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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어느덧 6년전이다.

세계 최고가 모인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눈에 띄는 재능으로 2년 연속 8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한국 대표팀 내에서도 독보적인 에이스로 활약하던 이청용(30·크리스탈 팰리스)의 모습은 6년전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불운한 다리 골절 부상, 1년 가량의 재활 후 2부리그(챔피언십)에서 뛰었지만 예전의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크리스탈 팰리스로 이적하며 다시 프리미어리그로 돌아왔다. 그러나 주전경쟁에서 3년째 밀리며 3년간 리그 선발 10경기 1골에 그치고 있다.

이젠 비주전 선수들이 나서는 FA컵에서도 교체출전 하지 못하는 이청용은 6년전 에이스였던 과거를 잊고 자존심을 굽혀야한다. 정말 뛸 수 있고, 자신을 원하는 팀으로 이적해야 한다. 모두가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고 한지도 어느덧 3년째다.

  • ⓒAFPBBNews = News1
이청용의 소속팀 크리스탈 팰리스는 9일(한국시간) 열린 브라이턴과의 FA컵 3라운드에서 1-2로 패하며 3라운드(64강)에서 탈락했다.

교체 명단에는 이름은 올렸던 이청용은 팀이 후반 1-1 동점을 허용하며 공격이 필요했던 순간에 교체 카드가 한 장 남았음에도 끝내 활용되지 못했다. 로이 호지슨 감독에겐 백업의 백업 선수까지 쓰였어도 이청용은 선택지에 없었다.

이날 경기는 올 시즌 이청용의 입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나 다름 없었다. 이청용이 리그 경기에 5분이상 출전했던 경기들은 로이 호지슨 감독 부임 이전이었다. 이후에는 리그 경기에서 아예 교체로도 활용되지 못하던 이청용은 지난해 12월 31일 후반 추가시간 투입돼 2분가량을 뛰며 113일만에 출전에 성공했었다.

당시에도 교체로 들어갔던 윙어가 부상을 당하자 교체투입됐을 정도로 이청용은 주전의 백업이 다쳐야 나오는 정도의 팀내 입지임이 드러난 바 있다.

격세지감이다. 하지만 냉정한 현실이다. 이청용이 잘 나가던 때는 어언 6년전이다. 2010~2011시즌까지 이청용은 한국 축구가 자랑하는 최고의 선수였다. K리그에서 프리미어리그로 직행해 2년간 영국 무대에서 두 시즌 연속 8도움을 기록하며 아시아 최고의 선수로 거듭났다.

당시에도 기성용(당시 셀틱), 손흥민(당시 함부르크) 등이 분명 뛰어났지만 누가 뭐래도 한국 축구의 에이스는 이청용이었고 이청용 이름 석자는 한국의 자랑이었다.

  • 대한축구협회 제공
하지만 2011~2012시즌을 시작하기전 프리시즌에서 불의의 다리골절 부상을 당했고 1년의 재활 끝에 돌아왔지만 팀은 강등을 당했다. 의리를 지키며 3시즌간 함께했지만 예전 기량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이후 2015년 1월 크리스탈 팰리스로 이적하며 다시금 프리미어리그로 복귀했지만 2부리그에서 3년가까이 뛴 이청용이 1부리그에서 주전을 꿰차기란 쉽지 않았다.

많이 뛰어 예전의 감각을 찾아도 모자랄 판에 이청용은 팰리스에서 입단과 동시에 로테이션 멤버에 그치며 기량은 더욱 하락했다. 결국 올해 1월로 팰리스 입단 3년이 됐지만 리그에서 선발로 나선 경기는 3년간 10경기에 불과했다(교체 24경기).

입단 후 6개월만에 이청용이 팰리스에서 주전을 차지하기란 쉽지 않음은 드러났었다. 그럼에도 이청용은 미련하게 잔류와 팀내 주전경쟁을 선택했고 2년간 경쟁했음에도 올시즌 리그 3경기 출전이라는 것은 실패를 인정해야만 한다.

이제는 자존심을 굽혀야 한다. 팰리스에서 더 이상 반전이 없다는건 3년간 있으며 누구보다 잘 깨달았어야할 이청용이다. 그 사이 이청용의 위상은 추락했고 한국 축구의 자랑이던 이름은 모두가 잊어버린 이름이 됐다. 대표팀에서도 그 입지는 줄어들었고 러시아 월드컵에 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미안하지만 냉정한 현실은 이청용은 6년전에야 유명하고 잘했던 선수일 뿐이다. 이제는 대표팀에서도 그를 대체할 선수는 충분하고 별로 그리워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청용은 올해로 만 30세를 맞았고 팀내에서 하부리그팀과의 경기에도 활용되지 않는 선수가 됐다.

취재를 하면서 많이 느끼는 것은 왕년에 잘나갔던 선수들은 항상 그때의 기준으로 현재의 자신에 후하다는 점이었다. ‘조금만 하면 그때로 돌아간다’고 말하지만 그때로 돌아가는 선수는 소수에 불과했다. 왕년의 영광을 잊기 위해 평생을 노력하는 체육인도 여럿 봤다.

또한 유럽에 나간 선수들은 ‘이번에 아시아로 돌아가면 다시는 유럽으로 못 갈 것 같다’며 어떻게 해서든 버티는 경우도 왕왕 있었다. 그러다 골든타임을 놓치기도 했다.

자존심을 굽혀야 한다. 받아들이기 힘들겠지만 ‘6년전 에이스’, ‘3년간 리그 선발 10경기’, ‘주전 경쟁 탈락’이 그 잘나가던 이청용의 현실이다. 아프지만 인정하고 과거를 잊고 새출발해야한다.

눈을 낮추고 정말 자신이 잘 뛸 수 있고 간절히 자신을 원하는 팀을 찾으면 그럴 팀은 많다. 결론이 난 싸움은 시간 낭비일 뿐이며 가뜩이나 일반 직업보다 수명이 짧은 운동선수의 경우 시간 낭비는 뒤를 돌아봤을 때 후회뿐이다.

선수는 뛸 때, 그리고 많은 팬들 앞에서 인정받을 때 가장 빛난다.

  • ⓒAFPBBNews = News1
-이재호의 할말하자 : 할 말은 하고 살고 싶은 기자의 본격 속풀이 칼럼. 냉정하게, 때로는 너무나 뜨거워서 여론과 반대돼도 할 말은 하겠다는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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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8/01/09 15:00:18   수정시간 : 2018/01/09 15:5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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