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위저즈의 시즌 첫 5연승이 이뤄지나 싶었지만 결국 최후의 3분을 버티지 못하고 실패했다.

워싱턴이 밀워키 벅스를 상대한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각) 경기의 103-110 패배는 4쿼터의 18-28 열세가 큰 원인이었다. 또한 마지막 3분 무렵의 3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아쉬움이 컸다. 4쿼터 동안 합산 12회의 야투 시도 중 1개만 성공시킨 존 월(28)과 브래들리 빌(25)에게 시선이 갈 수밖에 없다.

양 팀이 바로 전일에 경기를 치른 후 휴일 없이 치른 경기였기에 일정상 마찬가지 조건이었지만 밀워키의 핵심선수들이 4쿼터 막판에 맹활약을 했기에 더욱 비교됐다.

월과 빌의 구멍 난 경기들이 워싱턴의 성적 경쟁에 방해를 놓고 있다. ⓒAFPBBNews = News1
7일 현재 23승17패(승률 57.5%)로 NBA 동부지구 4위에 올라 있는 워싱턴은 좋은 성적이지만 뭔가 시원하게 치고나가는 느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대한 한 가지 이유라면 팀의 중심인 월과 빌의 성장이 정체에 빠졌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나이 차가 살짝 있지만 각자 전 시즌 동시에 커리어 최고의 활약과 기록을 남겼던 월-빌 듀오는 그 상승세의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두 선수의 연령 모두 성장 곡선에 있어 상승할 가능성이 큰 때라서 더 아쉽다. 그리고 이런 정체기의 기록을 남기고 있는 이유는 경기별 플레이의 열기와 냉기에 제법 차이가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무릎 부상 후 궤도에 오르지 못한 월

왼쪽 무릎 부상으로 시즌 첫 33경기를 연속으로 결장했던 2012~13시즌 이후로 월의 커리어는 건강함을 유지했다. 2013~14시즌엔 82경기 모두 소화했고 그 뒤의 3시즌도 많아야 5경기 결장에 그쳤다.

반면 이번 시즌은 현재 11경기를 빠진 바 있다. 11월말부터 12월 중순까지는 9경기 연속으로 결장했다. 왼쪽 무릎이 문제였다. 이 공백 기간 전과 후 월의 기록은 제법 차이를 보였다. 9경기 연속 결장 전까지는 평균 34.4분 동안 43.4% 야투율로 20.3득점을 올렸다. 이에 비해 최근 13경기 동안엔 평균 32.8분 동안 38.8%의 야투율로 16.6득점을 올렸다.

원래 경력 내내 외곽 슈팅에 큰 기복이 있던 월은 페인트 구역에서 괜찮은 마무리 능력을 선보여 왔다. 하지만 최근 13경기 동안엔 페인트 구역마저 월을 배신하면서 전체적인 하락에 빠졌다.

원래 점프슛에 장기가 있던 것은 아니지만 특히 올시즌 월의 2점 점프슛이 좋지 못하다. ⓒAFPBBNews = News1
지난 시즌 월은 시즌 초에 미지근하다가 12월 맹활약을 펼치며 NBA로부터 12월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었다. 반면 올시즌의 12월은 월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 다행이라면 최근 4연승 동안에는 46.9% 야투율과 42.1%의 3점 야투율로 평균 22득점의 높은 득점 활약을 펼쳤다. 30% 야투율 한 경기를 제외하면 세 경기 모두 50% 이상 야투율이었다.

이런 점에서 월과 워싱턴은 7일의 26.3% 야투 부진이 한때에 그치길 바라야 한다. 월이 16어시스트나 기록했음에도 팀의 패배를 바라볼 수밖에 없던 데에는 결국 본인의 공격 마무리가 중요하다는 사실이 한 몫 한다.

▶승리와 패배의 온도차가 큰 빌

월과 달리 빌은 워싱턴의 현재까지 시즌 40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이따금씩 당일 경기에 지장을 받는 부상들이 일어난 적이 있지만 매번 다음 경기 출전을 이었다. 이정도면 한때 건강의 문제를 지적받던 약점은 지워낼 수 있어 보인다.

다만 올시즌 나타난 문제점이라면 될 때와 안 될 때의 온도차가 크다는 사실이다. 점프슛을 기반으로 활약을 펼치는 선수이기 때문에 기복은 존재할 수밖에 없지만 이번 시즌은 그 정도가 커리어 중 큰 편이다.

커리어 최저 3점 성공률과 더불어 부진한 경기 빈도 증가가 빌의 발목을 잡고 있다. ⓒAFPBBNews = News1
올시즌 빌은 전체 45.3%의 야투율로, 경력 중 전 시즌의 48.2%에 이어 2번째로 좋은 기록이다. 그리고 이긴 경기에서는 50.1%를, 진 경기에서는 39.6%를 기록했다. 10.5%의 차이다. 이는 경력 중 가장 큰 승패 사이의 야투율 차이다.

전체적으로 최고의 활약을 보였던 전 시즌에는 이길 때 50.2% 대비 질 때 45.3% 야투율이었다. 이렇게 올시즌 차이가 큰 이유에는 본격적으로 빌이 팀의 전면에 나서는 시즌인 것도 크다. 월의 부상 기간도 제법 길었고 빌 자체의 공격 가담 비중도 늘었다.

그럼에도 33% 미만의 야투율이 올시즌 벌써 6경기에 걸쳐 나온 것은 아쉬운 일이다. 전 시즌은 전체 77경기 중 6경기였다. 다만 고무적인 일이라면 높은 수준의 경기들은 올시즌도 그렇게 밀리지 않는다.

빌의 30득점 이상 경기가 전 시즌 13경기였다면 올시즌 현재까지는 7경기다. 커리어 최고 51득점 경기도 올시즌에 나왔다. 즉 부진한 경기의 수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향상보다 개선에 초점을

올시즌 월의 점프슛 성공률 31.6%는 2년차 때의 27.5% 이후로 가장 낮다. 이것이 부상의 영향이라면 비극이겠지만 아니라면 감각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월의 경기에서 드리블 치다 던지는 점프슛은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술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한편 빌은 자신의 최대 장기인 3점슛에서 커리어 중 가장 낮은 36.6%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36.6%가 일반적 기준에서는 리그 평균 36.3%보다 높지만 6년차 커리어 전체 39.5%를 기록 중인 빌에게는 아쉬운 숫자다.

두 선수가 이렇게 각자 이번 시즌 안 되고 있는 경기력에 대해 원래 보여주던 모습 정도에라도 회귀한다면 기복의 폭은 줄일 수 있다. 물론 월의 경우에는 전체적임 몸 컨디션을 제 궤도에 올려놓는 신호가 필요하다.

사실 워싱턴은 전 시즌에도 1월말까지 5연승 이상이 없었다. 때문에 아직 여유를 두고 지켜볼 필요는 있다. 팀 전체적인 공수 균형에 있어서도 현재까지 제법 큰 아쉬움이 없다. 다만 이제 가속 페달을 밟으려면 핵심 2인조 월과 빌이 기어를 올려줄 필요가 있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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