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이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4년에 한번씩 열리는 올림픽이지만 하계올림픽에 비해 동계올림픽은 생소한 종목도 많고 관심도도 다소 떨어지는 것은 사실.

하지만 알고 보면 동계 올림픽은 매력 넘치는 종목과 사람, 역사를 품고 있다. 동계올림픽의 흥미로운 인물과 역사를 살펴본다.

왼쪽부터 최다 메달 보유자 올레 에이나르 비에른달렌, 최연소 금메달리스트 김윤미, 최초 흑인메달리스트 보네타 플라워스. ⓒAFPBBNews = News1
▶동계올림픽, 첫 이름은 ‘국제 스포츠 주간’?

1896년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이 근대올림픽을 창시했을 때 동계종목은 없었다. 1908년 영국 런던올림픽에서 피겨스케이팅이 들어가며 동계종목도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음이 드러났고 이후 하계 올림픽과 동계 올림픽을 구분하자는 주장이 힘을 얻게 된다.

결국 1924년 프랑스 파리 올림픽에서 ‘국제 동계스포츠 주간’이라는 이름으로 별도로 대회가 열렸던 프랑스 샤모니에서 11일간 16개국 250여명의 선수가 16개 종목에서 대결을 펼쳤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 대회를 제1회 동계올림픽으로 소급 적용하기로 하면서 하계올림픽과 완전히 결별한 동계올림픽이 탄생하게 됐다.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 올림픽까지는 하계올림픽과 같은 해에 열리다가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대회부터는 2년 단위로 하계와 동계올림픽이 번갈아 열리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첫 동계올림픽인 1924년 샤모니대회 포스터
▶동계 올림픽 역사의 ‘처음’… 최연소 금메달 리스트는 한국 김윤미

1908년 런던올림픽에 동계종목 피겨가 처음 치러졌을 때는 모두 4개의 금메달이 나왔는데 그중 한 명이 '살코' 점프의 창시자인 스웨덴의 울리크 살쇼브다.

분리 독립한 동계올림픽의 첫 메달리스트는 미국의 찰스 주트로로 1924년 샤모니 대회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우승하며 영원히 회자될 이름으로 남게 됐다.

그렇다면 최연소 금메달리스트는 누구일까. 다름 아닌 한국의 김윤미다.

김윤미는 1994년 릴레함메르 올림픽 쇼트트랙 3000m 계주에서 전이경, 김소희, 원혜경과 함께 호흡을 맞춰 금메달을 따냈다. 당시 김윤미는 중학교 1학년으로 고작 만 13세 85일의 나이였다. 이 기록은 현재까지도 깨지지 않는 역사적인 대기록이다.

역대 최연소 참가자는 따로 있다. 영국 여자 피겨의 세실리아 콜리지. 1932년 미국 레이크 플래시드 올림픽에 참가했는데 당시 나이는 고작 만 11세 73일이었다. 지금으로 치면 초등학교 5학년의 나이다. 이 대회에서 8위를 기록한 플래시드는 4년뒤, 그래봤자 15세의 나이에 은메달을 따냈다.

최연소가 있다면 최고령도 있다. 무려 58세의 나이에 참가해 최고령 참가자이자 메달리스토로 기억되는 선수는 바로 스웨덴의 칼 오거스트 크론룬트. 1865년생이던 크론룬트는 만 58세의 나이에 1924년 대회에 참가했다. 그가 참가한 종목은 타종목에 비해 신체적으로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는 컬링이었다.

역대 최연소 메달리스트 김윤미
▶‘메달만 13개’ 최다 메달 보유자, 아내도 메달만 4개

한국의 최다 메달 보유자가 쇼트트랙에서 5개를 획득한 전이경이라면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메달을 보유한 선수는 누구일까. 바로 노르웨이 바이애슬론 선수인 올레 에이나르 비에른달렌(43)이다.

비에르달렌은 1998년 나가노 올림픽부터 2014년 소치 올림픽까지 모두 5회 올림픽에 출전했고 44세의 나이에도 평창 올림픽에 출전, 총 6번의 올림픽에 나가게 됐다.

1998년 10km 스프린트에서 금메달을 딴 그는 2002년 10km 스프린트, 12.5k 추적, 20km 개인전, 4 X 7.5km 계주 등 4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했고 2010년 4 X 7.5km 계주, 2014년 10km 스프린트와 혼성 계주에서 금메달을 추가하는 등 총 금메달 8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개를 목에 걸었다.

참고로 하계 올림픽까지 포함하면 최다 메달 보유자는 미국의 수영 황제 마이크 펠프스로 금메달 23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로 총 28개의 메달이다.

흥미로운 것은 비에르달렌의 아내인 다르야 돔라체바(32·벨라루스)도 바이애슬론에서 무려 메달을 4개나 따낸 선수라는 것. 아내 돔라체바는 소치동계올림픽 개인 15㎞, 추적 10㎞, 단체출발 12.5㎞를 제패하며 3관왕을 차지했다.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 15㎞ 동메달까지 금메달 3개와 동 1개를 목에 걸었다. 비에른달렌-돔라체바 부부가 ‘합작’한 올림픽 메달은 모두 18개이고 이 가운데 11개가 금메달이다.

▶전무후무한 동·하계 올림픽 챔피언과 ‘차별’을 극복한 선수들

동계올림픽 역사에는 흥미로운 선수들도 많다. 미국의 에디 이건은 1920년 앤드워프 하계올림픽에서 복싱 금메달을 딴 후 1932년 레이크플래시드 동계올림픽에서 봅슬레이 금메달을 따 전무후무한 동·하계올림픽 동시 챔피언으로 남아있다.

같은해에 동계와 하계 올림픽에서 모두 메달을 딴 선수도 있다. 동독의 크리스타 로텐부르거는 1988년 캐나다 캘거리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후 7개월 후 서울 하계올림픽에서 사이클 선수로 출전해 은메달을 따냈다. 현재까지도 유일한 같은해 동·하계 메달을 모두 거머쥔 선수로 남았다.

서양인의 전유물이었던 동계올림픽에서 의미 있는 업적을 이뤄낸 이들도 있다. 아시아인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일본의 이가야 치하루가 1956년 코리티나담페초 대회에서 스키 은메달로 보여줬다.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 올림픽에서는 미국의 봅슬레이 선수 보네타 플라워스가 흑인 최초의 금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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