지표 양쪽에서 동시에 리그 10위 이내에 드는 팀은 휴스턴, 토론토, 골든스테이트, 이렇게 3개 팀뿐이다. 또한 이들이 경기 당 점수 마진에서 나머지 팀들과 확연한 차이로 선두권을 형성 중이다. 휴스턴(8.7점차), 토론토(8.6점차), 골든스테이트(8.1점차) 순이다. 그리고 휴스턴은 골든스테이트에 시즌 맞대결 2승1패로 마감하며 플레이오프에서 만날 때 밀리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맞대결의 주목도는 높았다. 그리고 그 결과는 아슬아슬하게 토론토의 승리로 결정 났다. 일단 현재까지의 결과는 토론토가 우위에 있다고 말해준다. 하지만 결국 만나게 된다면 약 3개월 후에야 만나게 될 팀들이기에 단언하기는 불가능하다.

또한 양 팀에게 맞대결 동안 약간의 인원 공백이 있던 변수도 감안해야 한다. 그래도 시즌 동안 휴스턴이 토론토 상대로 외곽 슈팅에 고전했던 것을 극복할 수 있을지 체크해 놓을 가치는 있다. 무엇보다 토론토 벤치가 플레이오프 높은 무대에서 힘을 쓸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한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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