댈러스 매버릭스가 막판 접전의 고비를 넘기며 2연승을 따냈다.

댈러스는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각) 샬럿 호넷츠를 원정에서 115-111로 꺾었다. 바로 그 전날 15점차 낙승을 거뒀지만 휴일 없는 상태로 4일이나 쉰 팀을 상대해 거둔 값진 승리다.

올시즌 댈러스는 유난히 막판 접전과 연이 많으면서도 연이 없었던 팀이다. 리그에서 가장 많은 막판 접전을 치른 팀이 댈러스인 한편으로 가장 많이 진 팀도 댈러스이기 때문이다.

11일 현재 15승28패(승률 34.9%)로 NBA 서부지구 12위에 있는 댈러스는 자신들의 28패 중 21패를 경기 막판 이기고 있음에도, 또는 지고 있더라도 사정권에 있을 때에 기회를 잡지 못하고 패했다.

시즌 한때, 12월 말까지는 댈러스에게 거의 잔혹한 클러치라 부를 정도의 심각한 전적이 나오기도 했었다. 그렇다면 이런 막판 접전 부진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12월 말부터 클러치에서 살아남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마지막으로 최근 부쩍 많아진 승리가 댈러스에게 어떤 의미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크리스마스 뒤로 해리슨 반스와 댈러스에게 접전 승리라는 선물들이 한 가득 들어오고 있다. ⓒAFPBBNews = News1
▶클러치의 극과 극

이번 시즌 클러치 상황을 가장 많이 겪은 팀이 댈러스다. NBA닷컴이 정의한 종료 5분 이내의 5점차 이내인 클러치 상황을 댈러스는 11일 현재까지 총 28경기 치렀다. 자신들의 총 43경기 중 3분의2에 가까운 비중이다.

한편 댈러스 다음으로 클러치 상황 경기를 많이 치른 팀이 27경기의 보스턴 셀틱스다. 보스턴도 현재까지 시즌 43경기를 치른 가운데 상당한 비중이 클러치 상황을 거쳤다.

이렇게 보면 막판 접전을 많이 치렀느냐 아니냐는 팀 성적과 크게 관련이 없어 보인다. 동부지구 1위이자 리그 2위 성적의 보스턴이나 리그 25위 성적의 댈러스나 막판 접전을 많이 치르긴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대신 클러치 전적 자체가 완전히 극과 극이다. 보스턴은 클러치 27경기 중 20승7패(승률 74.1%)를 거두며 클러치 전적 리그 1위다. 반면 댈러스는 7승21패(승률 25.0%)로 리그 30위다. 전적이 서로 거의 정반대로 바뀐 셈이다.

12월24일까지 댈러스는 1승18패(승률 5.3%)라는 극악의 클러치 전적을 기록 중이었다. 바로 다음 경기인 12월27일에야 5점차로 시즌 2번째 클러치 승리를 얻을 수 있었다.

▶크리스마스 전까지 공수 최악의 클러치

NBA닷컴에 따르면 12월24일까지 댈러스는 전체 일정 동안 100포제션 당 102.8득점 및 106.6실점으로, 리그 24위의 공격지표와 19위의 수비지표를 기록했었다. 이런 공수 양 부문 동시 부진으로 인해 당시 리그 27위 성적 8승20패(승률 28.6%)는 이치에 맞아 보였다.

그럼에도 클러치 상황에 돌입하면 댈러스는 극단적으로 형편없는 팀이 됐다. 당시까지 19경기에 걸친 63분의 클러치 상황 동안 댈러스는 102-180의 완전 기우뚱한 점수를 봤다. 100포제션 당 기준으로 본다면 79.5득점과 134.2실점의 페이스였다. 당연히 해당 기간 각 부문 동시 최하위의 기록이다.

댈러스에서 저 63분을 모두 뛴 선수가 해리슨 반스(26)와 웨슬리 매튜스(32)였다. 이 시간 반스는 43.8% 야투율과 33.3%의 3점 성공률을 기록했다. 당시까지의 시즌 야투율(44.5%) 및 3점 성공률(33.1%)과 큰 차이가 없다. 반면 당시까지 클러치 상황 동안 23.1%의 야투율과 20.0%의 3점 성공률을 기록한 매튜스는 시즌 야투율(39.4%)과 3점 성공률(38.2%)에 크게 못 미쳤다.

