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경기에 아이제이아 토마스(29)가 출전했다.

당초 예정대로 토마스는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각)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 상대의 홈경기에 출전하며 부상에서의 복귀전이자 시즌 데뷔전을 치렀다. 주전이 아닌 벤치에서 시작한 토마스는 클리블랜드의 127-110 승리 속에 19분 동안 50%의 야투율로 17득점 3어시스트의 활약을 펼쳤다.

르브론 제임스 옆에 함께 하게 된 토마스로 클리블랜드는 이제 새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AFPBBNews = News1
토마스의 경기 모습은 오랜 공백을 거친 선수치고 괜찮았다. 득점 대부분이 본인 드리블 직후의 움직임에서 나왔고 골밑에서 3점 라인 밖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분포를 보였다.

이로써 클리블랜드는 시즌 전 트레이드로 얻은 스타 토마스의 활약을 팀 전력에 넣을 수 있게 됐다. 르브론 제임스(34)에게 상당히 쏠려 있던 공격 진영 구도에 새로운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는 뜻이다.

연극으로 치자면 클리블랜드에게 이제 새로운 막이 열린 셈이다. 그렇다면 3일 현재 25승12패(승률 67.6%)로 동부지구 3위에 올라 있는 상황에 대해 만족할 수 있을까. 시즌 초의 붕괴를 탈출했다는 점에서 합격점을 줄 수 있다.

▶21경기 동안 9할 승률

11월11일까지 클리블랜드는 5승7패(승률 41.7%)로 지구 13위까지 내려가 있었다. 12경기 평균 114.2실점에 달하는 리그 최악의 수비로 인한 성적 부진이었다. 토마스의 공백이 있었다 해도 실망스런 출발의 팀이라 부를 만했다.

하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11월12일부터 시작된 13연승과 함께 5연승도 챙기며 21경기 동안 19승2패(승률 90.5%)의 엄청난 성적 약진이 나왔다. 최근 크리스마스부터 시작된 3연속 서부 원정길에서 전패를 한 적도 있지만 지구 선두권 성적을 되찾게 된 계기였다.

첫 12경기와 이후 21경기 사이의 차이는 실점이다. 평균 득점은 110.2점 대비 112.0점인 것에 비해 평균 실점은 114.2점에서 103.8점으로 급감했다. 여기에서 큰 작용을 한 부문으로 상대방 3점슛 성과를 꼽을 수 있다. 첫 12경기 동안 상대방에게 3점슛 성공률 41.1%를 허용했던 클리블랜드는 다음 21경기에서 35.1%를 허용했다.

반면 최근에 있던 원정 3연패는 득점력에서 말썽이 일어났다. 슈팅 부진으로 인해 평균 96득점, 최대 101득점에 그치는 답답함을 겪었다. 대신 3일 홈으로 돌아와서는 125득점의 폭발력을 봤다.

▶2인자 러브

2014~15시즌부터 합류한 케빈 러브(30)가 클리블랜드 유니폼을 입은 뒤 처음으로 팀 내 득점 2위(20.1득점)의 기록을 내고 있다. 전 시즌까지 클리블랜드는 제임스-카이리 어빙-러브라는 빅3 구도를 갖고 있었지만 러브는 제임스 및 어빙과는 어딘가 다른 격의 존재감을 보였다.

대부분의 시간 동안 볼이 제임스와 어빙의 손에 있었던 이유가 컸다. 대신 트레이드로 어빙이 나가고 들어온 토마스는 재활 중이었기에 러브에게는 전과 다르게 큰 득점 책임이 맡겨졌다. 이 책임에 대해 러브는 높은 성과로 화답했다.

올시즌 현재 러브는 커리어 최고의 야투율 47.5%를 기록 중이다. 2점 야투율(51.6%)이든 3점 야투율(41.8%)이든 모두 최고의 기록이다. 여전히 러브는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시절에 비해 본인의 주도적 움직임을 통해 득점하는 빈도가 확연히 낮다. 이보다는 동료의 패스를 받은 직후 슈팅을 마무리하는 빈도가 압도적으로 크다. 이때 골밑 마무리 그리고 3점 라인 밖에서의 슈팅 감각이 확실히 좋아졌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토마스의 합류로 인해 러브의 성과에 금이 갈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다만 클리블랜드 소속 경력에서 코트 위의 시간 동안 가장 많은 득점 가담 지분을 갖고 있던 리듬이 깨질 가능성은 있을 수 있다.

▶모처럼 성공한 베테랑 영입

지난 시즌 클리블랜드는 시즌 중에 베테랑 영입에 힘을 썼지만 사실상 실패라는 판정을 받았다.

