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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우리 꼭 다시 만나", "나중에 봐."

나중에 볼 수 있을지 없을지 아무도 모른다. 언제는 한 팀으로 같이 뛰라더니 이렇게 다시 헤어지라는 것이 말이 되는지, 이들은 하염없이 울었다.

26일은 남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마지막 날이었다. 지난 1월 25일 북한 선수단 15명(선수 12명, 감독 1명)이 단일팀 구성을 위해 내려왔을 때는 어색한 분위기가 팽배했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고 이들은 둘도 없는 절친이 됐다. 단일팀은 이번 올림픽을 5전 전패로 마감했지만, 남북이 하나가 되어 세계 강호를 상대로 승부를 했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역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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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스웨덴과 7∼8위전을 끝으로 모든 경기를 마친 남북 선수 35명(한국 23명, 북한 12명)은 전날 폐회식에 함께 참석한 뒤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이별했다.

이날 북한 선수단은 오전 7시 30분에 출발했다. 7시 전후로 해서 북한 팀을 배웅하러 우리나라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이 모였다.

7시 30분쯤 아이스하키 여자 단일팀 세라 머리 감독도 모습을 드러냈다. 7시 45분에 원길우 북한 선수단장을 필두로 북한 선수단이 등장했다.

북한 선수단이 버스에 타는 동안, 이들은 서로의 이별을 아쉬워하며 눈물을 흘렸다. 서로를 안아주며 그렇게 한참을 울었다. 쉽게 보내지 못했다. 이들은 버스 창가로 서로 손을 흔들며 잘 가라고 이야기를 건넸다.

한국 선수들은 "언니, 그만 울어요. 안 울기로 했잖아"라고 하자 북한 선수들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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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팀 선수였던 우리나라 최지연은 "다들 정이 많이 들었다. 앞으로 보기 어렵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너무 이상하다"고 말했다.

단일팀을 지휘한 세라 머리 감독도 "3주 정도밖에 안 지냈는데, 이런 슬픈 감정이 드는 걸 보면 단일팀이 정말 특별했다고 느낀다"고 했다.

그 외에도 피겨스케이팅 페어로 출전했던 김주식은 "오랫동안 다 같이 있었는데 헤어지려니 섭섭하다"고 말했고 북한 쇼트트랙 윤철 감독 역시 "그동안 수고하셨다"며 말끝을 흐리며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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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잔=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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