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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안양실내=박대웅 기자] KCC 이정현이 친정팀 KGC인삼공사와의 올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도 활짝 웃었다.

KCC는 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79-75로 승리했다.

이로써 KCC는 34승17패를 기록, 선두 DB와의 승차를 2경기로 좁히며 정규리그 1위의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3위 현대모비스와의 승차 역시 1경기로 벌려 4강 직행 싸움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특히 KCC는 KGC인삼공사와의 올시즌 6차례 맞대결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는 기쁨을 누렸다. 바로 이정현의 맹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정현은 불과 지난 시즌까지 KGC인삼공사 유니폼을 입었던 선수다. 2010~11시즌 프로에 데뷔한 이후 7년(6시즌) 동안 KGC인삼공사에서 뛰며 두 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 한 차례 정규리그 1위를 이끌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을 마친 뒤 FA 자격을 얻은 그는 9억2000만원의 최고 보수 총액 대우를 받고 KCC에서 새롭게 농구 인생을 시작하는 결정을 내렸다.

샐러리캡이 존재하는 프로농구에서 높은 몸값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정현은 지난해 최하위였던 KCC가 시즌 종료를 앞둔 현재 정규리그 우승에 도전하고 있는 강팀으로 거듭나도록 맹활약을 펼쳤다. 평균 13.5점 3.0리바운드 4.0어시스트 1.4스틸은 지난 시즌(15.3점 3.0리바운드 5.0어시스트 1.8스틸)에 다소 미치지 못하는 기록이지만 여전히 베스트5에는 도전 가능한 활약이다.

특히 이정현은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더욱 뜨거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6경기 평균 17.5점 3.2리바운드 4.7어시스트 1.5스틸을 기록했으며, 경기당 무려 3.2개의 3점슛을 47.5%의 성공률로 적중시켰다.

전날 열린 마지막 6라운드 맞대결에서도 KGC인삼공사가 동점을 만들자 곧바로 위기에서 벗어나는 3점슛을 쏘아 올렸고, 이후에도 쐐기 외곽포를 연이어 꽂아 넣는 등 27점(3점슛 7개)을 폭발시켰다. 3점슛은 올시즌 한 경기 최다 기록이고, 득점은 최다 타이다. 종전 최다 기록 역시 KGC인삼공사와의 1라운드(27점, 3점슛 5개)에서 나왔다.

경기 후 이정현은 “오늘 상대가 주전 2명(오세근, 양희종)이 안 뛰어서 부담이 많은 경기였다”고 운을 뗀 뒤 “직전 경기를 못해 순위권 싸움에 영향이 있었는데 팀원들이 재미있게 농구를 하려 한 것이 잘 풀린 이유다. 팀 플레이가 잘 이뤄졌다”고 맹활약의 비결을 밝혔다.

또한 KGC인삼공사에게 특별히 강한 이유에 대해서는 “신인 때부터 몸담아서 7년 이상 뛰었던 팀이다. 상대팀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코트에 적응이 잘 돼있다. 감도 좋았던 것 같다”며 “워낙 친한 선수 많아서 원정이 아닌 홈에 온 기분이라 경기력이 더 좋은 것 같다”고 밝혔다.

취재진이 KGC인삼공사에게 한 번도 패하지 않은 점에 대해 언급하자 이정현은 “6번을 다 이겼지만 쉽게 이기진 않았다. 상대가 주전이 빠진 경기도 많았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인 뒤 “플레이오프에서도 만나고 싶다. 재미있는 경기가 될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공식 기자회견이 모두 종료된 뒤 이정현에게 추가적인 질문을 남겼다. 유독 친정팀을 자주 울리면서 절친한 옛 동료들의 원성은 없었는지, 또한 자유투 시도 때 나온 옛 팬들의 야유에 대해서는 솔직히 어떤 마음이 들었는지 궁금했다.

이정현은 “사실 (오)세근이나 (양)희종이 형, 코치님께서 적당히 하라고 연락을 준 적이 있다”면서 “가깝기 때문에 농담처럼 하는 말들이다. 코트에서는 오히려 잘 하라고 격려해 준다”며 여전히 깊은 친분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정현은 “친정 팬들의 야유는 내가 팀을 떠났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며 오히려 계속해서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는 이들에게 고마움을 드러낸 뒤 “사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워낙 많은 욕을 먹은 경험이 있기 때문에…”라며 머리를 긁적였다.

한편 이정현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정규리그 1위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자리에 연연하기보다는 KCC만의 강점을 살려 챔피언결정전 마지막 순간 웃고 싶은 바람을 드러냈다.

이정현은 “정규리그 1위를 해야 한다는 점에 신경을 쓰다 보니 치고 올라갈 수 있을 때 3번쯤 주저앉았다. 선수들이 너무 연연하면서 제 플레이가 안 나오고 조급했다. 우리로서는 자력 우승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겨놓고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이 기간 KCC만의 플레이를 다져서 플레이오프에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스한 이슈人 : 바로 이 사람이 이슈메이커. 잘하거나 혹은 못하거나, 때로는 너무 튀어서 주인공이 될 만한 인물을 집중 조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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