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득점과 연승, 스타 선수로서 누릴 수 있는 황금 조합을 최근 앤써니 데이비스(25·뉴올리언스 펠리컨스)가 누리고 있다.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각) LA 클리퍼스 상대의 경기에서 데이비스는 팀의 121-116 접전 승리를 이끌었다. 뉴올리언스는 최대 20점 차로 앞섰던 경기를 4쿼터 막판 역전까지 당하며 위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결국 다시 동점과 재역전으로 이끈 선수가 데이비스였다.

최근 데이비스는 강력한 득점력으로 영웅이자 승리자가 되고 있다. ⓒAFPBBNews = News1
이 경기에서 데이비스는 54.8% 야투율을 통해 총 41득점을 올렸다. 이 중 12득점이 4쿼터에 나왔으며 막판 5분 동안 8득점을 올렸다. 그런데 이런 활약이 새삼스럽지만은 않다. 2018년 들어 데이비스의 이런 고득점 활약은 제법 자주 나왔기 때문이다.

현재 뉴올리언스는 9연승 중이다. 그리고 이 9연승 중 5번에 걸쳐 데이비스는 40득점을 넘기는 대활약을 펼쳤다. 9연승 동안 데이비스의 평균 득점은 무려 37.7득점이다. 이런 기세에 힘입어 최근 데이비스의 MVP 후보 화제가 방송 매체 등을 통해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 데이비스는 구체적으로 얼마만큼 잘하고 있는 것일까. MVP 후보 거론이 그저 한 번 지나가는 말은 아닐까.

▶2018년 NBA 최고 득점자

7일 현재 시즌 최고 평균 득점자는 휴스턴 로켓츠의 제임스 하든(31.0득점)이다. 휴스턴은 현재 16연승으로 리그 최다 연승 타이를 이뤘으며 리그 정상 순위에 올라 있다. 이런 팀을 이끌고 있는 선수로서 하든의 MVP 수상을 의심할 여지는 현재로써 적다.

그래도 이런 와중에 데이비스의 MVP 후보 이야기가 나온 데에는 최근 워낙 활약이 드높기 때문이다. 달력이 바뀐 2018년부터 기준을 두자면 리그에서 가장 높은 득점을 올리고 있는 선수가 데이비스다.

1월1일부터 현재까지 데이비스는 26경기 동안 평균 31.2득점을 올렸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하든이 22경기 동안 29.3득점을 올렸다. 이를 통해 오랫동안 개인 평균 득점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던 야니스 아데토쿤보(27.2득점)를 제치고 데이비스가 2위로 올라섰다.

데이비스 개인 측면에서 2018년은 그 이전과 상당히 구별되는 경향이 있다. 당장 올시즌 데이비스의 40득점 이상 8경기가 모두 2018년에 나왔다.

그리고 종전에 데이비스의 40득점 이상 경기가 많이 나왔던 해는 6경기의 2016년이었다. 아직 두 달을 조금 넘긴 시점에서 데이비스가 대단한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시즌 단위로 볼 경우엔 2016~17시즌의 8경기와 함께 가장 많은 40득점 이상 경기를 올시즌 남기고 있다.

▶갑작스런 동료의 공백을 효과적으로 채운 데이비스

데이비스가 2018년에 고득점 경기를 많이 가진 이유는 올스타 동료 드마커스 커즌스(28)의 부상 공백과 깊은 연관이 있다. 1월말 부상 전까지 평균 25.2득점을 올리고 있던 커즌스가 시즌아웃 부상으로 빠지면서 데이비스에게는 큰 짐이 맡겨지게 됐다.

커즌스가 뛰었던 때까지 데이비스는 55.3% 야투율을 통해 평균 26.5득점을 올렸었다. 이에 비해 커즌스가 빠지기 시작한 1월29일 경기부터는 50.1% 야투율을 통해 평균 33.1득점을 올리고 있다. 그리고 현재 9연승 중에는 53.2% 야투율을 통해 평균 37.7득점이다.

물론 야투율 하락 등 효율성 저하는 일어났다. 하지만 강력한 득점원 동료가 빠진 것으로 인한 견제의 집중이 늘면서 쉬운 기회가 줄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상당한 효율성을 유지하고 있다 봐야 한다. 그리고 늘어난 자유투를 감안하면 전체 득점 효율성은 득점 활동량 증가 대비 떨어졌다 보기 힘들다.

이제 데이비스는 페인트 구역에서 가장 무서운 선수가 됐다. ⓒAFPBBNews = News1
▶득점 위력의 원천은 어디일까

미드레인지 공략 비중이 높던 최근 시즌들과 달리 이번 시즌 데이비스는 페인트 구역에 대해 부쩍 강한 공략 의욕을 보여주고 있다. 페인트 구역 득점 비중이 이전 2시즌 동안 각각 45% 근처였다면 올시즌은 53.9% 비중으로 늘었다.

물론 신인 때에 페인트 구역 득점 비중(65.7%)이 가장 높았지만 그때와 올시즌은 데이비스의 임무와 역할 자체가 다르다. 레이업과 덩크 외에도 훅을 위시로 한 근거리 슈팅 터치를 이용해 수비의 저항을 넘어 해결하고 있다. 데이비스의 페인트 구역 야투율 변화를 시즌별로 보면 다음과 같다.

올시즌 페인트 구역 득점이 가장 많은 선수는 아데토쿤보(15.8득점)다. 그리고 그 다음이 데이비스(15.2득점)다. 그런데 기간을 최근 한 달간, 즉 9연승이 시작된 2월11일부터 본다면 데이비스는 무려 20.4득점을 페인트 구역에서 올리고 있다. 9연승 동안 데이비스의 페인트 구역 야투율은 66.2%에 달한다.

그리고 이제 3점슛이 데이비스의 정규 무기가 됐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올시즌 경기 당 2.2회의 3점슛 시도를 35.4%만큼 성공시키고 있다. 또한 9연승 중에는 3.4회 시도에 성공률이 41.9%에 달한다.

덕분에 미드레인지에서 30.8%에 그치는 약세를 보여도 강력한 득점 위력을 보이고 있다.

▶얼마나 지속될까

종전 데이비스가 맛본 최고의 팀 성적은 3년차 2014~15시즌에 45승37패(승률 54.9%)로 서부지구 8위에 올랐던 때였다. 현재의 36승26패(승률 58.1%)는 데이비스가 2번째로 누리고 있는 5할 이상 팀 승률이다.

만약 현재의 지구 4위 순위가 유지된다면 플레이오프 1라운드 홈코트 우위도 차지할 수 있다. 때문에 데이비스에게는 계속된 분전의 동기와 의지가 충분하다 볼 수 있다.

데이비스는 7일 경기 하프타임 전에 갈비뼈 쪽 타박상을 입고 라커룸으로 들어가며 우려를 샀다. 하지만 다시 돌아와 후반전에만 31득점을 올리는 맹활약을 했다. 이전 시즌마다 각종 부상으로 잦은 공백을 보였던 전력 때문에 여전히 건강의 의심을 받고 있지만 부상을 피하지 못할 것도 없다.

현재 데이비스의 득점 과정을 보면 양질의 활약이 계속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해 볼 수 있다. 강력한 페인트 공략과 많은 자유투 획득은 설령 외곽 슈팅이 말을 듣지 않더라도 차근차근 득점을 쌓을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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