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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성남=이재호 기자] “모든 게 그대로다. 10년전 선수로 뛰었던 팀에 감독으로 돌아와 참 영광스럽다.”

성남 축구의 가장 화려했던 때라면 역시 2006년 K리그 우승을 했던 2000년대 중반이다. 당시 우승멤버였던 남기일(44) 감독은 2008년을 끝으로 성남을 떠난 후 딱 10년만에 다시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으로 돌아왔다.

1997년 부천SK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해 한국축구에 전술적으로 큰 영향을 준 발레리 니폼니시 감독의 지도 아래 공격수 남기일은 성공적인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강한 파워를 바탕으로 한 쉴새 없는 돌파로 '탱크'라는 별명으로 유명했던 남기일은 2000년대 중반 성남 일화의 최전성기를 이끈뒤 2010년 선수 은퇴를 했다.

고향 연고팀인 광주FC 코치부터 감독대행을 거쳐 정식감독까지 승격해 2014년 약체팀 광주를 이끌고 기적같은 1부리그 승격을 해내며 남기일은 K리그 젊은 감독 중에서도 선두에서 주목을 받았다. 2017년 중반 사퇴한 뒤 반시즌 동안 휴식을 가진 남기일 감독은 지난해 12월 성남FC의 신임 감독으로 선임되며 10년만에 귀환했다.

그라운드 안이 아닌 밖에서 감독이라는 직함을 달고 성남에 돌아온 남기일 신임 감독을 만나 안팎으로 내홍이 겹쳤지만 여전히 ‘K리그 최다 우승클럽’인 성남FC를 어떻게 끌고 나갈 것인지 성남탄천종합운동장에서 얘기를 들어봤다.

  • 프로축구연맹 제공
▶일화 시절의 화려함 잊고…시민구단 현실 직시해야

2000년대만 해도 성남 일화의 축구는 기업구단으로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K리그와 아시아 무대를 평정했다. 강했고 화려했다.

당시 선수였기에 누구보다 성남의 지난 영광을 잘 기억하는 남기일 감독은 “감회가 남다르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와는 사정이 다르다. 2014년 성남FC로 시민구단 전환 후 성남 일화 시절의 화려함이 시민구단에도 이어질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시민구단이 기업구단처럼 하려고 무리해서는 곤란했다”며 성남FC의 현실에 대해 언급했다.

지난 1년 반 동안 성남은 김학범 감독 체재를 지나 2명의 감독대행, 박경훈 감독까지 거친 후 올 시즌 남기일 체재로 새 출발한다. 2014년 FA컵 우승도 차지했던 성남은 그 사이 K리그1(1부리그)에서 K리그2(2부리그)로 강등됐고 어느새 K리그2 2년차가 됐다.

남기일 감독 선임 후 마침 성남 시의회에서 70억원의 예산을 15억원으로 줄이는 예산 삭감은 물론 소속 선수 남준재와의 연봉 미지급 청구 소송, 최근에는 이석훈 대표이사의 사임까지 수많은 일을 겪었다. 남기일 감독이 감당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넘어섰다.

“솔직히 이렇게 어려울 줄은 몰랐다. 하지만 워낙 어려웠던 광주FC를 이끌고 승격도 해봤던 경험이 있다. 시민구단을 운영하는 지혜가 있고 성남에겐 한 번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 본다. 사실 그전부터 시민구단이면 시민구단다운 운영과 접근 방식이 필요했다. 나 역시 좋은 선수를 영입하고 싶고 바로 성적을 내고 K리그1으로 가고 싶지만 현실을 직시해야한다. 이건 성남 구단이든 선수든, 팬들이든 모두 받아들여야하는 현실이다.”

  • 성남 일화 시절, 선수 남기일의 모습. 연합뉴스 제공
▶“기대치 낮지만 광주도 승격 예상한 사람 없었다”

남기일 감독은 취임 후 인터뷰, 미디어데이 등에서 줄곧 ‘성남만의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내실을 다지고 팬과 선수들이 함께 가는 팀, 승격이 중요하다. 광주 시절 힘겹게 승격을 했지만 광주 시민들 중에 팀이 1부에 있는지, 2부에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팬과 함께 승격했다면 더 오래 잔류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게 지나고 나니 드는 생각이다. 성남도 결국 함께 가야한다. 경기 후 팬들과 소통, 함께하는 문화를 만들어 선수단이 먼저 팬들에게 다가가게 할 것이다.”

남기일 감독하면 광주시절 공격과 수비의 간격을 좁히면서도 짧은 패스로 풀어가는 축구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승격에 성공하고 K리그1에서도 통하는 축구를 보여준 바 있다.

그는 일관성 있는 축구를 지향한다. 축구 철학이라고 볼 수 있다.

남 감독은 “훈련장에서 선수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주문이 ‘공이 우리 진영에 오지 않게 하라’와 ‘상대진영에 공이 있게 하려면 전방에서부터 압박해야한다’는 것이다"면서 “이기고 있든 지고 있든 일관성 있는 축구를 하다보면 골 기회를 많이 만들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디어에서나 팬들 모두 성남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졌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구단 안팎으로 시끄럽지 않은가. 하지만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그건 스포츠가 아니다. 제가 이끌던 광주, 지난 시즌의 경남은 그 누구도 승격을 예상하지 않았다. 경험해보니 승격이란 ‘포기하지 않는 팀’이 얻는 성과였다.”

  • 프로축구연맹 제공
▶ 유명해질 선수는 많다…중요한 건 ‘성장하고 있느냐’

미디어와 팬들은 인내심이 부족하다. 구단 수뇌부 역시 마찬가지다. 언제나 ‘시간을 주겠다’고 하지만 여론의 압박에 못 이겨, 혹은 내부사정으로 파리목숨 취급 당하는 것이 감독의 운명이다.

당장 K리그2만 해도 안산과 부천, 그리고 부득이한 사정(감독 사망)이 있었던 부산을 제외하곤 7개팀이 2018시즌 새 감독 체재로 시작한다.

“원하는 축구를 할 수 있는 시점은 1년인데 1년까지 기다려주지를 못한다. 새 감독이 왔으니 당장 바뀌길 원한다. 4,5월이면 제가 원하는 축구와 결과를 내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당장 성적내야 한다는 압박은 없다. ‘팀’을 만들고 싶다. 성남에는 지금은 유명하지 않아도 조금만 있으면 유명해질 선수들이 많다. 그 선수들의 성장을 더 빨리 만들어주는 게 내 역할이다.”

남기일 감독은 “행여 제가 일찍 그만두더라도 새로운 감독이 왔을 때 ‘괜찮은 선수 많네’라고 말하게 하고 싶다"는 소망이다.

“가장 중요한 건 ‘선수들이 성장하고 있느냐’이다. 선수들이 성장하면 자연스럽게 상대를 제압할 것이고 승점도 따고 그러면 승격도 된다. 튼튼하고 강한 팀이 되어야만 승격을 해도 버틸 수 있다. 선수들의 성장이 더 빨리되게 하는 것이 성남 감독의 역할이자 궁극적 목표다.”

-스한 위클리 : 스포츠한국은 매주 주말 ‘스한 위클리'라는 특집기사를 통해 스포츠 관련 주요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이 기사는 종합시사주간지 주간한국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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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8/03/10 07: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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