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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정현(세계랭킹 58위)이 한국 테니스의 역사를 뒤바꿨다. 하지만 그는 기적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정현은 22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16강에서 노박 조코비치(14위)에 3-0(7-6, 7-5, 7-6)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정현은 3회전에서 세계랭킹 4위 알렉산더 즈베레프를 3-2(5-7, 7-6, 2-6, 6-3, 6-0)로 꺾은 뒤 조코비치마저 넘어서며 8강 무대를 밟게 됐다.

한 때 세계랭킹 1위까지 올랐던 조코비치 앞에서 정현은 전혀 위축되지 않고 경기를 풀어나갔다. 2016년 호주오픈 1회전에서 0-3으로 패배를 안긴 상대였지만 2년 간 놀라운 성장을 이뤄온 만큼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경기에 임했다.

특히 매 세트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혈투가 펼쳐진 가운데 정현은 승부처에서 더욱 강한 집중력을 발휘하며 기어이 기적을 이뤄내는데 성공했다.

한국인 선수가 메이저 8강 무대에 오른 것은 사상 최초의 일이다. 1981년 US 오픈에서 이덕희가 여자단식 처음이자 마지막 16강 무대를 밟았으며, 이형택이 2000년과 2007년 US 오픈 남자단식 16강에 올랐지만 8강 진출에는 모두 실패했다. 정현이 얼마나 위대한 업적을 남겼는지 가늠할 수 있다.

그러나 정현은 경기 승리 후 온코트 인터뷰에서 아직 본인의 도전이 끝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그는 조코비치에게 2년 만에 설욕전에 성공한 것과 관련해 “잘 모르겠다. 단지 승리해 정마로 기쁘다”고 운을 뗀 뒤 “조코비치가 내 우상이기 때문에 그의 코너샷을 따라하려고 했다”고 활약의 비결을 밝혔다.

정현은 이어 타이브레이크 상황에서 안정감을 보인 것에 대해 “두 세트가 남아 있었고 조코비치보다 젊기 때문에 준비할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혀 웃음을 안긴 뒤 “8강까지 잘 쉬고 모두가 열광하는 그랜드슬램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영어 인터뷰를 마친 뒤에는 한국 팬들을 위한 인사도 남겼다. 정현은 “한국에서 실시간으로 보고 계신 팬들이 늦은 시간까지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하지만 시합이 안 끝났기 때문에 8강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 계속 응원해주시길 바란다”며 한국 테니스의 역사를 계속 바꿔나가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카메라에 매직으로 적어낸 ‘보고 있나?’라는 글귀에서는 당찬 자신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정현은 8강에서 텐니스 샌드그렌과 맞대결을 펼친다. 샌드그렌은 새계랭킹이 97위에 불과하지만 16강에서 5위 도미닉 티엠을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 그러나 정현은 지난 9일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ASB 클래식 단식 1회전에서 이미 샌드그렌을 꺾은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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