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김주성(DB)이 올시즌을 끝으로 정든 코트를 떠난다.

DB는 18일 “김주성이 올시즌 후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2018년 1월1일 원주 홈경기부터 김주성의 은퇴시즌 행사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김주성은 KBL리그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18일 현재 통산 1만124점을 기록하며 서장훈(1만3231점)에 이어 역대 2위에 올라있고, 리바운드 역시 4366개를 잡아내 서장훈(5235리바운드)의 뒤를 이었다.

블록의 경우 독보적이다. 통산 1028개로 전체 1위에 올라있으며, 2위 찰스 로드(531블록)와의 격차가 상당하기 때문에 불멸의 기록으로 남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특히 김주성은 리그에서의 활약 뿐 아니라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도 2002년 부산,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우승을 이끄는 등 한국 농구계의 레전드로 손색이 없다.

은퇴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상황에서 공식적인 발표가 나왔고, 이제 김주성이 정규시즌 코트를 누비는 것도 최대 31경기 밖에 남지 않았다. DB는 김주성의 마지막 시즌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은퇴 투어를 진행할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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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서장훈 역시 많은 이들의 환송 속에 코트와 이별한 바 있다. KGC인삼공사가 김성철, 은희석의 꽃다발 전달로 그 출발을 알렸다. 특히 서장훈과 3시즌 동안 함께했던 전자랜드는 금판 명함, 사인 유니폼이 담긴 액자를 선물하는 등 정성을 쏟았고, 이에 서장훈도 눈물을 흘렸다. SK 역시 2000년 우승 사진 액자 및 SK 시절 유니폼을 선물했으며, 서장훈이 마지막으로 몸담았던 kt는 성대한 은퇴식을 통해 감동을 안겼다.

스포츠스타의 가장 최근 은퇴 투어로는 KBO리그 이승엽을 꼽을 수 있다. 이승엽 역시 각 구단을 돌며 레전드 대우를 확실히 받았다.

대전 보문산 소나무 분재를 시작으로 수원 화성행궁 인두화 기념 액자, 이천 달항아리 등 각 구단 특색을 살린 선물, 순금 잠자리채와 프로 첫 홈런공이 떨어진 의자 선물 등 기발한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각 구단들의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홈구장에서 열린 은퇴 경기에서는 멀티 홈런을 때려내 마지막까지 건재함을 알렸고, 삼성 역시 성대한 행사로 제2의 인생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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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성 역시 서장훈, 이승엽처럼 은퇴 투어를 할 자격이 충분하다. 그러나 김주성의 은퇴 투어는 이전의 행사들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서장훈, 이승엽이 타 구단으로부터 수많은 선물을 받았다면 김주성은 타 구단에게 나눔의 정신을 실천할 계획.

DB 관계자는 “이승엽 선수가 은퇴 투어를 했던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농구의 경우 일정이 길지 않고, 당장 SK와의 마지막 원정 경기가 1월5일이기도 하다. 한참 시즌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을 시기다. 상대팀에서도 부담을 느낄 수 있다”며 이승엽과 비슷한 은퇴 투어를 진행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김주성과 DB 측이 원정 팀들에게 바라는 것은 소박하다. 원정 팬들이 유니폼 선물 응모를 할 수 있도록 협조하는 부분, 경기 전 선수들이 김주성과 함께 마지막을 기념하는 사진을 함께 찍어주는 것이 전부다.

관계자는 “김주성이 평소에도 연탄 배달, 수해성금 전달, 금메달 연금 기부 등 나눔의 정신을 실천해온 만큼 은퇴 투어 역시 이러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며 “32개 한정판으로 제작한 기념 유니폼을 액자에 담아 은퇴 투어 때 상대팀 단장 및 응모권을 통해 원정 팬에게도 전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행사를 통해 마련한 수익금도 대한장애인농구협회에 기부할 계획. 마지막 순간도 김주성답게 떠나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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