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헬라스 베로나 입단한지 딱 5개월이 됐지만 여전히 출전 기회는 부족하다. 최근 4경기 연속 결장에 리그 선발 출전횟수는 0이다. 그나마 컵대회에서 뛴 두 번의 선발을 포함해도 총 9경기에서 273분, 즉 3경기를 풀타임으로 뛰면 채울 수 있는 출전에 그친 이승우는 이제 임대라도 떠나 뛸 곳을 찾아야만 한다.

가뜩이나 바르셀로나시절에 징계로 인한 출전을 하지 못해 성장 타이밍을 놓친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가 프로에 와서도 뛰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기량 발전에 가장 중요한 시기라는 점에서 안타깝다.

이혜영 기자 lhy@hankooki.com
베로나는 29일(이하 한국시각) 이탈리아 피렌체 스타디오 아르테미오 프란키에서 열린 이탈리아 세리에A 피오렌티나와의 원정경기에서 4-1 대승했다. 이승우는 교체 명단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필드를 밟지 못했다.

파비오 페키아 베로나 감독은 지난해 12월 23일 우디네세 전에서 34분 동안 이승우를 출전시킨 이후 약 한 달 동안 실전경기에 투입하지 않았다. 유벤투스, SSC 나폴리, 크로토네에 이어 4경기 연속 결장이다.

팀은 무려 4골이나 넣고 영입된 공격자원들은 투입돼 활약했지만 이승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쯤 되면 사실상 주전경쟁에서 제외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탈리아 리그 특성상 벤치에 11명이나 앉힐 수 있다는 점이기에 벤치에 앉을뿐 정말 뛸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세리에A 22라운드까지 진행됐지만 이승우는 7경기 교체 출전에 그쳤다. 교체 7경기 합쳐 리그 126분 출전은 풀타임 1경기보다 30분 정도 더 뛴 수준밖에 되지 못한다. 컵대회에서는 2경기 선발 147분을 뛰었지만 역시 큰 활약은 하지 못했다.

겨울 이적시장이 열리고 새로운 공격자원이 영입되면서 4경기 연속 결장한 이승우의 상황이 과연 나아질 수 있을지 의문이다. 가뜩이나 승점 16점으로 19위로 강등권인 베로나는 유망주에게 기회를 주기보다 당장 성적이 급하고 영입 선수에 기회가 우선적으로 배분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참 뛰면서 성장해야할 이승우로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어느새 만 20세가 넘은 이승우가 현재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한 것에 바르셀로나 당시 3년여간의 공식경기 출전 금지 때문이라고 본다.

당시 바르셀로나는 유소년 이적 규정을 어겼고 만 18세 이상이 되지 않은 선수의 공식 경기 출전을 금지 당하는 FIFA 징계를 받았다. 이승우, 백승호 등이 희생양이었고 유소년 시절 경기를 뛰면서 배워야할 많은 요소들을 배우지 못한채 클 수밖에 없었다.

한때 세계 10대 유망주 등의 랭킹에서 항상 찾아볼 수 있었던 이승우는 어느새 20세가 됐고 이미 동나이대 유망주 선수들이, 그리고 당시에는 한참 아래였던 유망주들이 유력팀의 주전, 혹은 대표팀에도 부름을 받은 것에 비해 분명 성장이 지체되고 있다.

베로나 이적 당시 기대를 모았던 것은 이승우가 이제 공식경기를 뛰면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이승우는 베로나 이적 후 도리어 바르셀로나에서 징계 해제 이후 더 출전 경기수가 줄어들면서 성장할 타이밍을 놓치고 있다.

헬라스 베로나 홈페이지
한창 많이 뛰면서 실전 감각을 익히고 경기 안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보고, 동료와 함께 뛰는 축구에 대해 익혀야할 시기를 타의에 의해 놓친 이승우는 다시금 베로나에서 이런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차라리 이탈리아 세리에B나 유럽 중소리그로의 임대 혹은 이적 등으로 뛸 곳을 찾아야한다. 그 누구보다 뛰지 못해 성장 타이밍을 놓쳤던 이승우가 또 뛰지 못하고 있는 것은 과거의 잘못됐던 부분을 답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그렇게 1년을 허비하기에 이승우의 재능은 너무 아깝다. 선수는 뛸 때 가치가 있고 성장하고 배울 수 있다. 이승우는 많이 뛰면서 경험치를 쌓을 나이다.

-이재호의 할말하자 : 할 말은 하고 살고 싶은 기자의 본격 속풀이 칼럼. 냉정하게, 때로는 너무나 뜨거워서 여론과 반대돼도 할 말은 하겠다는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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