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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름이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그럴 필요가 없다. 최선을 다한 레이스였다.

김보름, 노선영, 박지우는 19일 강릉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에서 3분03초76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팀추월 강호 네덜란드와 1조에서 경기를 펼친 한국은 박지우가 먼저 선두로 출발한 가운데 노선영과 김보름이 차례로 순서를 바꿔 역주를 펼쳤다.

그러나 결과는 아쉬웠다. 선수들 간의 호흡과 페이스 조절이 중요한 종목이지만 레이스 중반 선수들 사이의 간격이 벌어지기 시작했고, 끝내 준결승으로 향하는 티켓을 손에 넣지 못했다.

특히 노선영은 마지막에 멀찌감치 떨어져서 결승선을 통과했다. 숨을 고르는 동안 고개를 푹 숙인 그는 보프 더용 코치의 위로에도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한 채 짙은 아쉬움을 드러냈다.

노선영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가까스로 출전 기회를 잡았다. 대한빙산경기 연맹의 행정 착오로 자칫 올림픽 출전의 길이 막힐 뻔한 위기를 겪는 등 마음고생이 심했다.

노선영은 지난 12일 스피드 스케이팅 1500m에서 1분58초75를 기록해 최종 14위에 그쳤지만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인 동생 고 노진규를 위한 감동의 레이스를 펼치며 개인 올림픽 기록을 경신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록 팀추월에서 준결승에 오르지 못하는 아쉬운 성적을 남겼지만 그럼에도 노선영의 질주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동생 역시 흐뭇하게 바라볼 것이다. 고개 숙일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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