데론 윌리엄스, 크리스 앤더슨, 래리 샌더스, 앤드류 보것과 시즌 도중 계약을 이뤘지만 은퇴, 부상 또는 기량 하락 등의 이유로 결국 팀 전력에 플러스가 된 인원은 없었다.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카일 코버(37)만이 3점슛 기여를 통해 현재까지 같이하고 있다.

반면 이번 시즌은 시작 전부터 베테랑 영입에 신경을 썼다. 데릭 로즈(30), 제프 그린(32), 호세 칼데론(37), 드웨인 웨이드(36)가 여름 동안 계약을 통해 들어왔다. 그리고 이 중 그린과 웨이드가 클리블랜드의 공격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클리블랜드의 승리들 속에 웨이드와 그린의 이름을 빼놓을 수 없다. ⓒAFPBBNews = News1
웨이드의 평균 11.3득점은 다른 시즌들과 크게 차이나는 경력 최저 득점이지만 주어진 시간과 역할을 본다면 충분히 제몫을 하고 있다. 첫 3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벤치에서 출전하고 있는 웨이드는 최근 시즌들에서 클리블랜드의 약점이었던 벤치 시간을 본인의 득점과 플레이메이킹으로 메워주고 있다.

그리고 그린의 경우 모처럼 커리어 중 높은 수준에 해당하는 활약을 클리블랜드에서 펼치고 있다. 포워드로서 장신과 기동성을 겸비한 신체 능력을 통해 에너지와 수비도 제공해주고 있다. 공격에선 점프슛의 안정성이 떨어지지만 골밑 침투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나이를 초월한 르브론

2010년 이후로 33세 이상 나이에 평균 37분 이상 뛴 선수는 두 명뿐이다. 우선 은퇴한 1978년생 코비 브라이언트가 2011~12시즌(38.5분)과 2012~13시즌(38.6분)에 기록했다. 그리고 제임스가 전 시즌(37.8분)과 올시즌(37.3분)에 기록 중이다.

애초에 2010년 이후로 NBA에서 평균 37분 이상으로 시즌을 마감한 선수가 줄고 있는 상황에서 제임스의 경우는 매우 특수해 보인다. 그래도 이제 토마스가 안정적 출전시간을 보인다면 제임스의 시간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제임스의 짐이 무겁다는 인상은 주지 않고 있다. 2014~15시즌 클리블랜드 복귀 이후 가장 높은 야투율(56.0%)이 이를 반영해 준다. 올시즌 현재 제임스의 일반 점프슛 적중률 40.3%는 27세였던 2010~11시즌의 40.6% 이후 가장 높다. 지난 3시즌 동안엔 35% 이하를 기록하고 있었다.

또한 제임스의 올시즌 평균 9.2어시스트는 커리어 최고이며 3일 현재 리그 2위이기도 하다. 이런 제임스의 크나큰 공격 진영 견인으로 클리블랜드는 제임스가 코트 위에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득점력의 차이가 크다. 이 상황에서 토마스가 얼마나 제임스의 짐을 덜어줄 수 있느냐가 향후 클리블랜드에게 큰 관건이 될 것이다.

▶공수 불균형인 현 상황에서의 과제

클리블랜드가 시즌 초 극악의 실점 양상을 면하긴 했지만 현재도 실점이 적은 편은 아니다. 11월11까지 단연 리그 최악이었다면 11월12일 이후로는 중위권에 해당한다. NBA닷컴에 따르면 11월11일까지 100포제션 당 실점 순위에서 클리블랜드는 30위(113.1)였고 11월12일 이후 기간 동안엔 16위(106.5)다.

대신 득점력은 줄곧 리그 선두권이다. 3일 현재 클리블랜드의 100포제션 당 111.5득점은 휴스턴 로켓츠(113.0)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112.8)에 이어 3위다.

이런 경우 득점력에 따라 승패가 크게 갈리는 경향이 나온다. 클리블랜드는 공격지표 상위 13번째 경기까지 전승을 거뒀다. 반대로 하위 13경기에서는 4승9패 전적이다. 플레이오프의 높은 무대에선 이런 모습이 약점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지만 시즌 동안엔 득점력 기복이 크지 않다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선수단 측면에서 클리블랜드가 현재보다 가시적인 수비 향상을 거두기는 어려워 보인다. 결국 상대방을 압도하는 공격력이 클리블랜드의 승부수이며 현재까지는 잘 싸워냈다. 이제 토마스가 온전한 컨디션을 찾아 클리블랜드의 공격력 안정을 더하는 것이 과제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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