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으로서나 선수 개인으로서나 가장 대처하기 난감하고 곤란한 문제가 부상이다. 어떤 정교한 시뮬레이션 계산법이 나오더라도 선수 명단을 통해 NBA 팀의 성적을 정확히 전망하기 힘든 이유도 부상이다.

이번 시즌도 예외가 아니다. 몇몇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가시적인 전력 약화가 일어난 팀들이 있다. 팀 입장에서는 시즌 설계가 망가져버리는 악재인 한편 외부 평가자 입장에서도 그 팀의 전력을 온전히 평하기 힘든 상황에 빠져든다.

블레이크 그리핀을 필두로 주요 선수 4명이 장기 부상 공백중인 LA 클리퍼스를 두고 평하기란 난처하다. ⓒAFPBBNews = News1
이에 한시적으로든 장기적으로든 부상 공백으로 성적에 타격을 입고 있는 NBA 팀들에 대해 돌아보고자 한다.

▶뉴욕 닉스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각) 경기에서 뉴욕 닉스는 팀 내 평균 득점 선두권 두 선수 모두 기용하지 못하는 불운을 겪었다. 평균 25.8득점을 올리고 있던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22), 17.8득점을 올리고 있던 팀 하더웨이 주니어(25)가 각자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올랜도 매직에 100-105 패배를 당하기도 했다.

포르징기스는 11월30일 마이애미전에서 당한 발목 부상을 치료중이다. 다행히 인대 손상과 같은 치명적 손상은 아니기 때문에 장기 공백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4일 현재 11승11패의 뉴욕은 포르징기스가 결장한 3경기에서 전패를 겪었다. 공수 양 진영에서 포르징기스의 영향력은 크다.

한편 하더웨이는 경기 중이 아닌 과정에서 부상이 발견됐다. 정강이 쪽에서 피로성 부상이 발견됐는데 현재 계속 진단을 받고 있다. 부상의 정도에 대해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는 뜻이다. 올랜도전 전까지 팀의 21경기 모두 출전해왔던 하더웨이였으며 특히 어려운 상황에서도 득점할 수 있는 능력을 선보이고 있었다.

포르징기스와 하더웨이 2명 모두 바로 이어지는 5일 인디애나 페이서스와의 원정 경기를 위한 이동에 함께하지 않았다. 한때 10승7패(승률 58.8%)로 동부지구 5위까지 올랐다가 최근 한풀 꺾인 기세의 뉴욕 입장에서 하락세가 가속화될 수도 있다.

▶브루클린 넷츠

여러모로 브루클린 넷츠는 이번 시즌에도 꽤 우울한 상황에 처했다. 포인트 가드들인 제레미 린(29)과 디앤젤로 러셀(21)이 동시에 장기간 부상으로 인해 빠져있기 때문이다.

린은 10월 개막전에서 당했던 슬개건 부상으로 시즌 전체 동안 나오지 못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전 시즌에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작해 36경기만 출전했던 린에게 만회할 기회가 날아가 버렸다.

러셀은 11월 중순 무릎 관절경 수술을 받은 뒤 복귀 일자가 미정이다. 비슷한 과정을 거친 선수들의 전례로 봤을 때 매우 긴 공백은 아닐 것으로 보이지만 몇 주에 걸친 공백은 필요하다. LA 레이커스에서 실망스런 경력 첫 2시즌을 보낸 뒤 상승세를 거치고 있던 러셀 개인에게 있어 큰 아쉬움이 남는 타격이다.

2018년 NBA 드래프트를 위한 자신들의 1라운드 픽이 없는 브루클린 입장에서 성적이 좋으면 좋을수록 좋다. 어린 선수들이 많기에 미래의 가능성을 연다는 의미에서 상승의 분위기가 필요하다. 이런 때 성장이 필요한 선수의 공백은 개인으로서든 팀으로서든 큰 손해다.

