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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안양실내=박대웅 기자] “욕심 부린다고 될 일인가요?”

추승균 감독이 정규리그 1위에 연연하기보다 KCC만의 색깔을 되찾는 것을 남은 기간 목표로 설정했다.

KCC는 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와의 6라운드 마지막 맞대결에서 79-75로 승리했다.

이로써 KCC는 34승17패를 기록, 선두 DB와의 승차를 2경기로 좁히며 정규리그 1위의 희망을 내려놓지 않았다. 3위 현대모비스와의 승차도 1경기로 벌려 4강 직행 싸움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잔여 일정이 3경기 뿐이기 때문에 정규리그 우승이 호락호락한 상황은 아니다. DB가 2승을 추가하는 순간 KCC의 우승 꿈은 그대로 물거품이 된다.

그러나 DB가 1승2패에 그치고 KCC가 전승을 챙긴다면 드라마 같은 역전이 가능하다. 승률이 동일해지는 가운데 시즌 맞대결 역시 3승3패로 우위를 가리지 못했지만 득실 차에서 KCC가 +3점 앞서있기 때문이다. 또한 확률은 극히 희박하지만 DB가 3연패에 빠진다면 KCC가 2승1패를 하더라도 1위의 주인공이 마지막 순간 바뀌게 된다.

KCC로서는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가 DB의 품에 안기더라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만 한다. 3위 현대모비스와 1경기, 4위 SK와도 1.5경기 차에 불과해 2위 자리도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규리그 2위 역시 역사에 이름을 새길 수는 없지만 플레이오프 6강을 거치지 않는 확실한 메리트가 있는 자리다.

추승균 감독을 비롯한 KCC 선수단도 남은 3경기 동안 최선을 다해 전승을 챙긴 뒤 하늘이 정해준 운명을 받아들이겠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3승을 목표로 하는 이유가 단지 1위에 오르거나 2위를 수성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이미 KCC는 추승균 감독 부임 직후인 2015~16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고도 챔피언결정전에서 오리온에게 패해 눈물을 삼킨 경험이 있다. 때문에 더욱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를 누구보다 제대로 인지하고 있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정신력을 재무장해 올시즌 마지막 순간만큼은 반드시 웃겠다는 각오다.

추승균 감독은 전날 KGC인삼공사전을 앞두고 “모비스가 6일 경기에서 DB에 패했는데 가급적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한다. 선수들이 다들 조바심을 가지기 때문이다”며 “경쟁팀의 결과보다 우리 스스로가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4일 오리온에게 패한 것을 포함해 1위 팀을 따라붙으려 하면 무너지는 경우가 잦았다. 선수들에게도 경기 전 우리의 경기를 하자는 말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 후에도 추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평소 분위기를 많이 탄다. 한 경기를 지면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는 편이다”고 운을 뗀 뒤 “(오)세근이와 (양)희종이가 안 나왔지만 상대 핵심 선수들이 빠졌을 때 오히려 어려움을 겪은 적이 많아서 마음을 놓지 말자고 했다”며 정규리그를 마칠 때까지 이러한 마음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또한 정규리그 우승에 대한 욕심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욕심을 부린다고 해서 되나”라고 반문한 뒤 “그렇게 욕심을 부리면 꼭 지더라. 우리와 DB 모두 3경기씩 남았는데 우리만의 플레이를 해야 한다. 그랬을 때 결국 플레이오프에서 잘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팀의 간판 이정현 역시 추 감독과 같은 의견을 밝혔다. 이정현은 “1위 자리를 신경 쓰다가 치고 올라갈 수 있을 때 3번쯤 주저앉았다. 선수들이 너무 정규리그 순위에 연연하다보니 제 플레이가 안 나오고 조급했다”며 “우리로서는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겨놓고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나머지 3경기에서 KCC만의 플레이를 다져서 플레이오프에 가는 것이 목표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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