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리아 리프니츠카야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전영민 기자] 마르고 예뻐 보이려는 욕심이 패션 런웨이뿐 아니라 평창동계올림픽에도 흔적을 남겼다.

지난 2010년 프랑스 모델 겸 배우였던 이사벨 카로가 세상을 떠났다. 알려진 바로는 거식증으로 호흡기 질환 때문이었다. 이후 ‘말라야 예쁘다’라는 명제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며 해외에서는 ‘마른모델 퇴출’ 바람이 일었다.

8년이 지나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둔 현재, 피겨스케이팅에서도 거식증에 대한 인식이 제고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4일(한국시각) “체중이 가벼울수록 연기에 유리하고 미적인 부분이 중요한 피겨스케이팅에서 식이장애는 오래된 문제”라며 실태를 지적했다.

타 종목들에 비해 비교적 짧은 선수생명, 그리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엄격한 식단 관리가 우선되는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에게 거식증과 같은 식이장애는 일종의 ‘직업병’이 된 지 오래다.

일본 여자 피겨스케이팅 선수 스즈키 아키코(32)는 10대 시절 코치로부터 체중 감량 제안을 받은 이후 두 달 만에 16kg을 감량했다. 이후 그녀는 거식증 진단을 받았다. 한 시즌을 통째로 날리고 본래의 몸무게와 기량을 되찾고 복귀했지만 시간은 이미 흐른 뒤였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거식증 탓에 은퇴를 선언한 선수도 있다.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서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여자 싱글 1위를 차지하며 러시아에 단체전 금메달을 안긴 율리아 리프니츠카야(19)가 그 주인공이다.

유럽에서 거식증 치료를 받던 그녀는 러시아빙상연맹에 은퇴 의사를 밝혔다. 선수로서 한창인 19살에 내린 결정이었다. 리프니츠카야는 “거식증은 21세기의 질병이자 흔한 병”이라며 “아쉽게도 모두가 거식증을 이겨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그레이시 골드(22)도 지난 8월 식이장애와 우울증 치료를 위해 이번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 불참을 선언했다. 현재 국가대표선발전이 열리고 있는 미국선수권대회에도 참가하지 않아 사실상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그녀의 모습은 볼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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