부상 전까지 46.3% 야투율로 평균 20.9득점을 올리고 있던 러셀은 확실한 성장을 보이고 있었다. ⓒAFPBBNews = News1
▶LA 클리퍼스

지난 시즌 종료 후 크리스 폴과의 작별로 인해 LA 클리퍼스에게 큰 변화는 수순이었다. 이에 대해 클리퍼스는 우선 블레이크 그리핀(28)과의 대형 재계약을 통해 그리핀을 중심으로 둘 것을 천명했다. 그리고 유로리그에서 명망을 떨쳤던 밀로스 테오도시치(30)를 영입하며 폴이 있던 가드 자리를 채웠다. 또한 JJ 레딕과도 작별하며 생긴 득점원 공백을 다닐로 갈리나리(29)로 채웠다.

하지만 이런 모든 시도들에 대한 판정을 지금은 전혀 내릴 수가 없다. 앞서 언급한 선수들 모두 부상 공백 중이기 때문이다. 또한 폴과의 트레이드에서 들어온 패트릭 베벌리(29)마저 무릎 부상으로 시즌아웃 판정을 받았다.

시즌 전 테오도시치의 성공 가능성 전망은 크게 엇갈렸다. 뛰어난 플레이메이커로서 인정받음과 동시에 풍부한 경험을 갖췄지만 백인 유럽 가드들이 NBA에서 시련을 겪곤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판정은 꽤 뒤로 미뤄졌다. 불과 시즌 2경기 만에 족저근막 부상을 판정받아 복귀 일자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적어도 12월 중순까지는 돌아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갈리나리도 12월 중순까지는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갈리나리는 11월초 엉덩이 근육 부상으로 빠지기 전에도 성과가 썩 좋지 못했다. 커리어 전체 야투율 41.9%의 갈리나리가 올시즌 9경기 야투율 35.5%에 그쳤다. 3점슛도 26.0%로 커리어 36.7%와 크게 차이난다. 이것이 한때의 슬럼프인지 시즌 전체 부진의 전조인지 아직 판단할 수 없다.

그리핀은 진정한 홀로서기를 입증할 기점에서 현재로써는 낙제다. 동료들의 부상들이 많기도 했지만 그리핀 본인도 슬럼프에 빠지며 한때 클리퍼스의 9연패에 한몫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살아나는 차에 무릎 인대 부상으로 두 달 이상으로 예상되는 공백에 빠졌다.

현재 3연패 중의 클리퍼스는 8승15패(승률 34.8%)로 서부지구 11위에 그쳐있다. 개막 4연승의 호쾌한 시즌 출발이 무색해질 정도다. 이로 인해 폴과 레딕이 빠진 자리들을 여러 경로를 통해 메워보려 했던 시도들에 대해 현재로써는 연착륙으로 판정하기 힘들어 보인다. 적어도 2018년이 오기 전까지는 상당한 패배들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멤피스 그리즐리스

멤피스 그리즐리스도 클리퍼스와 함께 시즌 초 깜짝 상승을 거뒀던 팀이다. 5승1패의 시즌 출발과 함께 현재 서부지구 1,2위인 휴스턴 로켓츠와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도 격파하며 놀라움을 증폭시켰다. 하지만 현재 멤피스는 리그에서 가장 긴 11연패에 빠져 있다.

그리고 멤피스의 11연패와 가드 마이크 콘리(30)의 최근 9경기 공백 기간이 상당히 겹친다. 11월14일의 밀워키전 후 아킬레스 통증으로 콘리는 3주 가량의 공백이 예상된다.

콘리가 빠진 후 9경기 동안 멤피스는 평균 94.1득점이라는 득점 정체에 빠졌다. 물론 콘리가 부상 전에 그렇게 좋은 활약을 펼쳤던 것은 아니다. 12경기 동안 야투율이 38.1%에 그쳤을 정도로 득점에 날카로움이 줄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트 위에서 펼쳤던 콘리의 활동을 현재 다른 선수가 채우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콘리 공백 외에도 멤피스에는 마크 가솔이 출전시간에 대한 불만토로로 데이비드 피즈데일 감독과 불화를 보였던 일이 있었다. 그 후 피즈데일 감독이 해고되면서 일단락 됐지만 JB 비커스태프 감독 대행 체제에서도 3연패 중의 어수선한 시기다.

현재 7승15패(승률 31.8%)로 서부지구 13위의 멤피스가 콘리 공백 기간 동안 더 미끄러진다면 7시즌 연속 진출했던 플레이오프 가능성은 더욱 멀어질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한국 이호균 객원기자 hg0158@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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