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좋은 기세를 보여줬던 보스턴 셀틱스에게 최근 1주 정도의 기간은 좋은 기억으로 남지 못할 듯하다.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각)부터 12일까지 보스턴은 1승3패의 부진에 빠졌다. 하필 그 상대들도 토론토 랩터스, 인디애나 페이서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등 시즌 순위 싸움과 플레이오프 대진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가진 팀들이었다.

이 중 7일 토론토에게 당한 패배는 11월부터 보스턴이 줄곧 지켜온 NBA 동부지구 1위 자리를 빼앗기는 단초가 됐다. 12일 현재 지구 1위 토론토는 39승16패(승률 70.9%)이며 보스턴은 40승18패(승률 69.0%)로 반 경기차다.

또한 가장 최근 12일 클리블랜드에게 당한 패배는 보스턴이 클리블랜드에게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신호를 보여준다. 물론 33승22패(승률 60.0%)의 3위 클리블랜드에게는 아직 5.5경기차의 넉넉한 여유가 있다. 하지만 7전4선승제 플레이오프에서 만난다면 홈코트 우위가 있어도 쉽게 승리를 쉽게 예상하지 못할 내용을 보여줬다는 뜻이다.

카이리 어빙이 르브론 제임스를 꺾는 그림을 아직 쉽게 그릴 수 없다. ⓒAFPBBNews = News1
단지 12일 경기뿐만 아니라 보스턴과 클리블랜드가 맞붙었던 시즌 대결에서 승패를 떠나 줄곧 유지됐던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1승2패로 끝난 클리블랜드 상대 시즌 전적

12일 경기는 NBA 매체와 팬들에게 있어 클리블랜드에게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9일 트레이드 데드라인 때 큼직한 인원 변경을 거친 후 제 전력으로 치르는 첫 경기였기 때문이다.

즉 조지 힐, 조던 클락슨, 로드니 후드, 래리 낸스 주니어가 클리블랜드 유니폼을 입고 뛴 첫 경기였다. 이런 경기에서 클리블랜드는 121-99 대승을 거뒀고, 불과 한 경기 표본이지만 지난 트레이드는 성공적이라는 평가 분위기를 끌어냈다.

한편 이 경기는 올시즌 보스턴과 클리블랜드 사이의 마지막 시즌 맞대결이었다. 같은 지구지만 다른 디비전 소속인 두 팀 사이엔 이번 시즌 3경기만 배정됐다. 10월18일 2017~18시즌 리그 전체 일정의 가장 첫 경기에서 이 두 팀이 만났었고 1월4일에 또 맞붙었다.

여기에서 보스턴은 1승2패를 기록했다. 99-102 접전 패배, 102-88 대승, 99-121 대패, 이런 과정을 남겼다. 만약 이 두 팀이 PO 시리즈에서 만난다면 이 대결 과정은 분명 예측 분석에 사용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남겨진 점수들만 봐도 한 가지 추세를 볼 수 있다. 이기든 지든 보스턴은 대략 100점 내외의 득점을 올렸다는 점이다.

▶클리블랜드 상대로 타오르지 못한 화력

12일 현재 58경기를 소화한 보스턴은 평균 102.9득점을 기록 중이다. 즉 클리블랜드 상대 경기 득점 모두 평균에 못 미친다.

페이스를 감안해 100포제션 당 기준으로 봐도 마찬가지다. NBA닷컴에 따르면 보스턴은 100포제션 당 104.2득점으로 리그 21위의 공격지표를 기록 중이다. 클리블랜드 상대 경기들 중 저 시즌 공격지표 이상 실적이 나온 적은 없다.

세 번의 시즌 맞대결 동안 보스턴이 클리블랜드 상대로 보인 공격 진영 성과가 다음과 같다.

지난 세 번의 맞대결 동안 보스턴이 평소 공격지표보다 좋은 실적을 기록한 적이 없다. 여기에 대한 주된 원인은 3점 야투율에서 볼 수 있다. 12일 현재 리그 10위의 좋은 3점슛 성공률을 기록 중인 보스턴이지만 클리블랜드 상대로는 재미를 보지 못했다.

