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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의 대국 당시를 회상하며 3국까지 내리 패배한 이후 “0-5로 지는 것은 내 자존심에 엄청난 스크래치를 내는 것이었다”며 자존심이 용납할 수 없었음을 언급했다.

지난해 12월 개봉된 다큐멘터리 ‘알파고’는 구글 딥마인드팀의 인공지능 개발에 대한 얘기가 담겼다.

유럽 챔피언 판 후이와의 대국부터 이세돌과의 대국까지의 스토리를 담은 이 다큐에서는 이후 중국의 커제 9단을 상대로도 압도적 승리를 거두며 은퇴한 알파고를 이긴 유일한 대국인 이세돌과 알파고간의 제 4국에 대한 숨은 뒷얘기가 담겨있었다.

이세돌 역시 이 다큐에 출연해 당시의 심정에 대해 언급했다. 이세돌은 3국마저 패하며 0-3으로 우승을 내줬던 당시에 대해 “이것은 믿을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 어떤 상태라 하더라도 3-0이 아닌 5-0으로 지는 것은 내 자존심에 엄청난 스크래치를 내는 것이었다”면서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에게도 미안했다”며 힘들었음을 밝혔다.

하지만 4국 ‘신의 한수’로 평가받는 끼움수로 승리한 이후 “알파고 패배의 순간 사람들이 환호했다고 하는데 그 이유는 명확하다. 약간의 무력함, 두려움, 아 우리 인간은 이렇게 나약한 존재였나 라고 생각했지만 제가 이김으로써 아직은 지켜냈다고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고 생각한 것 같다”면서 “앞으로 알파고를 이기기 힘들어지겠지만 그래도 그 한판을 이김으로써 충분하다. 이것으로서 충분하다”고 다큐를 통해 밝혔다.

또한 이세돌은 4국 승리 후 기자회견장에서 열렬한 박수를 받은 것에 대해 “이정도인가. 정말 믿을 수 없었다”는 심정을 말하기도 했다.

이세돌을 포함한 모든 인류는 알파고와의 대국 이전에는 ‘아직 인간 게임의 최고봉인 바둑에서 기계가 이세돌을 이기긴 어렵다’라고 예상했지만 막상 2016년 3월 한국에서 열린 대국에서 이세돌은 첫 3판을 내리 지며 인류는 큰 실의에 빠졌다.

하지만 이세돌이 제 4국에서 78수 신의 한수를 통해 승리를 낚아 냈고 이후 알파고는 세계 랭킹 1위인 커제와도 대결했지만 전승을 거두고 은퇴했다. 이세돌은 인류 역사상 가장 바둑을 잘둔 알파고를 이겨본 유일한 이로 남았다.

이세돌 9단은 13일 제주도에서 세계 1위인 중국의 커제 9단과 대국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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