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프로농구 올스타전의 꽃은 바로 ‘덩크슛 콘테스트’다.

과거 워렌 로즈그린은 1999, 2000년 올스타전에서 윈드밀, 360도 회전 덩크슛 등을 선보이며 덩크슛 콘테스트 2연패를 차지,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2002년 안드레 페리가 조니 맥도웰을 뛰어넘어 덩크슛을 터뜨린 뒤 흥겨운 댄스를 선보였던 것도 많은 농구 팬들에게 회자되는 장면이다.

현재까지도 많은 농구 팬들에게 회자되고 있는 로즈그린과 페리의 올스타전 덩크슛. KBL 제공
국내 선수들 중에서도 김효범, 김경언, 이승준 등이 크레이들 덩크슛, 1인 원바운드 앨리웁 등 화려한 동작들을 통해 눈을 사로잡았다. 강백호로 변신한 김현민처럼 덩크 기술 뿐 아니라 참신한 아이디어를 들고 나오는 선수들도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올스타전은 메인 경기 뿐 아니라 덩크슛 콘테스트 역시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고난이도의 덩크가 종종 등장하기는 했지만 이미 NBA를 통해 더욱 화려한 장면을 목격한 팬들의 기대치를 확실히 채우지 못했고, 덩크 외적으로도 부족함을 느끼게 한 요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덩크슛 콘테스트 운영 방식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가장 컸다. 예를 들어 덩크가 실패로 돌아가도 충분한 시간을 활용해 다시 도전할 수 있었던 NBA와 달리 KBL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아 실패 위험 부담이 큰 시도는 하기 어려웠다. 이 문제를 이후 개선했지만 여전히 주어진 시간이 촉박한 편이다.

또한 심사위원들의 평가에 공감하지 못하는 팬들도 많았다. 초반에 출전해 평범한 덩크를 선보인 선수에게 고득점을 부여해 변별력을 두지 못한 경우도 있었고, 기술이 떨어지는 선수가 넙죽 절을 하면 높은 점수를 매기는 등 쇼맨쉽에 너무 큰 비중을 둔 심사위원도 있었다.

실제 지난해 최단신 덩크왕을 노렸던 키퍼 사익스는 예선 1차 시도에서 역대에 손꼽힐 환상적인 1인 앨리웁 윈드밀 덩크를 비롯해 화려한 기술을 뽐냈지만 2차에서는 다소 아쉬운 심사 속에 본선 무대도 밟지 못했다. 현장을 찾지 못한 채 TV로 올스타전을 지켜본 농구 팬들은 사익스의 1인 앨리웁 윈드밀 덩크를 볼 수 없었다. 물론 우승자 마이클 크레익이 결선에서 사람 2명을 뛰어넘으며 비트윈더렉을 터뜨리긴 했지만 사익스와 크레익의 뜨거운 대결 구도를 기대했던 팬들로서는 사익스의 다소 허무한 탈락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이 밖에 방송사의 카메라 앵글에 따라서도 덩크슛이 더욱 돋보일 때가 있지만 전체적 동작을 보여주지 않고 선수를 클로즈업하거나 상단에서 촬영해 생생함을 떨어뜨린 경우도 많았다. 몸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어쩔 수 없지만 이와 무관하게 축제의 자리에서까지 무성의한 모습을 보인 일부 참가자들 역시 덩크슛 대회의 재미를 떨어뜨린 요소였다.

올해는 정효근, 마커스 블레이클리, 찰스 로드 등 과거 우승자들이 대거 출전하며, 디온테 버튼, 큐제이 피터슨처럼 덩크슛으로 수많은 하이라이트필름을 만들어낸 선수들도 도전장을 던졌다. 방송 역시 그동안 꾸준한 중계를 통한 카메라 앵글 노하우가 축적된 MBC스포츠플러스에서 맡고 있는 점에 기대를 모으는 농구 팬들도 있다. 심사위원 및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별도의 발표가 없었지만 남은 기간 덩크슛 콘테스트의 묘미를 살릴 좀 더 참신한 방법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한편 이번 올스타전은 오는 13일과 14일 양일간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며, 덩크슛 콘테스트는 2일 차인 14일에 진행된다. 경기 전 예선을 거쳐 결승에 진출한 선수가 하프타임을 통해 국내, 외국인 선수 부문으로 나뉘어 최종 우승자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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