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끝내 기적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한국 선수단의 첫 주자인 컬링 믹스더블(혼성 2인조)의 장혜지(21), 이기정(23)은 8일 강원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믹스더블 예선 세션2 시트B에서 중국의 바더신(28), 왕루이(27)에게 7-8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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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장혜지, 이기정은 4엔드까지 1-6으로 뒤져 일찌감치 승부가 기우는 듯 했지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집중력을 발휘해 승부를 엑스트라 엔드까지 끌고 가는 저력을 발휘했다.

특히 5엔드에서는 파워플레이 승부수를 던져 무려 4점을 획득하며 중국을 압박했고, 이후 6엔드에서는 중국의 파워플레이 때 단 1점 만을 내주는 선방을 펼치기도 했다. 결국 7엔드에 승부를 원점으로 가져갔고, 8엔드에서 상대 실책을 통해 연장전 승부를 펼쳤다.

연장 9엔드에서 이기정이 중국 스톤 2개를 쳐내며 기적과도 같은 대역전 드라마가 나오는 듯 했지만 끝내 장혜지의 손을 떠난 마지막 스톤이 중국보다 멀리 나가면서 승리를 가져오는 데에는 실패했다.

그러나 장혜지, 이기정은 대회 첫 날부터 만만치 않은 기량을 뽐내며 이번 대회 입상에 대한 희망을 밝혔다.

당초 세계랭킹 12위로 출전 국가 중 가장 랭킹이 낮았던 이기정, 장혜지는 이날 오전 열린 핀란드(11위)의 오오나 카우스테(30), 토미 란타마키(50)와의 첫 경기에서 9-4 기권승을 따냈다.

물론 핀란드 역시 순위가 높은 팀이 아니고 최근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남긴 것은 아니지만 이번 대회 최고령인 토미 란타마키의 관록을 무시할 팀은 아니었다.

그러나 반대로 이번 믹스더블 최연소 출전자인 장혜지에게서 긴장한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으며, 힘, 거리, 방향 모두 완벽한 샷을 구사해 손쉬운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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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상대로도 패했으나 분명 좋은 경기를 선보였다. 중국의 바더신, 왕루이는 2018년 세계컬링연맹 믹스더블선수권 은메달, 2017년 동메달을 획득하는 등 세계랭킹 3위로 이번 대회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혀왔다.

장예지, 이기정으로서는 역전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 아쉬움이 가득할 수밖에 없지만 패배를 머릿속에 그리기보다는 대등한 승부를 펼쳤다는 자신감을 간직할 필요가 있다.

다음 상대인 노르웨이의 스카슬리엔, 네드레고텐은 첫 날 한국과 마찬가지로 1승1패의 성적을 거뒀다. 세계랭킹 1위 캐나다를 9-6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지만 QAR(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에는 3-4로 패했다. 세계랭킹 5위로 역시 만만한 팀은 아니지만 첫 날부터 절대 강자도 약자도 없는 각축전이 펼쳐진 만큼 기세 싸움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한편 장예지, 이기정의 믹스더블 예선 3번째 경기 노르웨이전은 9일 오전 8시35분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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