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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상상이나 했을까. 정현(58위·한국체대)와 '황제'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가 붙는다. 정말 꿈에서 나올법한 '드림매치'가 현실이 됐다.

페더러는 지난 24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준준결승에서 토마시 베르디흐(20위·체코)에 3-0(7-6 6-3 6-4)으로 승리했다.

앞서 열린 8강 전에서 정현은 데니스 샌드그렌(97위·미국)을 제압하고 4강에 먼저 안착했다. 오는 26일에 정현은 페더러와 결승 티켓을 놓고 다투게 된다.

페더러는 다르다. 풍기는 느낌이 다른 선수와 비교하기 어렵다. 별명이 '황제'다. 테니스에서 이룰 수 있는 것은 거의 다 해봤다고 해도 무방하다.

한국나이로 37살이지만, 실력은 전성기 못지 않다. 특히 이번 호주오픈 디펜딩 챔피언이자 호주오픈 5회 우승을 포함, 메이저 대회에서만 통산 19번 우승을 따낸 바 있다.

페더러는 메이저 20승을 이번 호주 오픈에서 완성하려 한다. 압도적 서브와 스트로크, 발리, 경기 운영, 체력, 노련미까지 페더러에게는 조그마한 빈틈, 구멍도 없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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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은 페더러와 맞붙은 경험이 없다. 이전 조코비치나 샌드그렌은 상대해본 적이 있어서 대비하는데 보다 편리했지만 페더러는 아니다. 낯설다보니 쉽지 않다.

지금 전력만 놓고 봐도 페더러는 정현이 3회전에서 제압한 알렉산더 즈베레프(4위·독일), 16강전에서 전 세계 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보다 한 수 위다.

사실상 끝판왕이다. 그렇기에 정현은 부담이 없다. 오히려 기세가 한참 오른 정현을 보고 페더러가 더 부담을 가질 수 있다. 정현은 잃을 것이 없기에 전력을 다해 상대하면 된다.

만약 정현이 페더러를 잡고 결승에 나선다면 우승 가능성도 생각 이상으로 높다. 준결승 대진표 반대편에는 마린 칠리치(6위·크로아티아)와 카일 에드먼드(49위·영국)의 대결이 기다린다.

페더러보다 상대적으로 수월한 느낌이다. 이미 4강 진출로 7억 5000만원의 상금을 획득한 정현이다. 상금 뿐 아니라 이번 26일 4강전에서 정현은 '황제'와 맞붙으면서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기회까지 잡았다.

한국인 최초 메이저대회 4강에 진출하며 테니스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정현이다. 황제를 제압하는 것은 '거창'한 선수가 아닌 이제 '미래'가 되어가고 있는 정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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