그리고 저 두 선수들 다음으로 많은 각각 13회의 야투를 던진 신인 데니스 스미스 주니어(21)와 베테랑 JJ 바레아(34)도 기록이 좋지 못했다. 스미스의 당시 야투율은 23.1%, 바레아는 30.8%였다. 또한 50분이라는 많은 시간을 뛴 요기 페럴(25)도 야투 시도가 5회에 한정됐지만 하나만 성공시켰다.

이런 득점 정체와 함께 댈러스의 막판 접전 상황 5인조의 수비가 크게 무너진 탓도 컸다. 사실 반스를 제외하면 나이 측면에서 댈러스의 주요 선수들은 너무 어리거나 많거나 갈리는 편이다.

▶크리스마스 뒤에 일어난 반전

반면 크리스마스 휴일을 보낸 뒤 댈러스는 내리 4연승을 거뒀다. 그 4연승 모두가 클러치 상황을 거치며 나온 승리들이다. 게다가 뒤의 3승은 3연속 원정길에 거둔 성과다.

묘하게도 12월27일 이후 댈러스가 치른 9경기 모두가 클러치 상황에 돌입했다. 10일 올랜도전 승리도 15점차로 끝났지만 종료 4분 남았을 무렵 4점차로 좁혀졌다가 벌어진 경기였다. 이 9경기에서 댈러스는 6승3패를 거뒀다.

최근 6승3패 동안 기대주 스미스의 성장이 댈러스에게 가장 좋은 소식이었다. ⓒAFPBBNews = News1
재미있게도 이 9경기에서 첫 4연승 후 3연패를 당했고 또 2연승을 거뒀다. 말 그대로 클러치 상황에 울고 웃고 있다.

사실 클러치 상황에는 팀 전력이 우선이지만 운이라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상대방의 컨디션이나 실수도 작용할 수 있고 심지어 되돌릴 수 없는 심판의 오심도 막판 접전 승부에 관여한다. 그래도 최근 댈러스는 패보다 승이 많을 자격을 보여준 경기력이 나왔다.

최근 9경기의 클러치 상황 총 28분 동안 댈러스는 82-66의 점수를 봤다. 100포제션 당 기준 137.7득점 및 104.6실점의 페이스다. 득점은 극단적으로 잘 풀린 가운데 실점도 평소 자신들의 성과보다 제법 잘 풀린 성과다.

선수들 개개인으로 봐도 잘 풀렸다. 총 17회의 야투를 던진 반스는 58.8%의 야투율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많은 15회의 야투를 가진 스미스는 46.7%만큼 성공시키며 신인으로서 고무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 외의 적은 야투 시도자들도 좋은 성과를 가졌다.

▶많이 이겨도 될까

현재 댈러스의 상황은 애매하다. 15승28패인 현재 당장 5할 성적을 맞추려면 13연승이 필요하다. 현재 서부지구의 8위 커트라인 5할 이상 승률을 시즌 종료까지 보기 위해선 나머지 39경기 동안 26승13패(승률 66.7%) 이상의 전적을 거둬야 한다.

반대로 드래프트의 상위 픽을 위한 낮은 성적을 목표로 둔다면 현재 리그 25위 성적이기 때문에 더 현실성이 있다. 따라서 어쩌면 앞으로 승리보다는 패배가 더 장기적인 측면에서 이득이 될 수도 있다. 마침 올시즌은 현행의 드래프트 로터리 제도가 적용되는 마지막 시즌이다. 다음 년도부터는 극단적으로 낮은 성적이 아주 큰 혜택은 아니다.

때문에 댈러스 구단 관계자든 팬이든 앞으로의 승리와 패배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 바라는 목표에 따라 갈릴 수 있다. 그리고 플레이오프를 목표에 두지 않는다 해도 경기에서 이기는 모습은 응원하는 입장이라면 으레 보고 싶은 장면이다.

어쨌든 현재 댈러스는 묘할 정도로 막판 접전에 많이 참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팀이 계속 함께 하고자 하는 젊은 선수들이 접전 경험과 승부사 기질을 쌓게 된다면 성적을 떠나 좋은 자산이 될 수 있다. 특히 기대를 많이 걸고 시간을 투자를 하고 있는 스미스의 성장이 긍정적 신호를 보이고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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