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2017~18시즌 NBA에서 누적 출전시간이 2000분을 넘은 선수가 단 한 명 있다. 바로 앤드류 위긴스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16~17시즌도 매 경기 37.2분 동안 리그 전 경기에 빠짐없이 출석 도장을 찍으며 출전 시간 1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던 그는 올해도 역시 개근상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물론 이번 시즌에는 평균 출전 시간 13위에 그치며 지난 시즌에 비해 무려 10계단이 내려간 상황이다. 시즌 전 지미 버틀러, 자말 크로포드 등 2번과 3번에서 출전 시간을 나눠가질 선수들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모두 보강됐다는 점을 생각하면 ‘명불허전 탐 티보도’ 라는 말이 나올만한 상황이기는 하다.

그렇다고 해도 오는 23일에야 만 23세 생일을 맞이하는 위긴스는 나이로 보면 충분히 성장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꾸준한 출전 기회 보장은 분명 선수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다. 무엇보다 위긴스는 4시즌 동안 많은 시간을 코트 위에 있으면서도 결장이 단 1경기에 그칠 정도로 철인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지난 시즌까지 2년 연속 20득점 이상을 기록하며 확실한 득점원으로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렇기에 미네소타 구단도 그의 가능성을 높게 샀으며, 지난해 10월 5년 1억 4600만달러(약 1600억원)라는 계약을 안겨주며 팀의 미래로 일찌감치 낙점했다.

시즌 시작 전 미네소타의 미래로 낙점받은 위긴스. ⓒAFPBBNews = News1
사실 위긴스의 연장 계약이 체결될 당시에도 계약 자체에 의아함을 가지는 이들이 많았다. 부상 없이 평균 20득점을 보장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줬음에도 리그의 대표적인 에이스급 선수들과는 다르게 패싱 센스나 시야가 떨어져 본인 공격 외의 파생효과를 만들어 낼 수 없는 선수였기 때문이다.

세부 지표를 파고 들 경우에도 위긴스는 맥시멈 계약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우선 선수 효율성 지수를 나타내는 PER만 봐도 특급과는 거리가 있었다. 신인 시즌을 제외한 나머지 두 시즌 동안 모두 16.5이었다. 위긴스와 같이 묶이며 자주 이름이 언급되는 칼-앤서니 타운스의 효율성 지수가 22.5, 25.9였음을 생각하면 두 선수의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수비로 봤을 때에도 위긴스는 팀에 오히려 해가 되는 선수에 가까웠다. 나름의 센스로 스틸은 매년 1개 이상 기록하던 선수였지만 이 역시 세부 지표를 들여다 봤을 때는 오히려 눈을 속이는 수치였다고 볼 수 있다. 100번의 수비 기회 당 기여 수치를 나타내는 DBPM은 3년 연속 마이너스 수치를 기록했다.

이렇듯 연장 계약 발표 당시부터 불안했던 위긴스는 올시즌 성장은커녕 오히려 퇴보를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우선 시즌 내내 슛 난조가 심하다. 시즌의 절반 이상을 치른 상황에서 위긴스의 자유투 성공률은 63.4%다. 리그 내 자유투가 좋지 못한 두 빅맨 안드레 드러먼드(61.0%), 디안드레 조던(58.8%)의 성공률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이 정도 성공률이면 상대 팀이 위긴스에게 핵 작전을 거는 장면이 나와도 전혀 놀랍지가 않은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리그 트렌드에 맞게 시도를 늘려가고 있는 3점슛 성공률 역시 안 던지는 것이 팀에 도움이 되는 수준이다. 경기당 4.2개를 던지는 동안 1.3개만 성공시키며 31.9%에 그치고 있다. 그 결과 자유투, 3점슛, 2점슛 모두에 보정을 가한 슈팅 지표인 TS%가 50.4%에 그치고 있다. 이 정도면 스코어러라 부르기 민망할 정도다.

이번 시즌 위긴스의 슈팅 효율은 최악이라 부를만하다. ⓒAFPBBNews = News1
참고로 NBA에서 슛이 없는 선수의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라존 론도의 TS%가 51.0%다. 물론 위긴스는 론도에 비해 수비가 2피트(약 60.96cm) 내에 있는 수비와 아주 밀착된 상황에서 던지는 슛이 3배 가량 많은 등 소위 ‘터프 샷’을 많이 던진다는 것도 감안을 해야 한다. 그럼에도 그의 TS%는 슛 효율성이 얼마나 떨어지는지 잘 보여주는 지표다.

더 심각한 것은 위긴스의 슛 지표가 바닥을 찍고 있다고 해서 수비 지표가 좋아진 것도 아니다. 수비 지표는 예년 수준에 머물러있다. 자말 크로포드라는 리그 정상급의 벤치 득점 자원이 같은 포지션에 버티고 있어 아쉬움이 크다.

미네소타는 2003~04시즌 이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이 유력해진 상황이다. 서부 4위라는 성적표에 만족할 수도 있지만 3위 샌안토니오 스퍼스와의 격차가 단 0.5경기에 불과하다. 샌안토니오가 주춤한 동안 함께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긴 했으나 서부 탑 3 자리마저 가시권인 미네소타이기에 반드시 위긴스의 효율성을 재고해야 한다. 그리고 그 첫 걸음으로 위긴스의 출전시간 감소를 생각해볼 필요도 있다. 스포츠한국 김영택 객원기자 piledriver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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