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써니 데이비스(25·뉴올리언스 펠리컨스)가 역사적인 기록지를 남겼다.

피닉스 선즈를 상대한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각) 경기에서 데이비스는 39분 동안 53득점 18리바운드 5블록을 남겼다. NBA 역사에서 한 경기에 50득점 15리바운드 5블록 이상을 남긴 선수는 데이비스가 처음이다.

그리고 이런 대기록과 함께 데이비스는 승리도 맛봤다. 125-116로 끝난 이 경기를 통해 뉴올리언스는 6연승을 기록 중이다. 27일 현재 34승26패(승률 56.7%)의 뉴올리언스는 NBA 서부지구 5위까지 올라왔다.

NBA 서부지구의 중위권은 현재 워낙 서로가 비슷한 성적이기 때문에 순위 변동이 심하다. 올스타 휴식기 때 8위에 걸쳐 있던 뉴올리언스가 3경기 만에 5위로 상승한 이유다.

최근 데이비스는 놀라울 정도의 기세로 팀의 승리에 기여하고 있다. ⓒAFPBBNews = News1
올스타 선발에 선정됐던 센터 드마커스 커즌스가 시즌아웃 부상을 당한 충격을 제법 잘 완화시킨 모습이다. 여기엔 최근의 전입생 선수들을 포함, 여러 선수들의 공적이 녹아 있는 한편 데이비스의 강력한 활약을 우선으로 꼽을 수 있다.

이를 바꿔 말하자면 데이비스의 강력한 활약이 승리로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반면 전에는 이런 상관관계가 약했던 경향이다.

▶데이비스의 커리어 중 가장 높은 승률

데이비스는 6시즌 내내 뉴올리언스 소속이다. 신인 때는 뉴올리언스 호넷츠 이름의 팀에서 뛰었고 2년차 2013~14시즌부터 펠리컨스로 명칭이 바뀌었다.

지난 5시즌 동안 뉴올리언스는 5할 승률로 시즌을 마감한 적이 딱 한 번, 2014~15시즌 때뿐이다. 당시 45승37패(54.9%)로 마쳤으며 현재 뉴올리언스는 그보다 높은 승률을 기록 중이다.

데이비스는 커리어 동안 참여한 모든 경기에서 177승212패(승률 45.5%)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올시즌은 31승23패(승률 57.4%)를 기록 중이다. 즉 커리어 중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는 셈이다.

▶6연승을 이끈 맹활약

27일의 53득점은 데이비스의 커리어 중 2번째로 높은 경기 득점이다. 가장 높았던 경기 득점은 2015~16시즌 2월 디트로이트전의 59득점이었다.

한편 데이비스의 경기 득점 중 상위 10위 안에 2018년 기록이 5경기나 들어 있다. 즉 최근 데이비스의 기세가 한껏 높다는 이야기다.

데이비스는 커리어 중 40득점 이상을 22경기에 걸쳐 남겼다. 그리고 그 중 7경기를 2018년에 남겼다.

뉴올리언스의 6연승 동안 데이비스는 평균 40.5분 동안 54.2%의 야투율로 41.5득점을 올렸다. 26일 밀워키전의 27득점을 제외하면 모두 38득점 이상의 고득점 행진이다. 15일 레이커스전에서는 18회 야투 시도 중 15개(83.3%)를 성공시키기도 했다.

올시즌 뉴올리언스는 데이비스가 40득점 이상 기록한 7경기 모두 승리했다. 반면 데이비스가 20득점 미만으로 그친 14경기에서는 3승11패였다.

사실 팀의 성적이 안 좋았던 시즌들에서는 데이비스의 고득점 활약이 승리로 잘 이어지지 않는 경향이 있었다. 바로 전 시즌만 해도 데이비스의 최고 경기 득점 10경기 전적이 5승5패였다. 이에 비해 올시즌은 8승2패다.

▶동료의 지원

커즌스의 공백으로 남은 선수들의 짐은 커졌다. 그 중 데이비스의 짐이 가장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데이비스가 전부 맡을 수는 없다.

이런 가운데 데이비스를 효과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는 선수가 즈루 할러데이(28)다. 26일 밀워키전의 연장전에서 가까스로 승리를 얻어낸 데에는 할러데이의 후반전 맹활약이 컸다. 이 경기에서 할러데이는 총 36득점 중 28득점을 하프타임 이후에 올렸다. 그리고 6연승 동안 기복 없이 꾸준히 20득점 이상을 올려주며 평균 25.3득점을 남겼다.

이런 데이비스와 할러데이의 주도적 활약 덕분에 나머지 선수들의 기복이 메워지는 효과가 나왔다. 트레이드 전입생 니콜라 미로티치(27)가 6연승 동안 평균 15.3득점을 올렸지만 기복이 있는 편이다. 이 외의 주력 선수들이 보인 기복도 큰 타격 없이 감춰질 수 있었다.

데이비스와 할러데이의 활약에 더해 팀 전원의 고른 공수 기여가 필요한 시즌 후반기다. ⓒAFPBBNews = News1
그래도 아직 22경기가 남아 있는 현재 동료들의 꾸준한 지원이 있어야 많은 승리가 쌓일 수 있다. 현재 데이비스의 활약은 계속해서 유지되기 힘들어 보일 정도로 높은 대역을 형성중이다.

▶팀을 이끄는 모습을 보여줄 기회

데이비스는 경력 초창기부터 괴물 같은 기록을 남겼다. 농구 기록지에 남긴 데이비스의 숫자들은 역사적으로도 높았다. 하지만 아직 데이비스가 겪은 플레이오프 경기는 단 4경기이며 모두 패했다. 즉 승리와는 인연이 많지 않은 선수로 인식됐다.

이런 분위기에서 기회가 왔다. 비록 커즌스의 부상은 안타까운 큰 불행이지만 데이비스에게 새로운 기점이 될 수 있다. 6연승은 데이비스 입단 후 뉴올리언스가 이룬 가장 긴 연승이다. 즉 데이비스에게 높이 올라갈 발판은 충분히 마련돼 있다.

여기에서 필요한 것이 부상이란 낙오 없이 선수들이 꾸준히 참여해주는 일이다. 현재 데이비스는 꽤 무거운 짐을 생각 이상으로 잘 부담하고 있다. 그리고 팀 전체적으로 수비가 최근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모습이 꾸준히 지속돼야 치열한 순위 싸움에서 뉴올리언스가 살아남을 수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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