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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스피드스케이팅 최고의 라이벌 이상화(29), 고다이라 나오(32)가 저마다 소중한 존재를 위한 레이스를 펼친다.

이상화와 고다이라는 18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주요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꼽히는 여자 500m 대결을 벌인다.

두 선수는 지금까지 수많은 대결을 통해 라이벌 관계를 구축해왔다. 이상화가 먼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과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500m 2연패를 차지하며 빙속 여제로 떠올랐다면 고다이라는 이보다 다소 늦게 빛을 봤다. 하지만 소치 올림픽에서 무명에 가까웠던 고다이는 2016년부터 2017년 국제 및 일본 대회에서 금메달 24개를 목에 거는 등 최근 흐름으로만 놓고 보면 오히려 이상화보다 우위에 놓여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상화와 고다이라 나오는 이번 올림픽에서 소중한 존재를 위해 힘찬 레이스를 다짐했다.

먼저 이상화는 오빠 이상준을 비롯해 가족들을 가슴에 품고 경기에 임한다. 어린 시절 오빠의 손에 이끌려 빙상장을 찾아 스케이트를 신게 된 이상화는 일찌감치 압도적인 실력을 통해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상화와 오빠가 모두 스케이트를 타기에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고, 결국 오빠가 스케이트를 포기하며 가족들이 이상화를 전폭 지원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상화는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이같은 사연을 소개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오빠 뿐 아니라 어머니 역시 이상화가 힘들 때마다 곁에서 힘이 된 존재다. 이상화는 과거 본인의 SNS에 어머니의 따뜻한 격려의 문자를 공개하는 등 가족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해에는 그동안 뒷바라지를 해준 부모님께 전원주택과 아파트를 마련해주는 등 효녀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고다이라 나오는 친구를 가슴에 품고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달 23일 일본의 다수 매체들은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스미요시 미야코가 자택에서 사망한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가족의 뜻에 따라 사인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일본 내에서는 스미요시 지인의 SNS를 근거로 그녀가 평소 많은 고민을 안고 있었고, 일본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한 점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추정했다.

스미요시는 고다이라 나오와 신슈대 동기로 알려진 선수다.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두 선수는 나란히 일본 국가대표로 선발돼 빙판 위의 질주를 펼치기도 했다.

고다이라 나오는 지난달 됴쿄에서 열리 선수단 결단식 당시 “4년 동안 스미요시는 나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함께 했다.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고다이라는 스미요시 가족들로부터 그녀의 몫까지 열심히 해달라는 격려를 받았다. 그는 “스미요시가 내 가슴속에 남아 힘이 돼줄 것이라 생각한다. 올림픽에서 친구를 위해 제대로 내 힘을 발휘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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