12일 경기에서는 38회 시도 중 28개의 3점슛 실패가 나왔다. 대승을 거뒀던 1월4일 경기에서도 36회 시도 중 24개 실패가 나왔다. 개막전엔 32회 시도 중 24개 실패가 나왔다.

트레이드 전에도 보스턴은 클리블랜드의 수비 약점을 크게 이용해 먹지 못했다. ⓒAFPBBNews = News1
▶보스턴 상대로 감춰진 클리블랜드의 수비 약점

반면 클리블랜드 쪽에서 보자면 클리블랜드는 평균 109.9실점을 기록 중이며 100포제션 당 기준에선 109.7실점이다. 즉 이번 트레이드로 수비 전력이 올라갔다 추론해도 원래 클리블랜드는 보스턴 상대로 경기마다 수비 진영 실패는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시즌 동안 줄곧 클리블랜드는 수비 진영 약세에 대한 지적을 받아 왔었다. 하지만 보스턴 상대로는 자신들 입장에서도 봐도 보스턴의 평소 기준에서 봐도 수비가 약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평소 어떤 약점이 사라진 것일까.

지금까지 올시즌 클리블랜드를 수비 기준에서 말하자면 다음과 같다. 상대방의 야투 단속도 못하고, 턴오버도 끌어내지 못하고, 수비 리바운드도 못하는 팀. 이것이 클리블랜드의 시즌 성과였다. 12일 현재 상대방 슈팅 정확도 단속 리그 28위, 상대 턴오버 유발 26위, 수비 리바운드 점유율 19위의 팀이 클리블랜드다.

농구의 승패를 가르는 4대 요소(Four Factors)를 수비 쪽 기준에서 보자면 자유투 제외 나머지 3부문 모두 클리블랜드가 큰 약점을 보여줬다는 뜻이다. 상대팀들이 클리블랜드 상대로 자유투를 많이 못 얻은 이유는 아예 파울도 못할 정도로 뻥 뚫린 클리블랜드의 페인트 구역 수비 때문이었다.

하지만 보스턴은 이와 같은 클리블랜드 수비 약점을 노출시키지 못했다. 결정적으로 슈팅 정확도가 평소 클리블랜드 상대팀치고 너무 낮았다. 2점 야투든 3점 야투든 리그 바닥권 단속을 보였던 클리블랜드지만 보스턴 상대로는 리그 중위권의 2점 야투율 단속, 리그 선두권의 3점 야투율 단속을 보여줬다. 수비 리바운드도 12일 경기를 제외하면 좋은 성과였다.

▶수비 무너지면 크게 기울 승부

보스턴은 12일 현재 공격지표 리그 21위(104.2)와 수비지표 1위(100.5)라는 공수 균형에 있어 완벽하진 못한 형세를 갖고 있다. 워낙 실점이 적은 팀이기 때문에 많은 승리를 쌓을 수 있었지만 공격 진영 성과는 의외로 좋지 못하다.

이럴 경우 수비에서 뚫리게 되면 해법이 나오기 힘들다. 클리블랜드가 12일 경기에서 보여준 강력한 화력은 이에 대한 경고다.

특히 르브론 제임스 합류 후 클리블랜드는 플레이오프에 들어서면 시즌보다 더욱 강력한 창이 되어 나타나곤 했다. 전 시즌에 리그 22위의 수비지표라는 시즌 성과를 갖고도 클리블랜드는 동부지구 플레이오프에서 단 1패만 기록했다. 막강한 화력 앞에 동부 상대팀들이 짓눌렸기 때문이다.

물론 단 3경기에 그치는 표본을 갖고 크게 해석하기는 무리다. 하지만 클리블랜드 상대의 공격력 부진은 보스턴이 올시즌 보여줬던 크나큰 발전을 돌아본다면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