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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장충=김성태 기자]사람을 잘 만나야 한다. 그것이 스승이든, 동료든, 연인이든 마찬가지다.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인물을 적절하게 만나야 성장하고 커나갈 수 있다.

현대건설의 세터는 이다영이다. 알려진대로 흥국생명 이재영과 쌍둥이 자매다. 이재영이 공격수라면 이다영은 공을 올려주는 세터다. 세터는 배구의 '꽃'인 포지션이다.

세터의 기량 차이에 따라 팀 전력이 판가름 난다. 아무리 강한 공격수, 안정적인 수비수가 있다고 해도 세터가 약하면 그 팀은 결코 강한 평가를 받기 어렵다.

이번 시즌, 이다영은 새로운 감독을 만났다. 이도희다. 호남정유 레전드이자 국가대표 세터 계보를 잇는 명선수 였다. 간만에 현장으로 돌아온 세터 감독이 젊고 재능 있는 세터와 만났다.

현대건설은 지난 1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의 경기에서 1세트를 내줬음에도 불구하고 연달아 남은 세트를 모두 승리하며 세트스코어 3-1(19-25 25-18 25-20 25-13)로 이겼다.

기복이 심한 외인 공격수 엘리자베스의 아쉬움을 양효진이 잘 채운 것도 있지만, 기존 황연주-황민경 라인까지 적재적소로 활용하며 팀 공격을 이끈 세터 이다영의 공도 컸다.

이다영은 딱 이다영처럼 플레이 한다. 통통 튀고 발랄한 느낌이 경기 중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눈 내리는 것을 신기해하는 강아지 마냥 코트를 이리저리 쉼 없이 뛰어다닌다.

이러한 적극적인 액션과 세리머니는 가라앉은 팀 분위기를 단번에 되살린다. 양효진도 "확실히 이다영의 액션은 팀에 도움이 된다. 분위기가 크게 올라온다"라며 깔깔 웃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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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에서 그치지 않는다. 설령 서브 리시브가 좋지 않아도 어떻게든 몸을 비비 꼬면서라도 매우 역동적인 자세로 공을 토스로 올린다. 어쨌든 언더로 치지 않고 공을 최대한 올려서 공격수에게 보낸다.

이다영은 "일단 토스로 올리는 공을 올리는 것이 공격수에게 훨씬 더 편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한다. 이러한 이다영의 적극적이면서도 활발한 플레이는 이 감독의 지도 하에 더욱 발전 중이다.

그는 "항상 기본적인 부분부터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더 큰 것을 바라는 대신에 감독님이 항상 기본적인 것을 강조하신다"라면서 "감독님께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이 감독이 이다영에게 거는 기대는 언급할 필요가 없다. 이 감독은 "백업 세터도 중요하지만, 이다영이 최대한 몸 관리를 잘해서 한 시즌을 풀타임으로 치르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라고 말한다.

신뢰 100%의 느낌이다. 그만큼 애정이 있다는 이야기다. 그는 "이다영은 워낙 힘이 좋고 순발력 있는 선수다. 점프 토스에 특히 강점이 있다. 최대한 그 강점을 살려주려고 하고 있다. 사실 전 이다영처럼 토스 못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신 "내년에도 풀타임 소화를 하려면 올해 스스로가 어떻게 몸 관리를 해야 하는지, 본인이 깨달아야 한다"며 멈추지 않고 이다영이 더욱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비주전 백업 세터도 팀을 위해서는 중요하지만 향후 5, 6라운드까지 계속 경기를 치르고 봄배구도 하려면 주전 이다영의 컨디션과 경험이 팀 전력의 핵심이라고 말하는 이도희 감독이다.

기회는 충분히 주어질 것 같다. 세터는 무엇보다 경험이 중요하다. 대신 이다영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올 시즌, 현대건설은 물론이거니와 본인의 배구에 있어서도 크게 전환점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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