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잠실학생=박대웅 기자] 현대모비스가 전반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현대모비스는 1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와의 4라운드 경기에서 98-92로 승리했다.

이로써 현대모비스는 지난 KCC전 패배의 아쉬움을 씻고 시즌 21승13패를 기록, SK와의 승차를 한 경기로 좁히는데 성공했다. 반면 SK는 3연승 도전이 무산된 채 22승12패를 기록, 단독 3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이날 현대모비스는 양동근이 3점슛 4방을 포함해 20점 7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하며 승리의 중심에 섰다. 또한 레이션 테리가 29점 13리바운드로 제 몫을 다해냈고, 이종현 역시 20점 3어시스트 3스틸을 보탰다. SK는 애런 헤인즈와 테리코 화이트가 나란히 20점 이상을 돌파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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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사표 : 두 감독의 고민, 부상과 체력

SK 문경은 감독 : 최근 가장 뜨거운 안영준과 이현석이 쇄골 부상과 독감으로 나오지 못한다. 어느 팀이든 부상이 많겠지만 더 이상 부상자가 나오면 안 된다. 특히 안영준은 드롭존의 앞뒤에 모두 설 수 있고, 속공을 이끄는 등 최준용이 쉬는 동안 좋은 역할을 해줘서 아쉬움이 있다. 이날 경기에는 함준후를 최준용의 백업으로 중용해보려 한다. 당초 5명의 큰 선수를 앞세워 수비 때 스위치를 하는 전략을 구상했는데 비록 부상자가 있지만 2~3쿼터에 이를 활용해볼까 한다. 전자랜드전에서 브라운에 대한 수비가 잘 됐다. 현대모비스에는 그만한 포스트 자원은 없기 때문에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임했으면 한다.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 : 연승 이후 주춤한데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지쳐있는 상황이다. 12월말부터 최근까지 계속 험난한 일정을 소화해왔다. 이종현의 페이스가 떨어진 것도 체력 문제로 봐야할 것 같다. 많은 경기를 아직 뛰어본 적이 없지 않나. 블레이클리는 발목 통증이 다소 있지만 본인이 하겠다고 했다. 전반기를 돌아보면 초반에는 어수선했다가 잡혀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전반기 마무리를 잘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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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1·2쿼터) : 헤인즈-화이트의 화력 폭발

경기 초반 주도권은 현대모비스가 잡았다. 현대모비스는 시작과 함께 양동근의 3점슛으로 기선을 제압한 뒤 이후에도 함지훈, 이종현 등이 끊임없이 SK 골밑을 공략, 13-4까지 격차를 벌렸다. 1쿼터 9번의 2점슛 시도 가운데 8번이나 림을 가르는 등 선수들의 슛감이 전반적으로 좋았다.

하지만 SK도 호락호락 물러서지는 않았다. 헤인즈가 투입된 이후 분위기를 확실하게 돌려놨고, 김민수 역히 골밑에서 힘을 보태며 22-25까지 추격한 채 1쿼터를 마무리했다.

2쿼터 들어 SK의 기세가 점점 뜨거워졌다. 헤인즈, 최부경, 화이트 등이 돌아가며 득점을 기록했고, 2쿼터 시작 2분 30초만에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저력을 과시했다. SK는 이후에도 화이트, 최준용의 외곽슛까지 폭발하며 주도권을 완전하게 움켜잡았다.

반면 현대모비스는 SK의 빠르고 유기적인 공격을 좀처럼 제어하지 못했다. 테리와 블레이클리 두 외국인 선수가 힘을 불어넣었지만 화이트와 헤인즈에게 전반 동안 각각 17점을 내줄 만큼 수비가 불안했다. 다만 9점 차까지 뒤져있던 상황에서 양동근과 함지훈의 내외곽 공격을 통해 48-51로 격차를 좁힌 것은 작은 소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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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3·4쿼터) : 리바운드→3점슛의 반복, 승부 가르다

후반 시작과 함께 경기 흐름이 다시 한 번 모비스 쪽으로 넘어갔다. 양동근이 스크린을 타고 골밑으로 침투하며 후반에도 첫 득점을 책임진 가운데 이후 테리, 양동근, 전준범의 3점슛이 차례로 불을 뿜었다. 3분 이내에 내리 11점을 연속으로 몰아치며 원정 응원에 나선 현대모비스 신입사원들을 열광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반면 SK는 외곽슛이 침묵했고, 리바운드 가담 집중력도 크게 떨어졌다. 전반까지의 유기적인 공격 대신 1대1에 치중하는 모습으로 경기를 어렵게 끌고 갔다. 화이트와 정재홍이 3쿼터 막판 연속 3점슛을 성공시키며 한 자릿수 격차로 좁혔지만 한 쿼터에 상대에게 29점을 허용하며 분위기를 내줬다.

4쿼터 초반 SK가 김민수, 정재홍의 외곽슛, 최준용의 덩크슛 등을 앞세워 한 ㄸㅒ 3점 차까지 현대모비스를 압박했다. 그러나 SK의 기세는 여기까지였다. 현대모비스는 이종현의 득점으로 위기를 벗어난 뒤 이후 테리의 3점포까지 불을 뿜으며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고비마다 공격 리바운드를 지속적으로 가져가며 SK 선수들의 의지를 꺾었고, 2분 여를 남기고는 다시 10점 차 이상으로 달아나며 그대로 승부를 결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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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쇼만큼 돋보였던 테리의 공격 리바운드

이날 현대모비스는 테리와 양동근의 외곽포, 이종현의 골밑 득점이 조화를 이루며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다. 특히 테리는 3점슛 5방을 포함해 SK의 추격이 펼쳐질 때마다 찬물을 끼얹는 득점으로 승리의 중심에 우뚝 섰다.

그러나 득점만큼 테리의 리바운드 역시 승부에 큰 영향을 끼쳤다. 이날 테리는 13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올시즌 개인 한 경기 3번째로 높은 수치를 남겼다.

주목해야 할 것은 후반 승부처에 리바운드를 쓸어 담았다는 점, 공격 리바운드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는 점이다. 전반까지 테리는 리바운드 1개를 따내는데 그쳤다. 후반에만 무려 12개를 걷어냈으며 이 가운데 공격 리바운드만 8개를 기록했다.

특히 그의 리바운드가 귀중한 득점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잦았다. 테리는 3쿼터 1분 경 수비 리바운드 이후 스스로 3점슛까지 성공시키며 전반에 내준 리드를 뒤집었다. 이후 전준범의 3점슛이 벗어났을 때에도 다시 한 번 공격 기회를 만들어냈고, 이는 양동근의 3점슛으로 연결됐다.

3쿼터에만 총 8개의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낸 현대모비스는 필드골 기회에서도 23-14로 큰 우위를 점할 수 있었고, 3쿼터 야투 성공률이 압도적이지 않았음에도 격차를 확실히 벌렸다.

마지막 4쿼터에도 테리는 공격 리바운드 4개를 비롯해 리바운드 총 6개를 추가하며 SK 의 의욕을 꺾었다. 경기 후 SK 문경은 감독도 “상대에게 많은 공격 리바운드를 내줬고, 그것이 실점으로 연결된 것이 패인이다”고 밝혔다.

▶경기 후 기자회견

패장 문경은 감독 : 전반에 리드를 가져왔지만 실점이 최근 2경기보다 많이 나왔다.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공격 실패로 수비 자리를 못 찾는 바람에 3점슛을 많이 내줬다. 롱 리바운드를 많이 잃은 것도 아쉬웠다. 공격 리바운드 이후 3점슛을 계속 내준 것이 패인이라고 생각한다. 98점을 줘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다. 집중력과 자세에서 다소 문제가 있었다.

승장 유재학 감독 : 전반에 지역 방어를 고집했는데 공격은 잘 됐지만 수비에서 내가 실수를 했다. 후반에 맨투맨으로 바꿔서 수비가 잘 됐다. 테리가 오늘 무리한 것도 있었지만 잘 해줬고, 이종현도 중심을 잡아줬다. 국내 선수가 막히면 안 되는데 이날 경기에서는 패스 아웃도 적절히 잘 해줬다.

▶경기 정보

현대모비스
레이션 테리 29점 13리바운드 2어시스트
양동근 20점 7어시스트 3리바운드 2스틸
이종현 20점 2리바운드 3어시스트 3스틸

SK
테리코 화이트 22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
애런 헤인즈 26점 10리바운드 6어시스트 4스틸

-스한 리뷰 : 스포츠한국 기자들이 현장에서 전하는 종합기사. 여러 기사 볼 필요 없이 이 기사 하나면 날카로운 경기분석부터 현장의 코멘트까지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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